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골프 회원권 관리 '엉망'…회원들 불만 '폭발'
아난티, 골프 회원권 관리 '엉망'…회원들 불만 '폭발'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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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 회원값 하락에 부킹도 안된다며 이만규 대표 책임져라 '한 목소리'
한 직원, 커뮤니티 게시글에 "망해가는 회사 회원권 왜 사냐"고 답글 달아
직원들 불친절 등 서비스개선 요구 속출하지만 '먼지쌓인 리조트'라는 게시글도

고급 리조트 운영기업 아난티(회장 이중명, 대표 이만규)가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실적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부킹도 잘 안 해주는 일이 잦자 회원권 소지자를 중심으로 회사 안팎에서 각종 불평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텔 및 리조트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는 회원들 사이에서도 종업원들의 불친절 등 서비스 미흡을 지적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레저업계와 익명커뮤니티 사이트에 따르면 아난티는 남북관계 악화로 그동안 공들여 온 금강산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을 철수하고 서울 강남과 제주 등에서 호텔 및 골프장 사업을 더욱 확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 확대에 열중한 탓인지 기존 골프장 회원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회원권 가격하락으로 재산상의 손실이 적지 않은 데 부킹마저 잘 안되자 아난티를 상대로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레지던스 회원권을 제외한 골프·휘트니스·펜트하우스 회원권 가격은 최소 1억원 중반에서 최고 6억원에 달하지만, 회원들 사이에서는 제때 부킹·예약이 불가능하다며 회원권이 사실상 효력이 정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아난티 골프장 회원권 구매를 희망하는 이용자의 게시글에 회원권은 '빚 좋은 개살구'라고 표현하며 "망해가는 회사 회원권 왜 사냐"는 내용의 답글을 달았다. 이어 그는 "아난티 회원권 가치 뚝뚝 떨어지고 있다"며 "관리는 점점 안 되고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회사가 어려움에 빠진 이유로 부채 증가와 직원 구조조정·협력업체 계약 해지 등을 들었다. 빚이 많아 감량경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따라 회사 측이 인력감축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상당수의 협력업체와의 계약도 해지하면서 회사가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회사가 회원 및 회원권 관리를 제대하지 못하면서 수억원에 달하는 고액 회원권의 가격하락이 이어졌다는 얘기다.

아난티의 골프장 회원권 관리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호텔 및 리조트 회원권을 보유한 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미흡도 비판대에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남해 아난티에 머물렀던 A씨는 화장실에서 담배 냄새를 느껴 직원을 불러 원인을 물었으나 직원은 담배 냄새가 아니라고 답했다가 그럼 화재경보기 누를까요 되 묻자 그제서야 직원은 "담배 냄새 맞는 것같다"고 인정해 회사측이 직원들에 대해 고객 응대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만규 아난티 대표.
이만규 아난티 대표.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아난티 직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용자는 "남해 아난티 직원들 응대가 다른 지역보다 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나도 남해 아난티 방에서 담배 냄새가 났었다"며 "베란다와 욕실쪽에서 올라왔고, 남해가 좀 흡연에 관대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 네티즌은 '먼지 쌓인 리조트'라고 수식하며 시설 보수 미흡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비록 아난티가 회원관리에는 소홀한 편이나 경영실적은 호전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은 219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골프장 회원권 가치 하락 △직원 구조조정 △협력업체 해고 △서비스 불평 증가 등의 문제로 회사에 대한 신뢰와 이미지는 실추되고 있다.

한편 아난티는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가진 회원에게 약정한 라운드 횟수를 보장하지 못한 미이용 횟수에 해당하는 만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서울울중앙지법 민사 3-1부(부장판사 석준협)는 올해 3월 아난티(아난티클럽서울 주식회사)가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패소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에서 “원고에게 719만6000원을 지급하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사는 2007년 3월 28일, 경기도 가평 소재 골프장에 대한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양수했다. 이후 A사는 아난티로부터 증서를 발급 받았다. 이 증서에는 ‘매월 주중 8회, 주말 4회 시설 제공 의무’가 있다고 명시됐다. A사는 회원권 취득 이후 꾸준하게 골프장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2016년부터 예약 신청한 날짜와 시간에 예약배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예약 신청이 거절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A사는 아난티가 예약 보장을 지키지 않고 계약불이행을 지속하자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아난티측은 “모든 회원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에 A사가 항상 골프장을 이용할 수 없다”면서 “선호 시간대 이용에는 회원들 사이에 경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에는 회칙에 따라 배정된 회원이 골프장 시설 이용권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아난티측 항소를 기각하고 A사 손을 들어줬다.재판부는 “골프장 이용에 관해 선호도가 높은 시간대가 있어 회원들 사이에 경합이 발생할 수있다는 점, 그로 인해 제때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정들”이라며 “그 대책도 피고가 미리 세웠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의 주장은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매월 최소 주중 8회, 주말 4회 이용)을 했다는 것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난티 측은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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