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바겐세일
주식바겐세일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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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바겐세일 장종수 편집국장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서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 성숙하며 행복감 속에 사라진다. 이는 잘 알려진 주식 투자 격언이다. 모처럼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은 넘기 힘든 저항선으로 생각했던 지수 400선을 훌쩍 넘어 430선에 다가서고 있다. 거래소도 9개월만에 900선을 넘었다. 여전히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이 짙게 깔린 속에서도 주가는 올라가고 있었다. 강세장이 비관 속에서 태어난다는 말과 같이 모든 사람이 비관론에 빠져 무력하게 있을 때 주가는 걱정의 담벼락을 타고 오르고 있었던 것일까.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너무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종합주가지수가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주가가 같은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러했으니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할 수가 없는 지경이다. 투자 수익의 기준은 최소한 은행금리나 채권금리는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10년 동안 그대로였으니 주식투자자들의 성적은 형편없을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주식시장은 꾸준히 상승했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어느 나라에서든지 주식시장은 꾸준히 상승한다. 그러나 최소한 지난 10년 동안은 한국시장에서는 이 말은 전혀 맞지 않았다. 은행 예금자나 채권투자자, 부동산 투자자에 비해 주식 투자자의 실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주식시장은 결코 투자자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업들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두 똑같을까. 한국의 주가는 적정한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결같이 한국의 주가는 저평가되었다고 말한다. 흔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한국의 주식은 너무 싸다는 것이다. 주식투자의 기본이 무엇인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주식투자의 황금률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쌀때는 모두 비관론에 휩싸고 주가 하락기에는 공포감이 지배한다. 주가가 한 없이 떨어질 것 같은 공황심리가 팽배해진다. 한국의 시장에서는 이같은 공포감이 오랫동안 지배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공포감을 떨쳐버리고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한국 시장이 너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오고 수출과 내수에서 확실한 시장을 가진 탄탄한 기업들이 많이 있다. 이런 주식들까지 한국 시장에서는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저평가 주식에 대해 그나마 외국인 투자자들이 좋은 평가를 해 주었다. 그리고 이들은 우량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의 우량 종목들은 거의 절반 가량을 외국인이 가지고 있다. 지금 한국의 주식은 누가 봐도 바겐세일 중이다. 사람들이 유일하게 바겐 세일 중에도 사지 않는 것이 주식이라는 말이 있다. 투자의 대가들은 주로 바겐세일 중에 주식을 사라고 말한다. 가치보다 훨씬 저 평가되었을 때 사두라는 것이다. 우리 한국 주식시장은 10년 동안 바겐세일이었다. 대부분의 주식들이 아직까지도 팔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가인 존 템플턴 경은 저평가된 주식 목록을 ‘바겐세일 리스트’라고 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아직도 바겐세일리스트를 채울 주식들이 많다. 템플턴은 그의 말대로 IMF 위기 때 한국의 주식을 샀고 98년에 141%, 99년에는 92%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투자 목록에 들어갈 종목은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내줄 주식보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의 가치가 좋은 주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겐세일 기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어쩌면 한국에서 다시는 이런 바겐세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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