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테크에서는 원색적인 폭력·성범죄·갑질 '난무'
코레일테크에서는 원색적인 폭력·성범죄·갑질 '난무'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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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테크 사업소장, 직원 때리고 여직원 성희롱·성추행도
피해 직원"소장 말은 곧 법이었다" 증언…노동부 조사 착수

열차 차량 청소 등을 담당하는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테크에서는 폭력 등 야만적인 직장 괴롭힘이 자행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 분당차량환경사업소 A 소장이 직원을 폭행하는 것은 물론 성희롱과 성추행에 갑질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피해직원들은 심지어 소장의 지시에 따라 술자리에 가지 않으면 무시와 냉대를 당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유도 모른 채 머리에 발길질을 당했다는 폭로가 잇따라 충격적이다.

고용노동부와 코레일테크 본사는 이런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2일 진정서를 접수하고 피해를 제기한 노동자와 가해자인 소장에게 출석통지서를 29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테크 본사인 코레일 측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소장의 원색적인 직장 괴롭힘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단 소장을 수서 차량환경사업소로 발령해 피해자와의 분리시킨 상태라고 밝혔다.

30일 진보성향의 인터넷매체 ‘프레시안’ 보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레일테크 분당차량환경사업소 노동자 3명이 폭로한 소장의 직원 괴롭힘은 충격적이다. 그런데도 이들 피해 노동자는 "소장 말이 곧 법이나 다름 없었다"며 항명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냥 당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20여 년간 차량청소 일을 해온 60대 직원 B 씨는 지금도 소장의 폭력을 생각하면 열 받고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2020년 10월 소장이 사무실로 불러 자리에 앉으니 소장이 갑자기 욕설을 퍼부으면서 뒤통수를 발길로 두 차례나 차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장이 다짜고짜 폭력을 휘두른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먹고 살려고 꾹 참았다고 고백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직장 동료가 소장을 찾아가 그를 그만 괴롭히라고 말한 데 대해 소장이 화풀이로 자신을 때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60대 노동자는 말했다.

대전 중앙로역 인근에 위치한 코레일테크 본사 전경.(사진=홈페이지 캡처)
대전 중앙로역 인근에 위치한 코레일테크 본사 전경.(사진=홈페이지 캡처)

소장의 B씨에 대한 괴롭힘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어느 날 소장은 B씨가 속한 팀을 모두 불러 모은 자리에서 ”OOO(B씨의 이름)를 때려 죽여버리려고 했다“고 말한 등 때린 것도 모자라 전 직원 앞에서 무시하고 창피를 주었다고 밝혔다. B씨는 전 직원들이 이 상황을 알고 있으나 소장의 말을 거역하거나 항명할 수 있는 직원은 없는 것이 현 직장 분위기라고 전했다.

동료 C씨는 B씨가 이렇게 당한 데 대해 ”B씨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한글도 모르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폭력이 직장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바로잡히지 않는 것은 이런 문제를 제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직장문회에 있는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A 소장은 여성 부하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성추행을 서슴지 않았다. 여성 노동자인 D씨와 E씨는 A소장이 "술자리 참석을 강요했고 그 술자리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하거나, "악수를 하자며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간질였다"는 등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고 그들은 폭로했다. A소장은 술자리 동행을 거부할 시 이들을 냉대하고 무시하는 등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고 토로했다.

기간제 노동자로 지난 2월 입사한 40대 D씨는 공무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성희롱과 갑질을 참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실력으로 평가받는 게 아니고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갈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소장의 강요로 자주 술자리에 참여해 술자리에서 소장을 칭찬하고, 술을 따라주고 술을 받는 '술 상무' 역할을해 소장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D씨는 "술자리 비위를 맞추면 다음날 해장국까지 사주면서 편하게 대해주지만, 술자리 동행을 거부하면 투명인간처럼 대했다"며 "술자리에 가서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D씨는 "소장의 제안을 거부하자니 보복이 두려웠다"며 "소장 말이 곧 법이나 다름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 노동자인 E씨도 A소장이 청소 업무에서 행정 업무로 전환 기대감을 품게 하며 술자리 참석을 요구하거나 스킨십을 했다고 밝혔다. E씨 역시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소장에게 인사권이 있고 (노동자들은) 다들 생계 문제가 있으니까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A 소장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사에 제가 감사를 요청해서 감사가 진행 중이고 끝날 때까지 이 사건에 대해 답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언급을 피했다. A소장은 "감사가 끝나고 난 뒤 (피해를 제기한 노동자들에게)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니 사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명규 코레일테크 경영관리본부장은 며칠 전에 피해자 제보를 접수해 조사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정확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고 이 문제를 감사실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전수 조사를 예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감사실에 전수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를 두고 코레일테크 노동자가 소속된 철도노조는 외부 기관을 통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식 철도노조 조직국장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이 일로 인해 피해자가 어떠한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며 "내부 감사가 투명하지 못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외부 기관에 감사를 요구했고,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를 요구했고, 분당 차량환경사업소만의 문제가 아니니 전수조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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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경열 2022-09-02 13:08:32
범죄자 지켜주는 회사 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