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 거래는 주식처럼, 성과는 펀드처럼
[상장지수펀드] 거래는 주식처럼, 성과는 펀드처럼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5.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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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매매 · 소액투자 · 거래세 면제 등 … 대안상품으로 '급부상'
새내기 회사원 김모(24)씨는 이달부터 매달 월급에서 20만원씩 떼어내 펀드에 투자 하기로 했다. 이젠 결혼 자금을 스스로 마련해 부모님의 혼수부담을 덜어드린다는 것이 그녀의 목표. 그러던 중 A증권사 광고에 눈이 번쩍 뜨였다. '거래는 주식처럼 성과는 펀드처럼 낸다'는 상장지수펀드(ETF) 광고였다. 무엇보다 이 상품은 다른 주식형 펀드보다 수수료 부담이 적고, 소액으로 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기업들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분기마다 배당금을 현금으로 지급 받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는 것. 목돈마련을 학수고대하던 김씨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를 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ETF란 코스피200, 코스닥50 등 특정지수에 편입된 종목군으로 상품을 만든 뒤,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매매하는 상품이다. 이처럼 종합주가지수와 거의 같은 움직임을 보이도록 설계돼 있어 마치 펀드 수익률을 지수 움직임에 연동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ETF는 수익증권 투자에 비해 장점이 많다. 먼저 일반 투자가들이 투자결정하기가 용이하다는 것. 일반 개별종목의 투자를 위해서는 각 기업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투자자가 이런 기업정보를 수집하고 분석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ETF는 지수를 거래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뉴스나 신문의 정보만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두번째 장점으로는 실시간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자동전화주문(ARS)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며 전 증권사를 통해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인덱스 펀드에 비해서 거래하기가 편하다. 또 주식처럼 하루에도 여러번 사고 팔 수 있다.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오전에 ETF를 샀는데 주가지수가 오후 5% 올랐다면 팔아 그만큼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세 번째 장점은 거래비용이 저렴하다. 간접투자상품이 판매 및 운용 수수료로 투자금액의 1.5% 가량을 떼지만 ETF는 사고 팔 때 한번씩 매매 수수료(증권사별로 0.025%∼0.2%)만 내면 된다. 특히 다른 주식과 달리 팔 때 거래세 0.3%도 면제된다. 마지막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ETF의 한 주 가격은 대략 해당지수에 100을 곱한 값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120이라면 코덱스200의 한 주 가격은 1만2000원이 된다. 코덱스200은 거래소 주식이므로 최소 10주 단위로 거래된다. 계좌에 12만원(10주) 가량만 있으면 ETF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투신운용 사봉하 운용역은 “ETF는 적은 돈으로 우량주들을 분산 투자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최근 주가가 본격 상승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ETF의 매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 어떤 상품들이 있나 현재 상장된 ETF는 4종목이다.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것으로는 코스피 200지수를 대상으로 한 코덱스(KODEX) 200과 코세프(KOSEF), 배당지수를 대상으로 한 코덱스 코디(KODEX KODI)가 있다. 코스닥 시장에는 코스닥50지수를 따르는 코덱스(KODEX) Q가 등록돼 거래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코덱스 200과 코세프 모두 12.9% 상승했다. 지급한 투자분배금을 고려한다면 같은 기간 코스피200의 상승률(13.4%)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코덱스 코디는 같은 기간 9.3%, 코덱스 Q는 11.4%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에 연동된 코덱스 200과 코세프가 특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 200은 2002년 10월 14일 상장된 이후 꾸준한 순자산의 증가를 기록하며 지난 6일 현재 순자산 총액이 4162억 원에 달하고 있다. 또한 일 평균 거래량이 135 만주 수준으로 코스피200 종목 중 21위에 위치하며 상장 이후 7월 6일까지 누적수익률은 76.66 %를 기록하고 있다. 연 평균 2회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보험회사들도 코덱스 200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23일부터 일본 니코코디알 증권을 통해 일본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도 대표적인 ETF 상품이다. 코세프는 주식과 인덱스펀드의 장점만을 고루 겸비한 상품으로 지난 7일 현재 설정잔고와 펀드 순자산이 각각 585억원, 987억원에 달한다. 안정적인 유통시장 가격 형성과 효율적인 차익거래가 가능하도록 설정단위, ETF가격, 편입비조정(rebalancing) 전략 등을 수립했다. 특히 코세프의 설정에서 운용에 이르기까지 우량 증권사들로 구성된 AP와 운용사간의 긴밀한 업무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TF 전문운용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싱가포르(SSgA)'를 통해 자금운용의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코세프를 운용하고 있는 안정규 펀드매니저는 "ETF는 다른 펀드들이 배당금에 재투자하는 것과 달리 년 2회 정도 현금배당을 준다" 며 "이 때문에 현금배당금이 수익률에서 차감된다"고 말했다. "아직 ETF의 정보부족과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지만 세계적인 추세와 주가 상승랠리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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