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브싱어라이터' 박신영·김선오·강건,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인터뷰] '러브싱어라이터' 박신영·김선오·강건,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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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싱어 러브 라이터>가 지난달 4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창작 뮤지컬 <싱어 러브 라이터>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신혼부부의 삶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 문화 정보원 ‘중소규모 문화 예술단체 디지털 콘텐츠 홍보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연기와 노래 무엇 하나 빠짐이 없는 배우들과 스태프가 힘을 모아 창작한 작품이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은비 역을 맡은 배우 박신영, 민우 역의 김선오, 멀티 역의 배우 강건을 만났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Q.  자기소개 및 인사를 부탁한다.

박신영  안녕하세요. 올해 서른 살이 된 배우 박신영입니다. 제가 데뷔는 2012년에 학생 신분으로 데뷔는 했었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졸업을 하고 이제 대학로에서 공연을 제대로 시작한지는 4년 차가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김선오  다음으로 제가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뮤지컬 <싱어 러브 라이터>에서 민우 역할을 맡은 올해 스물일곱 살이 된 배우 김선오입니다. 저는 작은 작품들을 하다가 지난해 데뷔를 했는데 오랜 기간 공연을 하는게 이번이 처음이라 사실 경력이 길지 않아서 제 소개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만나서 필모를 쌓아가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은 신인 배우입니다.(웃음)

강  건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뮤지컬 <싱어 러브 라이터>에서 훈이 및 멀티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강건이라고 합니다. 올해 스물여덟 살이 됐고 저는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오랜 기간 군대에서 장교로 군 생활을 했었습니다. 전역하고 오디션을 여러 차례 준비를 하다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첫 공연을 이렇게 행복하고 좋은 공연으로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고,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즐거움과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다들 이번 작품은 오디션을 통해서 알게 된 걸까

박신영  네, 저는 일단 오디션 사이트에서 이번 작품을 알게 됐고 여러 작품들이 있었는데 유독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시놉시스를 봤었는데 너무 따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오디션을 준비해서 됐습니다.

김선오  저도 똑같이 오디션 공고를 통해서 작품을 알게 됐어요. 시놉시스를 봤었는데 저랑 비슷한 부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제가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 배우를 시작하기 전부터 음악 하는 걸 좋아하기도 했었고, 집안도 음악가 집안이거든요. 실제로 대학 생활을 할 때에도 취미로 밴드 활동도 했었어요. 작품 속 인물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보니까 제가 그 인물의 삶을 다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들도 많고, 그러다 보니 제가 살릴 수 있는 부분들이 많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합격이 돼서 열심히 준비했었습니다. 

강  건  저도 똑같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이 <싱어 러브 라이터>라는 제목만 보고 바로 손이 가서 운명적으로 클릭을 딱했었죠. 시놉시스도 너무 아름답고, 포스터도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공연을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운명처럼 찾아온 이 작품에 오디션을 보지 않을 수 없었고, 그렇게 오디션에 지원해서 현재 즐겁게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박신영 배우

 

Q.  맡은 배역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박신영  우선 극 중 은비라는 인물은 문예 창작과를 나왔고, 전업 시인이 되는 게 꿈인데 현실에 부딪혀 일과같이 병행하면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가장 평범할 수도 있는 인물이에요. 그렇지만 시인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면서 살아가는 인물이죠. 사실 예술이라는 업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예술이라는 게 온전하게 집중해서 하면 좋겠지만 모두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극 중에서 인물의 나이가 나오지는 않지만, 연령대가 적지는 않다고 봤어요. 결혼을 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만큼 일이던 꿈이던, 현실이던 생각의 깊이가 얕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김선오  저도 은비랑 똑같이 예술을 하는 친구입니다. 음악을 하는 친구인데 은비와 다른 점은 현실에 벽에 부딪혔을 때 은비는 꿈을 내려놓지 않았다면, 제가 맡은 민우라는 친구는 대학 생활 때부터 집안 상황이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에 벽 앞에서 꿈을 포기해버린 케이스죠. 사실 이게 제일 현실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겪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봐도 굉장히 흔한 케이스라고 해야 할까요. 예술을 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문제나,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꿈을 꾸지 않으려 하고 애써 회피하려고 하는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은비와 많은 부분들에서 싸우거나 화를 내거나 회피하려고 하죠. 

강  건  저는 일단 많은 역할을 맡고 있거든요. 사실 캐릭터 하나하나 이야기를 하자면 오늘 밤을 새워야 할 것 같아서 깔끔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훈이는 꿈을 찾는 싱어송라이터고 재즈 바 주인은 역시 똑같이 꿈을 찾는, 꿈을 위해서 재즈 바를 하고 있는 사장님입니다. 사실 저는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제가 맡은 모든 인물들이 꿈을 찾아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하고 있어요. 조금 더 자신의 꿈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연기하고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었거든요. 

 

김선오 배우
김선오 배우

 

 

Q.  그럼 세 배우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고 있을까. 아니면 아직 이루지 못 한 꿈들이 있나.

박신영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연극 영화과로 생각했었고 그렇게 시작했었던 것 같거든요. 대학로 무대든 아니면 매체나 연기나 춤, 노래를 가리지 않고 잘 하고 싶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꿈을 이룬 거죠. 그런데 저는 꿈을 이뤘다고 거기에서 끝난 게 아니라 더 큰 꿈이 생기고 새로운 꿈들이 생겨서 계속 발전하고 있달까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과 배역을 맡아서 참여하고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게 지금 제가 꾸고 있는 꿈인 것 같아요.

김선오  저는 사실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으로 봤을 때는 꿈을 갖고 달려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꿈을 이뤘다고는 볼 수 있지만 저도 여기서 끝난 것 같지는 않거든요. 더 열심히 해서 다른 작품들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아직 꿈을 이뤄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초석을 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  건  저도 제 꿈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해요. 꿈은 크게 가져야 된다는 말을 믿고 살고 있거든요. 일단 그 꿈이라는 목표 그 자체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목표이자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인 것 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Q.  그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 혹은 포기할 뻔했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을까

박신영  저는 인생에 두 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된 시점에서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서 나아가는 길이었는데, 입시라는 난관에 부딪혔었던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여러 학교에 떨어졌고 다행히 최종적으로 붙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학교입시가 마치 하나의 오디션처럼 느껴져서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코로나 시점인데요. 대학을 졸업하고 운이 좋게도 오디션을 봤을 때 빨리 붙었어요. 졸업하자마자 활동을 시작했었거든요. 운이 좋게도 쉴 틈 없이 한 작품을 끝내면 다른 작품, 다른 작품을 이어갈 수 있었죠. 그러던 가운데 코로나 때문에 멈췄던 적이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여러 생각이 오갔던 것 같아요. 내가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됐을 때 내가 배우로서 자리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김선오  인생에 난관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당연하게도 그런 과정들이 있었죠. 앞서 조금 이야기를 했었는데 부모님이나 친누나가 다 음악을 전공했었거든요. 아무래도 예술가 집안이다 보니까 제가 노래를 부르는 걸 굉장히 안 좋아하셨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필리핀으로 가게 됐고 많은 난관이 있었죠. 노래를 전공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걸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거기에 외국으로 제가 나가야 되는 상황까지 오니까 어떤 벽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가 저한테 있어서 어떤 1차 난관이었던 것 같아요. 필리핀으로 가게 됐을 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려고 했었는데, 뭔가 미련이 남으니까 포기가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을 가고 나서도 밴드를 만들어서 활동을 했었고, 그렇게 하나둘 시련 혹은 난관을 이겨냈던 것 같아요. 대학 생활을 하고 군대에 가게 됐을 때, 진지하게 생각했었어요. 전역하고 나서 결정했죠.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말이죠. 제가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까 개인 레슨도 받고 연습도 많이 했었어요. 완전 밑바닥에서 여러 과정들을 거쳤죠. 그때 정말 많이 울었고, 연습하면서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그 순간을 거쳤고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사실 작품 준비가 되지 않아서 오디션에 합격하고 연습까지 했었지만 작품에서 잘렸던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정말 폐인처럼 살았었죠. 주변 지인들이 제 눈을 보고 초점이 없다고 할 정도로 피폐했던 적도 있어요. 집에서 게임만 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제 꿈에 대한 열망이 생겼고, 그걸 또 따라갔던 것 같아요. 이 난관을 이겨내야지 하면서 노력했다기보다는 어느 순간 그걸 넘기고, 넘어졌던 제가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고 뛰어갔죠. 그렇게 이번 작품까지 오게 됐습니다. 결국은 꿈을 이뤄나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강  건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 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디션이 이렇게 안 될 줄 몰랐었었거든요. 전역하고 나서 무너가 저한테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은 더 힘들었어요. 막혀있는 길이 많았고, 어딜 가던 벽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극 중에서 민우가 말하던 게 되게 이해가 많이 갔었고, 공감했었던 것 같아요.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할 수 있겠다는 게 와닿았죠. 나는 연극을 하고 뮤지컬을 하고 싶었는데 내 삶은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는 그 순간이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돈이 무섭다는 걸 느꼈어요. 안정적인 일을 하고 있다가 그게 없어지니까, 내가 꿈을 이루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여유가 없어지고 뭔가 돈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던 것 같아요. 그 괴리감에 많이 시달렸죠. 제가 첫 공연을 하는 날 긴장을 엄청 했었는데, 긴장을 풀기 위해서 대화를 나눴었어요. 그때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이 순간을 위해서 내가 평생을 살았던 것 같다라고요. 최근에 선영 누나랑 같은 역할을 맡은 박다은 배우님이 그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게 자신한테 되게 큰 힘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또 저한테 크게 다가왔었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꿈을 위해서 살아왔던 내가 현실 때문에 이걸 포기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그래도 내가 행복하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바뀌게 되면서 힘든 게 현재 진행형이긴 하지만 이걸 또 제가 이겨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건 배우
강건 배우

 

Q.  다들 첫 공연을 할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일까. 지금은 그래도 첫 공연 때보다 여유가 생겼을까.

박신영  개인적으로 저는 많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사실 첫 공연 때도 긴장이 되지는 않았어요. 연습 과정 때부터 정말 준비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불안감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초연 작품이다 보니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서 그런 부분에서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 공연을 할 때 배우로서의 불안감보다는 그냥 넓은 운동장에 딱 던져진 기분으로 이들이 나의 모습을 보고 어떤 평을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관객들과 소통을 할 정도로 어떤 여유도 생겼고, 객석을 잘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오히려 이젠 즐기면서 공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선오  저도 첫 공연보다는 여유가 생겼어요. 여유롭긴 한데 사실 조금 불안한 부분이 한두 개 정도 있어요.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그래도 실수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조금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제가 흔들리거나 누군가 흔들릴 때 서로 그걸 해결하거나 도와주려고 하는 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강  건  저도 많이 여유로워졌어요. 사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숙련도가 쌓이면 잘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뭔가 많이 여유로워진다면 항상 어떤 사고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어떤 긴장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Q.  멀티 역할 같은 경우에는 다른 배역들에 비해서 퀵 체인지도 해야 되고 다른 두 배역에 비해서 바쁠 것 같은데 어떤가.

강  건  사실 긴장을 많이 해요. 그때 사고가 많이 날 수 있다 보니까 집중해서 준비하죠. 정말 여유를 가질 수 없는 부분이랄까요. 정신 집중해서 준비합니다. 

Q.  창작 초연은 준비해야 되는 게 많다 보니 어려워하는 배우들이 많다. 힘들지 않았나.

박신영  저는 그래서 재미있더라고요. 같이 작업하는 배우들이랑도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기존에 만들어진 작품들은 배우가 투입되면 짜인 틀 안에서 움직이면 되거든요. 그런데 창작 초연 같은 경우에는 하나하나 모든 배우들과 창작진이 만들어나가기 때문에 소통도 더 많이 하게 되고 그만큼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연기하는 배우들의 개성에 맞게 캐릭터가 만들어지다 보니까 기타 작품들보다 더 편한 부분들도 있고요. 

 

 

Q.  지금 공연을 하면서 울림이 있었다 하는 대사가 있다면?

김선오  저는 저의 대사도 좋지만 극 중에 훈이 가 말하는 대사를 개인적으로 더 좋아해요. 훈이랑 대화를 나누는 중에 민우가 "그래도 우리 같은 월급쟁이들한테는 월급이라도 꾸준하게 들어오지 않냐"라는 말을 해요. 그때 훈이가 "그 돈이 꿈꾸지 말라고 주는 돈이잖아"라고 대답해요. 연기를 하면서 그 대사와 장면을 다 알고 있지만 처음 연습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대사만 들으면 그다음 대답이나 연기가 저도 모르게 바로 나와요. 가슴 깊이 박히는 대사인 것 같습니다. 

강  건  제가 해야 할 걸 뺐어갔네요.(웃음) 일단 저는 두 개인데 똑같은 신에서 훈이가 "시장에서 돼지고기 한 근, 수입 프랑스산 돼지고기가 한 근에 2800원이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 대사를 연출님이 되게 좋아하셨었어요. 일면 돼지고기론이라고 해서, 인생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돼지고기가 한국산이냐 수입산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2800원에 맛있으면 되지 않냐라는 그 말이 내가 좋으면 좋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고요.  또 다른 대사 같은 경우에는 민우가 초반에 은비랑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첫눈에 반한 여자와 결혼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너무 귀엽고, 그 뭔가 풋풋함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고 어떤 상황이나 만남에 대해서 대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억이 납니다.

박신영  저는 다 좋은데 개인적으로 노래할 때 울림 있는 가사가 있는데, 내 모습 그대로 노래를 할 때 "나는 나로서 살겠어. 내 모습 그대로"라는 가사가 있는데 되게 좋아하는 가사예요. 뭔가 자신감도 있고 자유로워 보이고 극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은 대사인 것 같더라고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서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강  건  바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저희들끼리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스토리기는 한데, 지금 민우 역할을 맡고 있는 선오 배우 말고 같은 배역에 다른 배우랑 공연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극 중에서 핸드폰을 보면서 대화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그때가 딱 퀵이어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민우 역할을 맡은 진원 배우가 들고 있는 핸드폰이 켜졌더라고요. 핸드폰을 딱 봤는데 분명 공기계인데 화면이 켜지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친구가 너무 당황을 해서 이걸 끄려고 계속 누르고 있는데 그게 바로 꺼지지가 않아서 당황해하더라고요. 그게 소리가 나면 문제가 생기잖아요. 계속 앉아서 대사를 치면서 그걸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웃기더라고요. 다행히 어떤 소리도 안 나고 핸드폰을 끌 수 있었습니다. 관객분들은 그 상황을 몰라서 이 친구가 안도하는 이유를 모르셨겠지만 저흰 그 상황에 당황한 이 친구의 모습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웃음) 사실 어떤 극 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소대에서 배우들끼리만 알 수 있는 소소한 사고들이 재밌는 것 같아요. 아 지금 생각나는 게 하나 더 있는데, 옆에 있는 신영 누나가 공연을 하다가 마지막에 시를 읽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읽어야 하는 시가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시를 읽더라고요. "뭐지?" 생각했었는데 그 시를 읽다가 정말 자연스럽게 원래 시로 돌아갔는데, 관객분들은 모르셨을 거예요. 다들 몰입해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모르셨을 것 같은데, 사실 매일 그 장면을 보고, 듣고 연습했던 저희들은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박신영  사실 은비가 극 중에서 시인이 꿈이다 보니까 일기장에 시를 많이 적어놓거든요. 그래서 일기장에서 시를 읽는 장면들이 좀 있어요. 시가 너무 많다 보니까 헷갈렸던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에서 했던 실수가 기억이 나는데, 그 시를 읽기 전에 제가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거든요. 그러면서 일기장에 다른 장면에서 말하는 시들을 무의식중에 쓴 거죠. 그래서 노래가 딱 끝났을 때 시를 읽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그 시를 읽어버린 거예요. 그런 실수를 했던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 장면에서 일기장에 글을 쓸 때마다 혹시 몰라서 꼭 다음에 읽어야 할 시를 쓰고 있습니다. 노래 끝나면 이거 읽어야 돼 하면서 말이죠. 

김선오  저는 뭐가 있을까요. 극이 시작하면 정신없이 달려가서 잘 기억이 안 나요. 아, 오늘 인터뷰를 하는 오늘 사고가 하나 있었습니다. 극이 시작되고 나서 무대 위에 계속 있어야 하다 보니까 잠깐 소대로 들어갈 때 빠르게 물을 마셔야 하거든요. 그런데 너무 급하게 마시다 보니까 물을 흘렸어요. 다행히 옷이나 배우들한테 튀거나, 관객분들이 보지 못해서 다행이지만 옆에 있는 누나가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잘 마무리를 했습니다. 

 

 

Q.  우리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나.

강  건  저는 앞에서 말했던 "월급은 꿈꾸지 말라고 주는 거잖아"라는 대사가 진짜 많이 와닿았거든요. 우리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메시지는 꿈을 향해 나아가라는 메시지인데, 사실 공연을 보면서 어떻게 꿈만 쫓고 살아라는 생각을 하는 관객분들이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고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꿈을 꾸세요라고 말하기보다는 꿈을 꾸는 삶도 있어요 하고요. 꿈을 꾸는 삶은 이런 삶이 아닐까요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신영  저는 꿈도 있는데, 사람도 있고 사랑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이 현실을 이겼다랄까요. 극 중 은비와 민우가 꿈과 현실을 두고 싸우지만 사고가 나고, 민우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그가 원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거든요.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그의 연인이었다면 그는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 일을 시작했을 것 같거든요. 

김선오  꿈과 사랑을 말했으니까 전 어떻게 보면 이걸 일상에서 풀어내는 과정들이 우리 작품을 이야기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 안에 꿈도 있고 사랑도 있고, 슬픔도 있거든요. 오늘 하루, 혹은 내일 우리가 겪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꿈을 꾸고 있잖아요. 우리 작품이 그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면 우리는 그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는 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선오  일단 은비 역할을 맡은 두 배우님들이 정말 너무 예쁘십니다. 

박신영  그렇게 말을 한다고요? 그런데 사실 이런 멘트는 강건 배우가 잘하는 건데 오늘 다 뺐어가네요.

강  건  네, 제가 해야 할걸 다 뺐어가고 있습니다.

김선오  선방 필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신영  저는 그럼 라이브 밴드를 말하고 싶어요. 주말에 실제로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를 해주시거든요. 라이브 밴드가 MR이랑 또 다른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되신다면 주말에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강  건  저는 그럼 편하게 오셔서 많은 생각을 하시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약간 여러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라이브 밴드를 한 번 더 말하고 싶은데요. 극 중에 제가 로커로 무대에 오를 때가 있는데 정말 라이브 밴드가 오는 날이면 기타 솔로에 드럼 솔로까지 확 들어오거든요.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콘서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관객분들도 좋아하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라이브가 가지고 있는 강렬한 힘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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