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행진에 시중은행 '요주의 여신'도 대폭 늘어
고금리 행진에 시중은행 '요주의 여신'도 대폭 늘어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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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상반기 요주의 여신 5.8조로 작년말 비 9.4% 증가
우리은행 2조로가장 많아…금호타이어·대우조선 '요주의기업' 탓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잇따른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시중은행의 요주의 여신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시중은행의 자산부실화를 초래해 신용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욱이 당분간 국내외 고금리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시중은행의 요주의 여신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요주의 여신은 총 5조809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9.41% 늘어났다. 통상 금융권의 여신은 회수 가능성을 기준으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개로 분류되는데 요주의 여신이 증가했다는 것은 부실채권이 더욱 증가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은행별 규모로는 우리은행이 2조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은 1조6380억원,고 KB국민은행은 1조 1384억원, 신한은행은 9730억원 등의 순을 보였다.

우리은행에서 잘못되면 못 받을 수 있는 요주의 여신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차주인 금호타이어와 대우조선해양이 요주의 기업으로 지정된 데 따른 것이다. 물론 이 두 기업이 현재 대출금을 연체하고 있지는 않지만 구조조정이나 신용등급 조정 등으로 대출금이 부실채권 채권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일단은 이 두 기업의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해 관리하는 차원이라고 우리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 연준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시중은행의 요주의 여신도 증가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본점 건물. (사진=뉴시스)
미 연준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시중은행의 요주의 여신도 증가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본점 건물. (사진=뉴시스)

그러나 은행들의 요주의 여신 증가는 현재로선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보인다. 은행들이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차곡차곡 쌓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현재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리스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권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상반기 말 충당금 잔액은 1조41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서 4970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오는 4분기부터 시중은행들은 특별 대손준비금을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최근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왔기 때문에 당장 요주의 여신이 늘어났다고 해서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은행이 충분히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했는지에 따라 위기대응 능력도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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