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심판은 있는가?
코스닥에 심판은 있는가?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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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심판은 있는가 장종수 편집국장 올해 초 코스닥의 시세판이 온통 붉게 타오를 때가 있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의지가 발표되고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도 봄이 오는 듯 했다. 주식시장을 떠나었던 투자자도 코스닥이 활황을 보이자 다시 증시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코스닥의 주가가 올라도 코스닥을 외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그것은 코스닥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이같은 투자자들에게 감독기관과 증권업계는 늘 하던대로 ‘이제는 다르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묻지마 투자는 없으며 거품도 사라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제 퇴출될 만한 기업은 웬만큼 퇴출됐으니 믿을만한 기업만 남았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코스닥을 살리겠다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투자자들이 이런 말들을 액면 그대로 믿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코스닥도 이에 화답하듯 힘찬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런 코스닥의 상승세는 유가증권시장에도 이어져 모처럼 증시의 봄날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의 주식시장을 보면 과연 코스닥이 달라진 게 무엇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게임을 관전하는 편에서는 하나에 문제에 그칠 수 있지만 실제 게임에 임하는 편에서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에게는 금전적인 이익과 손실이라는 중대한 이해가 걸려있는 것이다. 반칙이 있으면 휘슬 불어야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활성화하고 시장을 투명하게 만든다는 정부의 말을 듣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참여하고 보니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도무지 시장에는 게임의 규칙이 없다. 여전히 일부 투기 세력들은 코스닥을 카지노로 만들고 있다. 지난주 줄기세포 관련 회사가 허위 공시를 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폭등하던 이 회사의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주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 지 알 수 없다. 이 회사의 공시를 믿고 급등하던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심정이 어떠할까 생각하니 안타까운 뿐이다. 줄기세포 관련주뿐만 아니라 각종 테마주라고 주가를 부추겼던 주식을 산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 만약 이런 기업들의 실적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투자자들이 입을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올해 초 이런 테마주의 순환매가 한창일 때 많은 사람들이 테마주보다는 실적 우량주를 사라고 적극 권하며 테마주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시장은 브레이크 없이 달려왔다. 과연 우리 주식시장에서 시장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는 지 의심스럽다. 허위공시가 판을 치고 주가가 이유없이 급등하는데도 당국은 문제없다는 듯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속삭이는 주식 중에는 상당수가 작전 세력들이 개입하는 것으로 심증이 가는 것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당국은 문제가 커질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코스닥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다. 그 이유야 굳이 말한 필요도 없이 거품이었다. 실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가만 띄워두고 시세차익을 챙기기에 급급했다. 결국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코스닥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후 많은 사람들이 코스닥을 불신하고 있다. 모처럼 활황을 보이는 코스닥이 또다시 투기판이 되고 카지노로 전락한다면 이번에는 정말 큰일이다. 정부 당국의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뻔히 반칙이 보이는 데도 휘슬을 불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금감원이나 코스닥시장 본부를 감독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휘슬을 불지 않으면 심판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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