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 대폭 늘려야
서울시·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 대폭 늘려야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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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네트워크, 공급 확대할 상황서 매입임대주택 축소는 저소득층 주거복지에 역행

주거권네트워크 등 주거시민단체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앞서 14일 서울시청 앞아세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SH공사 취약계층 주거복지 강화 필요성에 역행해 저소득층 매입임대주택을 축소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주거시민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올해 서울시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치를 6,150호로 잡았으나 9월까지 공급호수는 169호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SH공사는 내년부터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자체 분담을 축소하거나 아예 매입임대에 재정을 투입하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매입임대주택을 기다리는 수 많은 대기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시민단체들은 1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SH공사에 서민 주거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주거시민단체들은 1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SH공사에 서민 주거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매입임대주택 공급확대 필요성은 날로 높다지고 있으나 공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초 집중 호우로 인한 반지하 재난 참사 이후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주거복지 강화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특히 저소득 가구의 경우 접근성과 지역 기반 복지, 관계망의 지속적 유지 등의 필요로 인해 현재의 생활권을 벗어나기가 어려워 도심 생활권내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매입임대주택이 공급물량을 지난 2019년부터 연간 5,000호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고 2020년에는 7,000호 이상 공급했으며, 올해도 6,000호 이상을 계획했다.

하지만 공급물량은 너무 적다. 서울의 지하 거주 일반가구는 20만 849가구에 이르고 고시원, 쪽방 등 거주 일반가구는 9만 274가구에 이른다. 심상정 의원실에서 SH공사로 부터 제공받은 SH공사 매입임대주택 신청 현황에 따르면, 2021년도에 총 1만 458호 공급에 5만 3865가구가 신청해, 4만 4535가구가 탈락했다. 1,000대 1 심지어 5,00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거처에서 불안해하는 저소득층은 매입임대주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올해 9월까지 공급물량은 단 169호로 올해 목표의 2.7%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울시와 SH공사가 매입임대주택 공급확대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데 주요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H공사 김헌동 사장은 취임 전부터 매입임대주택이 ‘짝퉁’, ‘가짜’임대주택이란 딱지를 붙여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공급확대에 나서지 않았다.

오세훈 시장은 2010년부터 도입한 이른바 ‘오세훈 아파트’로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꽂혀있다. 그러 장기전세주택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중산층을 위한 주택으로 매입임대주택으로 보기 어렵다. 최근 SH공사가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은 5억~7억 원에 이른다. 10억 원이 넘는 강남권 고가 장기전세주택까지 나오고 있다.

주거권 네트워크는 이에 SH공사가 심각한 부채문제와 재정부담을 핑계대면서 취약계층 주거복지를 위한 지출을 재정부담이나 부채와 연결해 외면하는 것은 공기업으로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SH공사 김헌동 사장의 매입임대주택 공급 축소 방침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약속한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어떻게 실행하고 지난 반지하 참사 후속 대책에서도 매입임대를 연간 5,000호 이상씩 공급하고 있다고 공언한 만큼 과연 올해 공급 목표가 실현될 수 있는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주거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진정 반지하 가구의 주거상향을 지원하겠다면,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시와 공사의 재정을 대폭 증액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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