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강남불패' 신화, 옛말이 되고 있다
집값 '강남불패' 신화, 옛말이 되고 있다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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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도 매매수급지수 80선 붕괴…'팔자'가 '사자'를 훨씬 많아지는 추세
'반포자이' 호가 6.5억 내린 32억대로 급락…전망은 "집값 더내린다" 비관적

부동산 ‘강남불패’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강남에서 아파트를 비롯한 집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으면 값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 어느 날 재산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믿었던 강남 집소유자들은 시세급락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남 3구를 포함한 서울에서 ‘사자’가 팔자를 훨씬 웃도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5월 39억 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반포자이'가 32억원 대로 급락했다. 근 7억 원이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심리의 위축에도 강세를 유지했던 강남 대표 아파트들의 매도호가가 수억 원 씩 떨어지면서 강남도 거품붕괴가 본격화하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4주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75.4로 전주(76.0) 대비 0.6포인트(p) 떨어졌다. 지난 5월1일(91.1) 이후 2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절벽의 장기화 탓이다. 매매수급지수는 0~100 사이면 매도세가, 100~200 사이면 매수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서울 5개 권역에서 모두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도 79.4로 80선 밑으로 떨어졌다. 강남권 지수가 70선으로 떨어진 것은 2019년 6월 2주(78.7) 이래 3년 4개월 만이다.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있는 서북권은 지난주 68.7에서 68.2로 떨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69.6으로 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종로·용산구가 포함된 도심권역 지수는 70.3에서 70.1으로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82.6으로 서울 권역 중 유일하게 80선을 넘었지만, 매도세가 더 강한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를 비롯한 강남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실제 매수세가 바닥를 기는 상황에서 강세를 유지한 유지했던 강남 대표 아파트들의 매도호가가 수억원씩 뚝뚝 떨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는 32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신고가 39억원을 기록했는데 반년도 되지 않아 호가가 6억5000만원이나 크게 떨어졌다. 동시에 3.3㎡(1평)당 1억원도 무너졌다.

이 단지에서 급매물은 이 집 한곳에 그치지 않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값을 6억원 정도 떨어뜨린 32억~33억원대의 매물(전용 84㎡)은 10여 건에 달한다. 전용 59㎡ 호가 역시 지난 5월 신고가 28억2000만원보다 5억원 가까이 낮은 23억원대로 낮아졌다.

지난 7월 강남구와 용산구 집값이 하락으로 돌아섰을 때도 서울에서 '나 홀로 강세'를 이어가던 서초구 역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호가를 대폭 내린 매물이 늘어 결국 결국 손을 든 것 같다고 인근 부동산 업소들은 전했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이 지역의 실거래가는 매도호가 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 중개업소는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앞으로 집값은 하락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2주 연속 하락했다. 25개 자치구 모두 하락세다. 올해 하반기에만 2.26% 떨어졌는데, 이달 들어서는 매 주마다 0.2% 이상 떨어지며 낙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 3구 역시 대세 하락에 휘말려 불패신화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이달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도 10억8000만원이 됐다. 중위 매매가격은 가격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에 있는 값을 말한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지난 7월 10억9291만원까지 올랐지만, 석 달 연속 떨어지며 지난해 11월과 같은 액수가 됐다.

부동산업계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7%를 넘었고 경기전망도 어려워 매수심리가 살아나 급매물이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부동산거품은 빠른 속도로 꺼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이라고 이런 쓰나미에 버티기는 어렵다고 많은 부동산업소는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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