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에 노조는 협상보다는 '파괴' 대상?
하이트진로에 노조는 협상보다는 '파괴' 대상?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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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사태 협상보다는 손배소 제기 등으로 노조 파괴전략 동원
노조, 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 하이트진로 특별근로감독 하라 촉구

하이트진로가 윤석열 정권의 친기업정책에 편승해 노조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맥주를 운송하는 화물기사들의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이하 노조)가 두달 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과 관련, 하이트진로가 조합원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파업을 풀 것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트진로의 이같은 압박은 전형적인 노조파괴전략이라고 규정짓고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를 들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는 진정을 냈다. 노조는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진로의 주류제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사용자 지위에 있음에도 교섭을 거부하고, 계약해지하는 등 노조파괴 목적의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의 범죄행위 중단을 위해 특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입장문을 내어 “손해배상 청구는 회사의 정당한 권리행사”라며 “특별근로감독 진정은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본사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한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본사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한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하이트진로의 파업사태는 두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노사가 어떠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날로 악화일로다.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과 파업에 참가한 운송기사들간에 충돌이 이뤄지고 있지만 회사 측과 ‘교섭’을 통한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이다.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기사 130여명은 운송료 현실화와 맥주·소주 운반 차량 운송료 차별 시정을 주장하며 지난 6월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4일엔 노조가 강원 홍천 하이트 공장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 해산에 나선 경찰과의 충돌과정에서 조합원 5명이 강물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파업은 하이트진로 측이 협상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강압적으로 해산하려는 비타협적인 자세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시작되자 하이트진로의 운송업무를 대행하는 100% 자회사인 수양물류는 운송업무를 도급받은 명미인터내셔날과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이 바람에 명미인터내셔널’과 위수탁계약을 맺고 일해온 화물기사 30여명이 계약해지됐다.

하이트진로는 손배소를 통해 화물기사가 파업을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 하이트진로는 6월17일 조합원 11명에게 6억원의 손배소를 내고, 지난달 29일에는 손배금액을 28억원으로 늘렸다. 지난 4일엔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8일까지 복귀하면 민형사 절차를 전면 취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 양측은 지난달 6월24일부터 지난 4일까지 8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수양물류가 “계약해지된 교섭위원과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협상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는 하이트진로의 불성실한 협상과 손배소 제기에 분노했다. 노조 이날 서울 청담동 하이트진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손배소 압박을 하며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하이트진로의 부당노동행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업 돌입 뒤 해고-교섭 해태-손해배상청구는 노조파괴 시나리오 교본과도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하이트진로의 전무이자 수양물류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홍 모씨가 과거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연루됐던 전력을 들어 회사가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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