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급여 두배 인상..."직원보수 2% 올려주고, 회장 두 배 올리는 회사 정상이냐?"
포스코 최정우 회장 급여 두배 인상..."직원보수 2% 올려주고, 회장 두 배 올리는 회사 정상이냐?"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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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임금 인상률 3년 내내 2%대...崔, 비상경영 뒷전 사익챙기기 비판
정권교체 후 성추행 성희롱 중대재해 발생으로 사퇴 압박 버티기 쉽지 않을 전망
최정우 회장
최정우 회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급여 인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직원 임금 인상률은 3년 내내 2%대이 그친 반면 최 회장은 상반기 18억 8400만원을 받아 전년 동기대비 91.9%상승했다. 국내 철강업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16일 발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 회장이 상반기 근로소득으로  회사로부터 18억8,4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동기(9억8,600만 원)보다 8억9,800만 원(91.1% 증가) 오른 액수이다. 국내 철강업계 최고 수준 대우다.

최 회장은 1월부터 3월까지 월평균 7,510만 원을 받았지만, 4월부터 8,640만 원으로 올라 총 4억8,500만 원을 수령했다. 성과 연봉, 활동 수당, 장기인센티브 등 상여금으로 13억9,900만 원을 받았다.

포스코홀딩스 개인별 보수지급금액 (2022.8.26.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포스코홀딩스 개인별 보수지급금액 (2022.8.26.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최정우 회장 급여 산정 방법 (2022.8.26.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최정우 회장 급여 산정 방법 (2022.8.26. 반기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밖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10억9,400만 원(전년 동기 대비 +107.2%), 김학동 포스코 부회 9억4,500만 원(전년동기 대비 +59.9%), 정탁 포스코 사장 8억5,300만 원(전년 동기 대비 +58.3%) 등을 받았다. 

최 회장과 임원들이 성과급 잔치로 고액 보수를 챙긴데 반해 직원의 급여 인상률은 3년 평균 2%대. 직원 임금 인상률은 2019년 2%→2020년 동결→2021년 2.5%(100만 원 별도 지급)에 그쳤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직원 임금을 결정할 시기엔 실적 우려를 앞세워 동결하거나 소폭 상승했다"며 "최 회장과 임원들이 높은 실적을 앞세워 고액 보수를 받아 챙긴 것은 모럴 헤저드이다. 직원보수 2%올려주고 회장은 두배 이상 올리는 회사의 경영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7월 25일자 '매출 역대 최고인데 이익 -14% 뚝…포스코 ‘비상’ 걸렸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2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7월 25일자 '매출 역대 최고인데 이익 -14% 뚝…포스코 ‘비상’ 걸렸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2분기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하반기 경영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보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비상경영 상황 임원 성과급 잔치는 기만행위

환율·금리·물가 ‘3고(高)’ 현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 조선 등 원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최 회장은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비상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하반기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전사통합 위기 대응팀'을 가동을 밝혔다.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 대책을 강조했다. 비상판매 체제 전환으로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안전·환경 분야를 제외한 모든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당시 주요 계열사가 최근 호실적을 발표한 직후의 비상경영 선포라 위기의 심각성을 더한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23조100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 등은 2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는 2분기 매출 19조3310억원, 영업이익 1조76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14.4% 감소했다.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7월 비상경영을 공식화하고 비용 축소를 결정했던 최 회장 등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기만행위라는 것. 

성추행ㆍ중대재해 기업문화 최악

포스코의 기업문화는 최악이다.  성희롱·성차별의 사각지대. 고용노동부가 6월부터 7월까지 포스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직권조사할 당시 실시한 고용평등 조직문화 진단을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성희롱·성차별 방지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고용평등 문제와 관련한 최초의 사업장 진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여성직원 A씨가 같은 부서 상사 4명을 성추행 및 특수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6월7일 경찰에 고소하면서 포스코 내부의 성문제가 불거졌다. 피해자는 선임 직원이 술을 먹고 집으로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행했다. 또 부서 상사로부터 장기간 성희롱을 당했다. 고소에 앞서 지난해 12월 성희롱 사건을 회사에 신고했지만 가해자는 3개월 감봉에 그쳤다. 그 과정에서 사측은 피해자와 가해의 분리 조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포스코의 산재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포스코에서는 1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여 모두 17명의 노동자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이 중 13명이 하청노동자이다.

작업환경 측정 관련서 일부공정의 유해물질 측정 누락으로 광양제철소는 ’16년과 ’19년에 2천 243만원의 과태료(4건)를, 포항제철소는 ’19년에 1천 1백만원 과태료(2건)를 부과받았다.

포스코 중대재해
포스코 중대재해

최회장의 남은 임기는 1년 반 남짓. 실제 성추행ㆍ성희롱ㆍ중대재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시민단체와 노조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로 정권 교체 이후 '새 정권에 새 회장'이란 코드 맞추기설이 나오면서 '중도하차설'이 부상하기도 했다. 매 정권때마다 포스코는 외풍에 시달렸다.  새 정권의 외풍에 견디지 못하고 회장들이 중도에서 퇴진했다. 직전 CEO인 정준양ㆍ권오준 회장 등도 정권교체 이후 중도 퇴진했다.  이런 이유에서 최 회장이 중도 퇴진을 염두에 두고 성과급을 챙긴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전임 권오준 전 회장은 2018년 7월 퇴직 직전인 2017년 이례적으로 전년보다 50.6% 오른 24억7,300만 원을 보수로 챙긴 뒤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집행위원장 김길현)가 지난 7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집행위원장 김길현)가 지난 7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최 회장의 중도하차론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퇴진 압력을 가해는 쪽에서는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코가 민영화된 기업인데 정부와 여당등 정치권이 회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할 권한도 명분도 없다. 그런 면에서 새 정권이 최 회장의 조기 퇴진을 노골화 할수 없는 입장. 더구나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바닥이라는 점도 노골적 압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 회장이 기업에 비상 상황에서 거액에 보수로 사익을 챙긴 것이 드러나 도덕적 비판을 받기 시작한 것이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퇴진압력에 굴하지 않고 임기를 마칠 수 있을 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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