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펑' 세탁기 늦장 리콜…정부 조사에 마지 못한 결정?
삼성전자, '펑' 세탁기 늦장 리콜…정부 조사에 마지 못한 결정?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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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드럼세탁기 강화유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라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는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지 한 참 지나 늦장 리콜(무상 수리)에 나섰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폭발사고가 한 두 건도 아니고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진즉에 리콜 조치를 취해야 했으나 정부 당국이 경위 조사에 나서자 마지 못해 사고 발생 한 달 정도 지나서야 무상수리를 결정하는 뒷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드럼세탁기에서 빨래 도중 ‘펑’ 소리와 함께 강화유리가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사고는 지난달부터 이어졌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사고 모델을 중심으로 사고 후 즉각 리콜에 들어가지 않고 폭발사고 세탁기만을 대상으로 교환 수리 등의 조치로 사고를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폭발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정부 당국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진상조사에 나서자 삼성전자는 뒤늦게 리콜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18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드럼세탁기 유리 도어를 무상으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세탁기문 강화유리가 파손된 삼성전자 그랑데 AI 세탁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세탁기문 강화유리가 파손된 삼성전자 그랑데 AI 세탁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두 회사는 “최근 드럼세탁기 일부 모델의 도어 강화유리가 접착 불량 등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해당 모델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삼성전자서비스(1588-3366)를 통해 도어 무상 교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고객 분들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콜대상은 작년 9월부터 올 5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제품번호 10자리 가운데 앞 7자리가 ‘WF24A95’(WF24A9500KV 제외)와 ‘WF24B96’, ‘WF25B96’ 등으로 시작되는 모델이다. 세탁기 전면에 부착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라벨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떨어질 위험이 있는 유리가 아니라 유리와 유리틀이 결합한 도어를 통째로 교환할 계획이다.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폭발사고에 삼성전자가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 정도 지나서야 리콜을 결정한 것은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재벌인 삼성전자가 소비자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하는 듯한 행태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뒷북대응을 비난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한 소비자는 “삼성이 가전제품에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가능한 회사 이미지 추락을 우려하여 쉬쉬하고 넘어가려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리콜을 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탁기 유리 도어가 빨래 중에 ‘펑’하고 터지는 사고가 잇따르는 데도 삼성이 리콜조치를 취하지 않아 “빨래를 할 때마다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삼성 같은 대기업이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 지나서야 리콜에 들어가는 것은 그야말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관련 기관이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경위 파악에 나서면서 리콜을 서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은 최근 삼성전자 드럼세탁기의 강화유리문이 작동 중 깨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잇달아 소비자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삼성전자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삼성전자 측에 사고 건수, 사고 경위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18일 보냈으며 다음 주 중으로 관련 자료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도 이날 소비자보호차원에서 삼성전자에 사고 관련 해명과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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