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 "IMF/WB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폭...정책 실패 줄여야 한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IMF/WB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폭...정책 실패 줄여야 한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일 미국 워싱턴D.C 'IMF/WB 연차총회'참석 미국 초긴축-킹달러 정책 대비

미국의 초긴축 정책으로 킹달러(달러화 초강세)가 세계 경제에 위기가 되고 있다. ‘신흥국 자본 유출→국채금리 급등→금융기관으로 리스크 전이→국가 부도 위기 고조’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고 있다.  미국은 미국 인플레이션 억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강달러로 자국의 수출에 악영향이 있다. 하지만 고물가만큼 걱정할 게 아니라는  자국 우선주의 태도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IMF(국제통화기금)-WBG(세계은행)합동연차총회>에서 만난 제이콥 루(Jacob Lew)전 재무장관, 모건 스탠리 chief economist 등과의 대화를 통해 미국의 초긴축ㆍ킹달러에 대한 국제 금융전문가들도 신흥국 등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러-우크라 전쟁, 소원한 미중관계,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 복합적이고 이질적인 충격 요인들이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과 통화 정책이 중요성을 지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통제하기 위해 초긴축을 시행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을 불러왔다. 이는 신흥국 자본 유출→국채금리 급등→금융기관으로 리스크 전이→국가 부도 위기 고조 등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IMF는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 고금리-강달러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금융 취약성 및 부채 위기 소지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국의 고금리/강달러 때문에 자본유출이 심화되고 이자부담 증가로 채무불이행국가가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 취약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종원 행장은 "8년만에 참석한 올해 IMF/WB 연차총회는 작금의 우울한 경제상황 때문인지 분위기가 위축되고 여러가지로 어수선해 보였다. 인플레 예측 실패와 미흡한 정책대응에 대한 질타 속에 고금리/강달러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신흥국 자본유출, 개도국 부채위기 등 세계경제의 불안정 요인과 향후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증폭된 모습"이라고 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WEO)에서 올해 성장 전망을 3.2%, 내년 2.7%로 낮추고 글로벌 물가는 올해 9.5% 정점에서 2024년까지 4.1%로 천천히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내년 성장 1.9%로 좀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성장,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아주 크다. 미국 고용시장, 국제금융시장의 반응 등에 따라서는 예측 경로에서 벗어날 소지가 있다. 고물가 진화 과정이 순탄치 않다. 금리 인상과정에서 실업률이 6.5%까지 상승하고 있다. 정책선택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IMF는 경고했다.

IMF는 "소극적 인플레 대응이 고물가를 고착화하고 중앙은행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둔 단호한 통화정책 집행과 재정정책과의 조화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 취약요인 시정,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부실 누적 차단, 은행의 자본 확충 등 금융시장 안정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IMF 조사국 부국장은 인플레 대응 실기에 대해 "작년 미국 소비자물가가 6%로 올랐을 때 공급측면 요인에 기인되어 효과가 일시적일 것이라 판단했고 필립스곡선 상으로도 당시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IMF의 상황 인식과 정책대응에 대한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는 야박할 정도로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윤 행장은 전했다.

Larry Summers 전 재무장관은 "이번 연차총회가 모호하고 구름잡는 논의 (vague, airy fairy stuff) 였으며 아무 성과없이 기회만 놓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혹평하며 "불이 나고 있는데 소방차는 여전히 소방서에 있다"며 글로벌 지도자들의 안일한 인식과 대응를 질타했다.

이어 "빈곤국 채무부담 경감, 금융시장 안정,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미국 정부가 세계은행에 50억불을 공여하고 이를 토대로 1,000억불을 대출재원으로 쓰자"고 과감한 정책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불확실성이 크고 시장이 예민해 있는 상황이라 정책 실패를 줄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면서 "최근 영국 정부가 감세 재원 마련 위해 차입을 늘리려 했다가 금리가 급등하자 영란은행이 긴급 시장개입하고 재무장관이 사임한 사례를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자신의 정책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뉴욕과 워싱턴에서 글로벌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전문가들과 현안이슈를 논의하고 현 상황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만에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해서 친정 온 것 같은 느낌과 기대도 있었지만 IMF 내부 소식을 들어보면 걱정되는 부분도 꽤 있었다. 지도부가 바뀐 후 IMF가 기후변화, 성별 다양성, 빈곤 구제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digress) 과정에서 거시경제 안정이라는 core mandates에 대한 업무 집중도가 낮아진 것은 아닌지, 핵심 거시이슈에 대한 지도부의 인식이 최근의 정책 실기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계경제의 파수꾼인 IMF, WB가 본래의 명성과 실력을 다시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윤 행장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인연이 있다.  IMF에서 2006년과 2012년 각각 선임자문관과 상임이사으로 근무한바 있다. 

윤 행장은 이번 미국 방문은 연차총회 참석뿐 아니라 IBK의 해외채권 발행을 앞두고 차입여건을 점검, 개선하기 위한 IR을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