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공급자 중심 바뀌는 시장 틈타 값 인상 '바가지'
현대·기아차, 공급자 중심 바뀌는 시장 틈타 값 인상 '바가지'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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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추가한 연식변경 방식 동원 …2023년형 아이오닉5 430만원 인상
소비자 주권회의, 불필요한 가격인상 자제로 소비자부담 낮춰야 강조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회사들이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는데 편승해 걸핏하면 자동차 가격을 올리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일부 자동차 회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공급자 중심의 시장재편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틈타 연식 변경을 내세우며 앞 다퉈 차량 가격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위원회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동차 회사들의 이같은 가격인상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아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를 더욱 부추긴다는 점에서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소비자주권회의는 보도자료에서 “현대자동차·기아의 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며 “완전변경 뿐만 아니라 연식 변경 차량의 가격도 치솟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현대·기아차 등에 대해 “그동안 연식변경 모델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해온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불필요한 가격 인상을 방지하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데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 현대차는 연식변경으로 이유로 가격을 430만원이나 인상했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5. 현대차는 연식변경으로 이유로 가격을 430만원이나 인상했다.

현대·기아차는 소비자가 주문하면 길게는 1년 6개월 이상 기다려야하는 공급난의 장기화를 틈타 연식변경 등을 이유로 자동차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1분기 내수 승용차 평균 판매가는 4200만1천원으로 재작년 평균가 3823만7250원에 비해 9.8% 올랐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꾸준히 가격을 올렸다는 얘기다.

이들은 가격인상의 주요 이유로 한 두가지 옵션을 추가한 연식변경을 든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2023년형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430만원(개별소비세 3.5% 인하 기준) 올렸다. 대신 배터리 용량을 4.8㎾h 늘리고, 하이패스 시스템과 레인 센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2022년형을 기대하며 약 5200만원에 차량을 주문한 소비자들이 돈을 더 내고 2023년형을 구매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새 차 출고가 길게는 1년 반이상 늦어지면서 이미 차량을 계약한 소비자들이 연식변경을 하려면 추가금을 내야 해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자동차 회사들은 가격 인상 이유로 옵션 추가를  근거로 든다. 기아차는 최근 연식변경 후 2가지 옵션(1열 유리창 차음 글라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추가해 쏘렌토 가격을 89만원 인상했다. 현대차 역시 이런 방식으로 투싼 가격을 231만원 올렸다. 기아차 K5의 39만원 인상에도 이런 식이었다.

자동차 회사들의 연식 변경을 통한 차량 가격 상승은 연식 변경 전 전 계약자들에게 피해가 간다. 물론 연식 변경된 새 차를 구입하는 구매자 입장에서도 성능이나 기증이 변경전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는 데도 값을 비싸게 주고 차를 사는 결과가 빚어진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출고 대기 중 차량 연식이 바뀌면, 추가금을 내며 원하지도 않는 옵션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해야 한다”며 “카플레이션 현상을 빌미로 차량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옵션 선택 폭의 확대, 불필요한 옵션 강매 금지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가격횡포라는 지적에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의 불안전성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 편의사양을 대폭 향상해 상품성을 강화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상 폭 최소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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