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임원 성추행 의혹 부실 대응...SK ESG경영 위기론
11번가 임원 성추행 의혹 부실 대응...SK ESG경영 위기론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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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ESG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스퀘어의 커머스 자회사 11번가에서 남성 임원이 동료 여성 임원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임원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던 최고경영자급 임원도 관리 책임 미흡을 이유로 견책 처분을 받았다.

동아일보는 16일 <[단독]‘임원 성추행’ 의혹 놓고… ‘부실 대응’ 논란 불거진 11번가>제하 기사를 통해 4월 11번가에서 임원 회식 자리에서 남성 임원 A 씨가 여성 임원 B 씨을 성추행한 일이 발생했지만 회사가 부실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남성임원 A씨는 지난 4월 임원 회식 자리에서 같은 직급의 여성 임원 B 씨의 주요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다. B 씨는 당시 회식 자리에 동석했던 최고경영자급 임원 C 씨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에도 A 씨와 B 씨가 함께 하는 대면회의가 열리는 등 성범죄 신고 후 직장 내 분리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 

B 씨는 A 씨가 지난 2019년 12월 송년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던 내용도 회사에 함께 신고했다. B 씨의 신고 이후 11번가의 일부 여성 직원들도 2014년과 2015년, 2019년에 걸쳐 A 씨에게 성희롱 또는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SK그룹 윤리경영 제보 채널에 증언한 것으로 알려진다. 

B 씨는 6월 말 퇴직해 현재 직장을 옮긴 상태. B 씨의 퇴사가 성추행 사건과 회사의 미흡한 대처 때문이라는 추측이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서 제기됐다. B 씨는 A 씨와 회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고인이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해서 그 부분을 회사에 소명했다”면서 “(성추행·성희롱 행위는)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다. C 씨는 “관련 내용은 회사 인사팀을 통해서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이달 1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A 씨와 C 씨에 대해 각각 정직 1개월과 견책 징계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징계 결과에 반발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번 주중으로 최종 징계 처분이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11번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 징계 처분이 결정되는 대로 해당 사건에 대해 사내에 공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ESG경영에 선도적 기업이다. 이번 계열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으로 겉으로는 ESG경영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내부리스크 관리체계가 곪아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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