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펀드] 약세장 알짜株로 돌파한다
[가치주 펀드] 약세장 알짜株로 돌파한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5.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평가·우량종목에 집중투자…안정적인 수익 제공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워렌버핏의 투자전략으로 유명한 ‘가치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그의 투자 기법은 간단히 말해 저평가주에 장기투자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투자자들은 장기투자와 가치 투자가 정석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돈이 왔다갔다하는 투자에서 결의와 끈기를 갖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개인들이 직접 투자로 버핏의 가치투자 방식을 따라하기 힘들다면 간접투자를 통해 흉내를 내보는 건 어떨까. 바로 가치주 펀드다. 가치주 펀드는 저평가된 종목 가운데 미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고, 시간이 지나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오르면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단기간의 큰 수익보다는 장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의 장기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를 분석한 뒤 종목을 선정해 투자하는 ‘톱다운(Top-down)’방식이 아닌 종목 선정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바텀업(Bottom-up)’방식으로 투자대상을 고른다. 가치주 펀드는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약세장에서 강하다는 것이다. 시황에 흔들리지 않고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므로 시장의 급등세가 꺾여도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 또한 중소형주가 많이 올랐던 최근 장에서 이 펀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주들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방식으로 펀드 수익률에서도 줄곧 수위를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치주 펀드의 경우 한번 주식을 사면 적정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시장전체 지수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어떤 상품이 있나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가치주 펀드는 템플턴자산운용의 '템플턴 그로스 펀드’다. 1999년 2월 ‘템플턴 그로스 1호’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안정적이면서도 매우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운용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것을 기본 투자 방침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펀드 규모의 확대와 함께 대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한 종목당 3~5%까지만 투자해 한 두개 종목의 수익률이 내려가는데 따른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 하락 위험을 최소화했다. '템플턴 그로스 1호’의 경우 9일 현재 연평균 수익률이 24.70%에 이른다. 한투증권이 2003년 12월에 내놓은 ‘탐스 거꾸로 펀드’도 대표적인 가치주펀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해 투자한다는 것이 기본 투자전략이다. 종합지수와 상관없이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20~3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삼성전자 등 대형 블루칩은 10% 미만 편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1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거꾸로 펀드는 개별 애널리스트들의 종목 발굴과 운용팀, 리서치팀, 전략팀 등이 함께하는 VALUE 투자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운용된다. 이에 따라 주식운용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별도의 VALUE 투자위원회를 두고 3단계에 걸쳐 종목 선별과 투자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 1단계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저평가 척도를 이용해 투자대상 종목들을 추출하는 과정이다. 그 다음은 투자대상 종목에 대한 기업방문과 정성적 평가 그리고 내재가치 계산 과정이다. 이는 투자종목 1단계에서 5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한 투자대상 종목을 대상으로 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9명에 의해 실행된다. 마지막 3단계 과정은 매주 수요일 VALUE 투자위원회를 통한 투자의사 결정이다. 이 과정에는 스타일팀, 전략팀, 리서치팀 애널리스트 전원이 참석해 종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투자의사 결정을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 최근 6개월, 1년 수익률이 각각 24.83%, 54.16%에 달한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팀파워90펀드는 자산 중 90% 이상을 주식에 집중 투자하고 저평된 우량 종목을 골라 선별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삼성팀파워90펀드의 투자전략 특징은 ▲단기시황에 따른 자산배분을 지양하고 중장기적 상승장세에 적합한 포트폴리오 구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회사의 주식에 집중투자해 장기보유하느 전략 ▲상향식(Bottom-up) 종목별 적정가치 평가에 의해 투자비중 조절 ▲집중적이고 방향성 있는 일관된 매매전략이다. 개방형 뮤추얼펀드로 설계된 이 상품은 투자자가 주주 자격으로 참여하게 돼 운용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판매수수료를 가입 시점에서 한번 내면 언제든지 환매수수료 없이 환매가 가능해 장기투자자의 경우에는 그만큼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2월 설정이후 연 평균 수익률 13.32%에 이르는 수익을 보이고 있다. 삼성팀파워90주식형의 운용역인 서덕식 펀드매니저는 “최근 박스권 장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치주 펀드가 매력적인 투자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저평가 종목은 언젠가 제값을 찾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투자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 투자시 이것만은 알아두자 물론 가치주 펀드에 투자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가치주 펀드의 성과는 시장 흐름보다는 개별 자산운용사가 종목을 고르고 매수 시점을 잡는 능력에 성패가 좌우된다. 따라서 주가 매입 타이밍을 결정하는 펀드 매니저의 능력이 좋아야 수익률도 높아진다는 것. 운용사들의 과거 수익률을 보면 종목을 선정하는 능력을 읽을 수 있으니 운용 능력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대형주 위주의 장이 되면 수익률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특히 가치주들은 거래량이 적어 마음대로 사들일 만한 주식이 부족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뭐니뭐니 해도 가치주 펀드는 워렌 버핏의 투자전략에서도 소개했듯 장기 투자가 기본이다. 느긋하게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단타 위주의 주식투자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