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로또' 공공택지, '벌떼입찰' 매입 규제할 듯
'슈퍼로또' 공공택지, '벌떼입찰' 매입 규제할 듯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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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 "벌떼입찰 LH공공택지 제재·환수 검토" 밝혀
호반·중흥·대방·우미·제일건설 등 5 곳이 5년 간 38% 낙찰

호반·중흥·대방건설 등이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이른바 '벌떼 입찰'로 사들인 LH 공공택지를 반환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건설사는 그동안 벌떼 입찰로 LH로부터 거대규모의 공공택지를 사들인후 집을 지어 많은 돈을 번 데 힘입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제도개선 방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페이퍼컴퍼니(위장회사) 등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이른바 '벌떼 입찰'은 전형적인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면 "제재방안과 환수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강 의원은 원 장관에게 "공공택지 입찰에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몇몇 건설사가 위장계열사를 대거 참여시켜 독식하고 있다. 이는 소규모 건설사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대표적 불공정 사례"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 의원이 원장관에 '벌떼 입찰'을 통한 낙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원 장관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추첨으로 공급된 공공택지 178필지가 있는데 상위 5개의 특정 회사 계열사들이 87필지, (전체의) 38%를 공급받았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원의원의 답변에 추가해 "'슈퍼로또'라는 공공택지 분양에서 호반건설, 대방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제일건설 등 5대 건설사가 약 40%를 낙찰받았다. 이는 정상적인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벌떼 입찰'이 가능한 이유를 묻는 질의에는 "입찰에 응모한 회사에 대해 페이퍼컴퍼니인지 아닌지 실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2020년 7월에 전매 금지 조치, 2021년에는 추첨이 아니라 경쟁 평가방식을 도입했지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되고 있어 올해 들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 101개 당첨 택지 중 직접 택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71개,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진 게 10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벌떼 입찰은 전반적으로 문제 투성이어서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벌떼 입찰로 받은 택지에 대해서는 아직 전매를 안 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근본적인 제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전매가) 이뤄진 필지에 대한 제재방안 또는 환수조치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건설사들이 벌떼 입찰로 LH공공택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사실이 확인되면 매입한 부지를 내 놓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해당 건설사는 주택건설로 엄청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국토부의 제도개선방침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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