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서 눈 뜨면 '금융사고'…고객불안 증폭
저축은행서 눈 뜨면 '금융사고'…고객불안 증폭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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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고객들이 횡령사고와 개인정보유출로 내가 맡긴 돈이 털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의 금융사고를 철저하게 조사해 대책을 마련하고 저축은행 자체적으로는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제2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에서는 이달 초 '메일 발송 전산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이름, 생년월일, 이메일, 계좌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다른 고객에게 잘못 전달되는 보안사고가 발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 사고후 시스템오류를 정상화학 피해고객과 보상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엔 금융감독원 수시검사에 불법대출 정황이 드러났다.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작업대출’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작업대출이란 사업자등록증, 소득증명서류, 재직증명서 등 대출신청자 정보가 기재된 서류의 위·변조를 통해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는 불법대출을 말한다.

페퍼저축은행에선 걸핏하면 금융사고가 발생해 고객의 신뢰를 잃고 있다. 7월에는 페퍼저축은행 본점 직원이 7년간 250여 차례에 걸쳐 2억원을 횡령해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잦은 금융사고로 고객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 (사진=뉴시스)
잦은 금융사고로 고객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페퍼저축은행. (사진=뉴시스)

다른 저축은행에서도 금융사고는 자주 발생한다. 최근 OK저축은행 부평점에 근무 과장급 직원은 2억원 상당의 자금을 본인 및 지인 계좌로 빼돌리는 등 횡령 사건이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횡령한 돈을 고가 외제차량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은 해당 사건을 인지한 뒤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횡령금 전액을 환수하고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모아저축은행도 2021년 7월부터 올해 초까지 기업용 대출금 59억원 가량을 가로챈 직원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한 이 직원은 기업이 은행에 약정 대출금을 요청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KB저축은행 역시 차장급 직원이 7년간 약 94억원을 빼돌려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직원은 지난 2015년부터 7년간 문서를 위조해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KB저축은행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자체 감사를 통해 횡령 사실을 파악했다.

저축은행의 잇따른 금융사고는 내부통제가 허술한 데 있다. 예전에 비해 저축은행의 금융업무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강화돼 사고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업무의 곳곳에 구멍이 뚫려 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돈을 빼돌려도 알지 못하는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회사차원에서 내부통제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업권 내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고객의 자산이 손실되지 않도록 직원 교육과 점검 등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과는 달리 신뢰도가 낮아 거래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그는 과 거래할 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가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아직도 고객들에겐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다. 고객들이 금리 면에서 유리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수 있으나 시중은행과의 금리차가 많이 줄어든 요즘 상황에서는 보다 안전한 곳에 예금을 해야 저축은행 금융사고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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