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OE, 국채매입 시장개입...금융시장 혼란 부채질
英 BOE, 국채매입 시장개입...금융시장 혼란 부채질
  • 신예성 기자
  • 승인 2022.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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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가 국채 매입하면서 시장 개입에 나섰다. 국채 수익률이 폭등하자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선 것. 리즈 트러스 행정부의 감세 고집과 BOE의 한시적인 시장 개입이 금융시장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BOE는 영국 국채(길트) 44억파운드어치를 매입하면서 시장개입에 나섰다. BOE가 12일 예정대로 국채매입프로그램을 14일에 끝낸다고 발표한 뒤 국채 수익률이 폭등하자 다시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국채 수익률 폭등 속에 시장에 개입해 국채를 사들인 이후 하루 매입 규모로는 최대 수준. BOE는 앞서 10일에는 하루 최대 100억파운드 매입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BOE의 개입은 연기금의 '급매'를 막기 위한 조처이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폭등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연기금이 길트를 투매하기 시작하면 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든다. 이런 우려에 BOE가 국채 매입에 나섰다.

영국 국채는 지난달 트러스 정부가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은 뒤 재정적자 폭증 우려로 가격이 폭락하고 수익률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서둘러 감세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시장 불안은 멈추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트러스는 다시 입장을 바꿔 감세를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불안 증세가 커지고 있다.  

길트 기준물인 30년만기 수익률은 폭등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4.39%로 마감한 수익률이 이날 오전 5.1%까지 치솟았다. 거래일 기준으로 불과 사흘만에 0.71%p 폭등했다. BOE가 개입이후  4.8%로 후퇴했다.

런던증권거래소(LSE)는 6일부터 대형 금융사들로 구성된 시장 조성자들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국채 가격 인용폭을 확대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미국 사모펀드 애리스(Ares)매니지먼트는 영국 정부의 감세안에 따른 파운드 폭락으로 "영국의 모든 자산이 매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의 헛발질로 파운드가 폭락하면서 외국 자본이 영국 상장사들을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클레이턴·두블리어앤드라이스가 슈퍼마켓 체인 Wm모리슨을 인수했다. 앨라이드유니버설은 미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와 캐나다 퀘벡주 연기금의 자금을 동원해 영국 증권사 G4S를 인수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블랙록은 테마파크 헤이븐을 운영하는 본레저를 인수했다. 

미국 달러 가치가 폭등하는 반면 파운드는 폭락하면서 미국 사모펀드들이 영국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영국 상장사 인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 가치는 수주일에 걸쳐 폭락했다. 1980년대 이후 40여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는 크와시 콰틍 재무장관이 9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재정조달 계획이 없는 대규모 감세를 들고나온데 따른 것.  콰틍 장관은 이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져들자 감세안을 철회했지만 리즈 트러스 총리가 엇박자를 내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를 강행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 의회 연설에서 재정지출 역시 지속하겠다고 밝혀 재정 조달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중시키며 혼란스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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