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팀 서덕식 펀드매니저
[삼성투신운용] 주식운용팀 서덕식 펀드매니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5.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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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칩 예찬론자' … 펀드 수익률 1위 기록
'딱딱하고, 냉혹한 승부사 또는 화려하고, 억대연봉을 버는 사람 …' 보통 사람들이 펀드매니저에게 갖기 쉬운 선입견들이다. 뭐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분초를 다퉈 생산되는 숫자와 그래프, 주식시장을 읽어야 존재가 증명되는 펀드매니저들은 삶에 비교적 느슨한 태도를 보이는 보통사람들과는 달리 '느리고 자유로운 삶'을 향유하지 못하고 살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직업과 성품의 연관성을 꽉 짜인 틀 속에 넣어 일률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는 일. 펀드매니저 중에도 의외로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 많다. 삼성투신운용의 서덕식 펀드매니저(37)가 그런 사람이다. 사실 만나가 전엔 '어깨에 힘 꽤나 들어가고, 목소리도 근엄하겠군'이라는 생각이 뒤따랐다. 그러나 천만에. 보일 듯 말 듯 천진난만한 그의 미소는 이 모든 예단을 무색케 했으며 투자자들에겐 '신뢰와 정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가 펀드매니저가 된 건 필연이라고 밖엔 설명하기 어렵다. 학창시절부터 주식과 경제분야에 막연한 관심을 갖던 중 펀드매니저란 매력적인 직업을 알게 된 것이다. 순간 그는 무릎을 ‘탁' 쳤다. "인생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어 '이거 재밌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 후 우직하게 한 길만을 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또 체계적으로 주식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그 어렵다는 국제재무분석사(CFA)도 단번에 취득했다. 서덕식 운용역은 서울대 경제학과 88학번. 대학을 졸업해 취업한 첫 직장이 삼성화재였다. 그 뒤 2000년 국민연금 주식운용팀을 거쳐 현재는 삼성투신운용의 주식운용팀 펀드매니저로 맹활약하고 있다. "전 직장과 비교한다면 여긴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지만 책임감과 승부욕이 강한 제겐 적격입니다" 그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삼성팀파워90 주식형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03년도엔 한국펀드평가에서 실시한 전체 펀드 수익률에서 당당히 1위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운용하고 있는 '삼성팀파워90 주식형펀드'는 자산의 90% 이상을 주식에 집중 투자하지만 단기적인 주가 흔들림에 따른 자산배분은 하지 않는다. 또 저평가된 우량종목에 대해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6개월, 1년 수익률도 각각 14.37%, 19.37% 이르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그만의 투자철학은 무엇일까. 그의 투자론은 간단히 말해 '블루칩 예찬론'이다. "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 대형우량주를 선호하는데 신세계, NHN,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안정적인 종목들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서 펀드매니저는 기업체 탐방이나 기업설명회(IR)도 자주 간다. 보통 1주일에 1∼2번 탐방 기회를 갖는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기업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재가치의 비해 저평가된 종목도 발굴한다. "비유하자면 10개의 돌을 들쳐보면 1개의 보석이 발견된다. 또 100개의 돌을 들쳐보면 10개의 보석을 찾을 수 있듯 숨은 진주를 찾는 일은 꽤 흥미롭다"고 그의 투자론을 얘기한다. 잠깐 이야기를 돌려서 펀드투자의 변화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 재테크의 월척은 단연 펀드투자"라며 "여기저기 투자설명회를 가봐도 어느때보다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고 한다. "직접투자를 통해 많은 손실을 본 개인들이 간접투자로 눈을 돌린 것 같다"도 덧붙였다. 이어 펀드투자자들에 대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국내의 주식형 펀드가 수익률면에서 가장 좋고 안정적"이라며 "주가의 리스크가 있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주가의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에 10년이상 장기투자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달 1000포인트 시대를 맞으면서 그 역시 새로운 도전과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이번 1000돌파는 과거의 시장과 달리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그 만큼 주식시장이 외부 충격에 강한 내성을 갖췄고, 해외에서 국내기업의 브랜드 파워 역시 막강해졌다." 고 강조했다. 그는 주말이면 네살배기 아들과 아내와 함께 주말을 보내며 한주의 피로를 푼다. "매일 숫자, 그래프와 씨름하다보면 힘들때도 있지만 아이가 달려와 ‘아빠'라고 부르며 재롱을 떨면 그런 생각은 어느새 사라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투자자들에게 가족과 같은 '신뢰'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워렌버핏처럼 투자철학과 좋은 실적이 맞물리는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이 넉넉함은 서덕식의 인간적 매력인 동시에, 펀드매니저라는 그의 직업을 이끄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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