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계룡건설-세라젬 특별세무조사
국세청, 계룡건설-세라젬 특별세무조사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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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나 비자금 조성 혐의…사주일가 불공정거래로 회사이익 가로챘나에 초점

국세청이 최근 불공정한 방법으로 회사 이익을 가로 챈 사주 일가 등 탈세혐의자 32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계룡건설과 세라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관계당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탈세나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탈세조사 기동타격대 역할을 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세무요원을 최근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두 성장기업에 보내 탈세 여부를 캐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들어 중견건설사들이 '벌떼입찰'등 불공정거래를 통해 편법대물림을 하고 이 과정에서 탈세혐의를 포착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이번 계룡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도 사주일가가 내부거래나 불공정거래에 의한 탈세 혐의를 밝히는데 조사의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은 당초에는 내부거래가 많지 않았으나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그 비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고속도로 유지보수와 휴게시설을 운영하는 케이알산업을 비롯해 뉴스테이 관련사와의 매출 거래가 늘어나면서 현재 내부거래 비중은 20% 안팎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특별세무조사인지, 정기법인 조사인지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전 서구 계룡건설 본사. (사진=계룡건설 홈페이지 캡처)
대전 서구 계룡건설 본사. (사진=계룡건설 홈페이지 캡처)

계룡건설은 견실한 건설사로 평가받는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계룡건설의 금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9.7% 증가한 1조3756억원을 기록했다”며 “수주가 크게 늘어난 자체사업의 매출액은 172.0% 늘어난 2409억원으로 성장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타사와 마찬가지로 원자재가 급등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8.6% 줄어든 502억원으로 급감했다”며 “신규수주는 23.8% 증가한 2조4000억원으로 양호한 추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이 연구원은 “계룡건설의 하반기 매출액은 1조487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3% 증가할 전망”이라며 “상반기에 완공된 대형현장이 있어서 하반기에는 자체사업 성장이 다소 둔화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서는 골프 레저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중제 골프장을 운영 중인 계열사 케이알스포츠는 골프 특수를 누리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45억원과 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와 51%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특수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 골프장 등의 수익성이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경기도 여주에 이어 충남 여주에 '루트52CC'를 새로 오픈했다. 관계회사인 케이알레저는 2019년 금호리조트로부터 '아시아나CC 여주' 부지를 320억원을 들여 인수,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계룡건설의 골프사업은 오너 2세인 이승찬 사장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주체로 나선 계룡산업과 케이알레저 모두 이 사장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데다 등기임원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국세청은 글로벌 홈 헬스케어 기업인 세라젬에 대해서도 특별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이달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들을 서울 강남구 세라젬 서울타운과 충남 천안시 세라젬 본사에 각각 파견해 관련 회계·세무 자료들을 확보해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세라젬이 소비자중심경영의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 센터필드의 ‘세라제머타운’.(사진= 세라젬 )
세라젬이 소비자중심경영의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 센터필드의 ‘세라제머타운’.(사진= 세라젬 )

회사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번 조사는 세무요원들이 사전 예고도 하지 않고 들이 닥쳤다는 점에서 사주일가의 편법적 사익편취 및 탈세 관련한 특별세무조사인 것으로 보인다. 특별세무조사의 경우 사주일가가 편법증여, 회사자산 유용, 사익편취를 통한 횡령 등을 통한 고의적 탈세가 의심될 때 실시되는 조사이기 때문에 국세청은 자료은닉이나 폐기 등을 우려해 해당 기업에 조사 시기를 사전에 알리지 않는다.

국세청은 27일 회사를 이용한 불공정 탈세 32명 세무조사 착수 사실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세라젬, 사조산업, 크라운해태 등이 포함됐다고 이날 KBS는 보도했다. 국세청은 이들이 시장경쟁 질서를 왜곡해 이익을 독식하고 사주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법인자산을 사유화하는 한편, 지능적인 변칙 자본거래로 부를 편법 대물림한 혐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대상 가운데 주주와 이해관계자에게 정당하게 돌아가야 할 기업이익을 사주일가가 편취하고, 법인 명의 별장이나 슈퍼카를 자기 것처럼 유용하고, 합리적인 근거 없이 과다한 급여를 책정받았다고 밝혔다.또한,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사업재편과 변칙 자본거래를 통해 능력, 노력, 경쟁이 아니라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세금 부담 없이 부를 편법으로 대물림한 사례도 적발됐다고 전했다.

최근 세라젬은 지지부진한 상장 계획을 재가동해 내년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에 앞서 이번 특별세무조사는 회계의 투명성이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척추온열기 전문기업 세라젬은 최근 사내 전략기획실 산하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그간 지지부진한 기업공개에 재시동을 걸기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라젬은 빠른 성장에 국민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아래 상장을 서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라젬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671억원으로 전년대비 122% 성장,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매출은 5102억원, 글로벌 매출은 1569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56.1%, 55.3% 성장했다.

회사는 이 같은 성장세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세라젬은 지난 4월 연구개발(R&D)과 서비스 강화를 위해 2년간 16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향후 3년간 R&D에 1000억원을 투자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특히 신사업 일환으로 의료분야로 영역도 넓히고 있다. 전자약 기업 와이브레인, 정밀진단 기업 엔젠바이오 등 바이오기업과 협업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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