KT 구현모, '흠' 많아도 끝내 연임 도전…반대여론 뚫을까?
KT 구현모, '흠' 많아도 끝내 연임 도전…반대여론 뚫을까?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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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 이사회에 연임의사 전달…이사회, 곧 심사 진행해 승인여부 결정
KT새노조,정치자금법 위반·횡령 혐의 들어 연임 반대··· "윤정부 나서달라”
경제개혁연대 논평, 구 대표는 "KT에 더이상 부담주지 말고 임기 마쳐야"

구현모 KT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2기 체제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KT새노조와 시민단체 등에서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앞으로 구 대표의 연임을 둘러싸고 KT와 새노조및 시민단체간의 의견대립과 갈등은 한층 첨예화할 전망이다.

KT 이사회는 9일 구 대표의 연임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구 대표는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KT측은 밝혔다.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연임 적격 여부 심사를 위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후보심사위는 8명의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 1인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후보심사위원회가 따를 연임 적격 심사기준을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재임 중 경영계약 이행평가 결과와 경영목표 달성 정도 ▲고객·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만족도 ▲회사 기업 가치 제고 및 지속 가능한 발전 기여 가능성 ▲리더십 등에 대한 세부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사회가 우선 심사하기로 했다”며 “우선 심사를 위한 세부 기준과 기한 등을 결정하기 위해 이사회를 한 번 더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이전에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전 회장 당시에는 결정까지 2주 가량 소요됐다.

구 대표가 연임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T 안팎에선 구 대표가 통신 중심 기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으로의 전환과 기업가치 제고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연임을 점친다. KT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은 1조858억원으로 2010년 상반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했고, 또 2012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연결, 별도 모두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1조5387억원, 별도 기준 1조570억원이다.

노조 등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KT 구현모 대표. (사진=뉴시스)
노조 등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KT 구현모 대표. (사진=뉴시스)

하지만 반대세력은 연임은 곧 KT를 망치는 악수일 수 있다며 연임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구 대표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국민기업 KT는 통신의 질을 높이고 IT 산업 비전을 제시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범죄자가 KT 대표 연임을 하겠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이는 KT 내부 리스크를 넘어 대한민국의 리스크다. 구 대표는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사임하겠단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KT는 컴플라이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고, 이사회 또한 구 대표의 친위대인 탓에 내부의 힘으로 KT를 정상화할 수 없다”며 “국민기업 KT의 정상화는 대한민국 경쟁력의 정상화다. KT가 정상화돼 국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범법자가 KT CEO로 연임하지 않도록 지켜봐 달라고 대통령에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KT새노조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기자회견 종료 후 윤석열 정부가 나서서 구 대표의 연임을 막아야 한단 취지의 진정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KT새노조는 지난달말 KT 이사회에도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한단 내용을 골자로 한 공개서한을 보낸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이하 경개연)도 이날 논평을 내고 구 대표가 사임이 아닌, 연임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구 대표는 스스로 연임 의사를 포기함으로써 회사에 더 이상의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구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 연임은 가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구현모를 포함한 KT 임직원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 SEC가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KT를 조사했던 주요 사안 중 하나였고, KT는 올해 초 SEC와 350만 달러의 과태료⋅280만 달러의 추징금을 내기로 합의하여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하지만 구현모 대표이사의 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구현모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서 SEC 제재와 관련하여 주주들에게 사과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SEC 조사는 2009년부터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재 경영진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개연은 “구현모 대표이사는 자신이 연루된 불법행위로 이미 회사에 상당한 피해를 끼쳤고, 향후 더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만큼 더 이상 회사에 부담을 주지 말고 남은 임기를 끝마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것이 회사와 주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책임지는 자세라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개연은 만일 구현모의 의사에 따라 KT 이사회가 대표이사 연임 우선심사를 개시한다면 지금의 사법리스크는 계속 연장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는 구현모의 대표이사 연임이 회사를 위한 합당한 선택인지, 그리고 구현모가 CEO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여부 등을 정관과 내부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심사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가 구 대표의 연임을 추진하게 된다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와 주주들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개연은 주장했다. 경개연은 현재 KT의 지분 10.77%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대해 반대하도록 지침으로 정하고 있는데 따라 내년에 구 대표 연임 안건이 상정될 경우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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