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청호나이스, 설치·수리업무 분리는 임금삭감 '꼼수'?
코웨이·청호나이스, 설치·수리업무 분리는 임금삭감 '꼼수'?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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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일방적 추진 중단 촉구…임금을 깎는 효과 등 노동조건 저하 우려

정수기 업체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설치와 수리기사 업무를 분리해 자회사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노조가 임금삭감 등을 우려하면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가 노조와 상의하는 절차를 배제한 채 설치·수리기사 업무를 일방적으로 축소 또는 외주화를 할 경우 업무 범위 축소로 인해 임금이 깎이는 등 노동조건 저하가 우려된다며 이같이 반발하고 있다.

가전통신서비스노조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설치·서비스 노동자들의 업무변경 문제는 일시적이거나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며 “사측은 일방적인 업무변경을 중단하고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웨이는 지난 24일 ‘공기청정기 설치·반환·매변(상위모델로 변경) 서비스 수행 주체 변경에 대한 안내’를 통해 다음달 1일부터 해당 업무를 외주업체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웨이 서비스매니저가 담당하는 설치·수리 업무에서 공기청정기 설치업무를 떼어내 코웨이 자회사인 아이오베드㈜로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코웨이 측은 비교적 단순 업무인 공기청정기 설치 업무를 떼어내 자회사로 이관해 정수기의 신속한 설치와 업무 효율화를 기하고 서비스매니저의 과노동 문제도 해소하려는 차원에서 설치와 수리업무의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외주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무 범위 축소에 따른 임금 삭감 등을 우려했다. 박상웅 코웨이지부 수석 부지부장은 서비스매니저들의 업무량을 덜어주기 위해 자회사로 업무를 이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비스 매니저들은 기본급에 추가 인센티브를 건당 수수료로 받는다. 그런데 이들의 업무 중 공기청정기 설치업무는 많아야 15%, 금액으로 환산하면 28만~30만원 정도인데 사측이 인력충원은 하지 않은 채 업무 과부하로 인해 업무 이관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그는 주장했다.

동종업체인 청호나이스에서도 설치와 수리업무 분리논란이 한창이다. 청호나이스 제품 판매·설치·용역서비스를 대행하는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은 지난 19일 설치율 향상 및 불량지표 개선 등을 목적으로 설치업무 전문조직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원래 정규직 설치·수리기사가 담당하는 하나의 업무를 설치전담과 AS전담 두 개로 분리한다는 의미다.

노조는 사측이 협의도 않고 지난 19일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진 뒤 5시간 만에 ‘설치 전문조직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협을 통해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설치업무에 포인트를 높게 부여해 수당을 더 지급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키로 한 합의가 실효를 거두기 어렵게됐다는 입장이다. 새 운영계획대로 업무를 분리하면 AS전담 직원들은 현재의 임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건수를 처리해야 하는 등 노동조건이 악화될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된다.

나이스엔지니어링 사측은 노조의 반발에 공문을 보내 “설치전문조직 운영을 잠시 보류하고 현장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회사의 취지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달오 청호나이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가겠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조인식 직후 일방적으로 계획을 발표한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난공사 위험, 시간외수당 등 문제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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