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행진 지속된다…기준금리 연말 3.0%에 이를 듯
고금리 행진 지속된다…기준금리 연말 3.0%에 이를 듯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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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울트라스텝’ 전망과 고물가에 연말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금통위원, "더 올려야"…경기침체·외자유출 우려에 '속도 조절론'도

 고금리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기 침체와 외국자본 유출을 우려한 속도 조절론이 나오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금통위) 분위기는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연말까지 한, 두 차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말께 기준금리가 3.0%에 이를 것으로 관측한다.

1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가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통위가 연말까지 두 차례 연속 '베이비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는다면 기준금리는 3.0%에 이를 전망이다.

금통위원 대다수는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은이 공개한 지난 8월 25일에 열린 '2022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 8월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사진 =뉴스시)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 8월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사진 =뉴시스)

금통위원들은 서민 생활의 숨통을 조이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물가가 서민가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에 의한 통화 수속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8월 금통위는 빅스텝을 결정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5%로 0.25%p 올렸다. 지난 4월과 5월, 7월, 8월에 이은 네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다. 5~6%를 오르내리는 고물가에 대한 극약 처방인 셈이다.

금통위원들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남은 두 번의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금통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위험은 고인플레이션 국면의 고착화"라며 "높은 물가상승률은 소득을 감소시켜 저소득 취약계층의 기초 생활을 위협하고 경제주체들의 소비 및 투자 결정을 왜곡하는 등 적지 않은 경제적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높은 물가는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 달러화 강세, 금융시장 불안 등 현재 대내외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리스크 요인의 기저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주요국 경기 부진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높은 물가 오름세가 고착화할 경우 향후 더 큰 성장 손실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현재도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 고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업다며 큰 변화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금리를 인상하되 속도와 폭을 조절해야 의견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는 높은 집값에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올라있는 상황에서 경기하강 국면에 고금리가 결합하면 경기는 급랭할 수 있고 침체 기간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 역시 "지속되고 있는 높은 물가 및 임금 상승률 관점에서 보면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국내경제가 소규모 개방 경제이고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요인만을 고려한 기준금리 정책은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도 한은의 연말 추가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미 FOMC는 오는 20일부터 이틀간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6월과 7월에 이어 이달에도 미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두 차례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인플레이션 방어에 실패하면서, 긴축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꺼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더욱 세게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이달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현재는 같은 수준인 한 미간 금리 역전이 일어나게 된다.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수입 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현 상황에서 한은은 당분간 긴축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도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높여가되,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는 향후 국내외 경제흐름의 변화를 보면서 유연하게 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많다. 한 금통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돼 있지 않을수록 공급 충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도 약화돼 향후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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