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노동자 추모 행사서 노동자 일할 권리 촉구..."피 묻은 빵 먹지 않겠다" #SPC불매운동 확산
SPC그룹이 위기이다. 계열사 SPL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전 계열사로 불매 운동이 번진데 이어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SPL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20일 고용부 경기지청과 평택경찰서는 평택시 SPL 본사와 제빵공장에 대한 합동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위 파악을 지시한 지 반나절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라며 “우리가 같은 사회를 살아 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가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이라며 사고 파악을 지시했다.
지난 15일 A(23)씨는 샌드위치 소스 교반기(액체 등을 휘저어 섞는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가 사망했다. 현장에는 A씨 외 다른 직원 1명이 있었으나 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2인1조 작업은 산안법상 의무 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사측이 2인1조 작업을 내부지침 등으로 규정해 놨다면 위험 작업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중대재해법 위반에 해당한다.
고용부는 “교반기에 끼임 사고 방지 장치(인터록)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안전조치 의무를 준수했는지 살필 예정”이라며 “지난 4월 끼임 부상사고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이행됐는지 등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기계가 2019년 제작된 것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이다. 인터록, 덮개 같은 안전장치는 산업안전보건법 대상이다. 이 징치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고용부는 압수수색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SPL 대표를 산안법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같은 날 평택경찰서도 SPL 제빵공장 안전 책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오는 24일 고용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 증인으로 SPL 대표를 추가 채택한 상태다. SPC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SPC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지면서 허영인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모회사인 SPC와 허영인 회장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 SPC와 SPL의 사업이 완전히 분리됐다. 경영 책임자도 따로 있기 때문. SPC나 허 회장에게까지 법 적용은 쉽지 않다는 것이 노무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 만큼, 사건의 불똥이 어딜로 튈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는 게 법조계 일각에 추정이다. 현재 윤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이다. 무엇보다 검찰까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SPC 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허영인 회장의 일가가 있다. 허 회장 일가는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경영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주주는 허영인(63.31%), 허진수(20.33%), 허희수(12.82%), 이미향(3.54%) 등이다. 오너 일가가 100%지분을 가진 가족회사이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케트, 파리크라상, 쉐이크쉑, 카페 파스구찌, 라그릴리아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계열사 SPC삼립(40.66%), SPC네트웍스(100%), SPL(100%), 설목장(92%), SPC팩(70%), 샤니(9.8%) 등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