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제119화 - 애증의 종말
[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제119화 - 애증의 종말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2.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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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자기가 의심받지 않기 위해 변 사장이 갈라주는 것을 이용했거든. 한 칸에 약 한 가지씩 넣는 약 통을 알지? 변 사장은 제일 앞에 놓인 캡슐은 언제나 한수지에게 준다는 것을 알면 간단하지.”

“음, 그렇게 되었군.”

나는 여러 방법을 추리해 보고는 한수지를 죽인 것이 변 사장인 줄 알았다. 

그러나 변 사장은 자기의 딸이라는 것을 알 텐데 그럴 리가 없어 해결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정근 이사도 변 사장이 살해했단 말인가?”

“그렇다네. 이종근 이사는 외부로 부터 두 차례나 거액을 투자 받으면서 자기를 무시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더구나 에덴교회 연합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자금은 이정근 이사한테는 비밀로 해왔는데 그것을 주거래 은행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

“그래서?”

“이정근은 변 사장에게 자기가 비밀을 알고 있는데 눈감아 주는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정부에 알리겠다고 협박을 했어. 변 사장은 고민하던 끝에 교묘한 방법, 태슬러 자동차와 블루투스를 이용해 살해한 것이지.”

“그렇게 되었군. 그런데 현유빈은 왜 구속되었나?”

“살인 사건의 하수인 노릇을 한 사람이 현유빈이었거든.”

“광화문 사거리에서 나를 습격한 것도 현유빈의 짓이었군.”

“맞아. 현유빈은 자네가 변 사장의 비밀 연구실에 대해 캐고 다닌다고 생각했지. 그뿐 아니라 장주석과의 밀회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퍼트릴까봐 자네를 없애려고 하수인들을 동원했지.”

“그런데, 강혜림 여사는 변 사장의 음모를 알고 있었을 터인데 왜 동조를 했나?”

“강혜림 여사는 남편 한 사장이 죽은 뒤 회사의 모든 재산을 변 사장 사업 밀어 주느라 다 집어넣고 빈털터리가 되었으니 변 사장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지.”

“한 가지만 더 말해봐. 한영지의 아버지는 누구야?”

“그것도 모르고 있었나? 한영지의 아버지는 누군지 몰라. 정자 은행에서 정자를 구해 인공 수정으로 낳았으니까. 강혜림의 남편 한종호 사장이 임신 불능자라는 것은 알고있지?”

  

                                 *  *  *

 

모든 것을 다 알고 나자 허탈해졌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한국 바이오 컴퍼니에 관한 것은 모두 다 잊고 작품 쓰기에 열중하기로 작정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핸드폰이 울렸다.

“선생님 저에요. 한영지.”

나는 반갑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옛날처럼 가슴이 뛰는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영지 씨. 오랜만이야. 오늘 웬일로 전화를 다?”

“선생님께 꼭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일생일대 처음 하는 부탁이에요.”

“뭔데, 말해 봐. 꼭 들어줄 테니.”

“저 결혼 하거든요. 주례 좀 서 주세요.”

“아이고 축하해. 서주고 말고.”

요즘도 주례서는 결혼식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그냥 덤덤했다.

“그래 신랑은 어떤 사람이야?”

“선생님도 잘 아시는 사람, 오민준 오빠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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