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는 '갑질 천국'…이사장 등 여직원 '종' 취급
새마을금고는 '갑질 천국'…이사장 등 여직원 '종' 취급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이사장, 자녀 청첩장 접도록 하고 주말에 과일 따는 등 개인적인 일 시켜
직장갑질 119, 피해사례 폭로…중앙회가 특별조사팀 운영 등 긴급대책 세워야

새마을금고 일부 이사장과 임원이 여직원을 마치 종 취급하는 등 도 넘는 갑질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자녀 결혼식을 앞두고 여직원에게 청첩장을 접도록 하는가 하면 주말에는 자신의 과수원에서 과일을 따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새마을금고에서는 그동안 직장갑질이 유난스레 많았다. 지난달에만도 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여성 직원에 밥을 짓게 하거나, 빨래를 시키는 등 성차별적인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건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한 새마을금로 이사장이 여직원에게 개인적인 켜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남원 새마을금고 보도 이후에도 직장갑질119에 새마을금고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까지 새롭게 접수한 갑질 피해 사례를 18일 공개했다.

이 제보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사장이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여전히 사적 용무를 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한 제보자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과수원을 하고 있는데 주말에 직원들에게 과일 따는 일을 요구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직원들과 함께 과수원에 과일을 따는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 업무가 아니고 이사장 개인적인 일을 한 때문에 당연히 휴일근무수당은 없었다.

직장 갑질이 잦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새마을금고. (사진=뉴시스)
직장 갑질이 잦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새마을금고. (사진=뉴시스)

또 다른 제보자는 같이 근무하는 이사장과 이사 친인척 직원들과 차별대우로 불공평을 심하게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승진·인사발령·연차 사용에서 임원 친인척 관계 직원들은 특혜를 받는다고 그는 전했다. 성희롱, 연차사용 제한, 육아휴직자 승진 배제, 화장실 청소 강요 등 갑질도 비일비재라고 폭로했다. 심지어는 이사장 자녀 결혼식을 앞두고 청첩장을 접게 하는 등 야근을 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내키지 않은 워크숍에 참석해 폭언과 성적비하 발언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 제보자는 "제주도로 반강제적으로 워크숍을 가는데,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이 3일 내내 술을 먹고 온다"며 "점심시간에도 낮술을 먹는데 원하지 않는 여직원들에게도 술을 강요한다. 밤에 잘 준비를 하는 여직원을 불러내 술자리에 참석시키고, 성희롱·외모 비하 발언도 벌인다"고 털어놨다.

직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갑질도 잦았다. 임원이나 간부가  다른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성으로 야단을 치는가 하면 끝자리에서 의자만 덜렁 놓고는 일하라고 해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장갑질을 방치하고 있다며 △전국 1300개 새마을금고 익명 전수조사 △새마을금고 이사장 소규모 직장갑질 예방교육 △직장갑질 특별조사팀·특별신고 기간 운영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는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하는 사례들은 조직 내 문화의 근본적인 문제"라며 "소규모 사업장이고 지역에서 서로 다 아는 관계일 가능성도 있어 사건들이 드러나기도 싶지 않다. 드러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전수조사,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예방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