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 …서민가계 '빚 감당 어렵다' 비상
치솟는 금리 …서민가계 '빚 감당 어렵다' 비상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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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가파른 긴축기조에 국내 기준금리도 곧 추가인상
서민가계, 고금리에 깊은 시름…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전망

가파른 금리 뜀박질로 가계가 비상이다. 미국과 유럽이 더욱 긴축의 고삐를 조이면서 국내 금리도 빠른 속도로 치솟으면서 가계부담을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가속화와 중국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13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추석연휴 기간 국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추석연휴기간인 지난 8일(현지시각)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같은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도 “우리가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명확하고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부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 등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총재는 이런 가운데 ”일본의 엔화가 빠른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의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자본 유출입과 원-달러 환율 등의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미 연준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사상 첫 기준금리를 4 차례나 연속으로인상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사상 첫 기준금리를 4 차례나 연속으로인상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한은도 곧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민 가계는 금리의 고공행진에 따른 금융비용부담 가중으로 한층 시름겨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의 경우 이자부담이 하루가 다르게 무거워지고 있으나 대부분이 뾰쪽한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8.4%는 변동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지난 2014년 3월(78.6%) 이후 최대치로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시중은행 대출에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격차가 많이 좁혀졌지만 아직은 고정금리가 다소 높은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자의 경우 고금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를 선언하는 한계상황에 이를 수 있다.

더욱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변동금리 보유 차주들의 부담은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그야말로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디폴트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은과 금융당국은 이로 인해 가계 디폴트가 급증할 수 있다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과도한 변동금리 비중에 대한 걱정을 내비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안심전환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가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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