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충 특파원 일본 증시] 낙관은 금물 "아직 타이밍 아니다..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
[윤충 특파원 일본 증시] 낙관은 금물 "아직 타이밍 아니다..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
  • 윤충 편집위원
  • 승인 2022.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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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회복은 투자자의 희망 사항이다".

글로벌투자은행 HSBC가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프라이싱(Pricing)과 실질 금리의 급격한 하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세계가 인플레이션과 전쟁 중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갈길 멀다"고 매파(hawkish·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줄 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9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고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합리적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연준 고위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바와도 일맥상통한다.

파월 의장은 “심각한 경제적 고통이 오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는 강력하다”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2% 장기 목표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추세 이하의 경제성장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결과는 물가 안정을 회복 하고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를 달성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27년 만에 금리 '빅스텝'을 단행했다.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리 인상 폭은 예견된 수준. 1995년 2월 이후 최대이다. 현재 금리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5일에는 인도 준비은행도 기준금리를 4.9%에서 5.4%로 0.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루피안에 대항하기 위해 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시장에 많은 돈을 풀었던 인도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이제는 유동성을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도의 월간 물가는 4월 8년 만에 최고치인 7.79%를 찍은 후 5월 7.04%, 6월 7.01% 등 3개월 연속 7%대를 기록 중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경제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아시아의 일부와 러시아를 제외한 거의 전 세계에서 금리 인상이 이루어졌다. 인플레 진압과 통화방위 때문에 어느 정도 경기를 희생하는 스탠스다.

코나나 바이러스→러, 우크라이나 침공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마비됐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이할 때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공급망 교란으로 에너지 자원과 식량 문제를 발생시켰다. 여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까지 특수요인이 겹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이들이 진정되면 인플레이션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마넥스 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 오츠키 나나(大槻奈那)는 5일 <금리 전망과 투자타이밍: 과도한 낙관은 아직 이르다>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리세션(Recession:일시적 경기후퇴)의 확정을 기다리며 시장의 향방이 낙관적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큰 기회는 리세션 종반 이후. 시장의 흐름이 명확해 지는 1분기 이후 투자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3.6%를 제시했다. 하향 조정의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예상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계속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이 지적됐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0%에 매우 가깝거나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스리랑카, 레바논 등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신흥국으로 도미노 디폴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에 적다.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이 외환보유액이 많다. 경상수지가 흑자이기 때문에 금융 긴축 상황에 잘 대비돼 있다는 것.  문제는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5개월 연속 엑소더스하고 있다. 자본 이탈이 발생하다라도 한 나라에서 빠지면 다른 나라로 유입되던 과거 양상과 다르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하강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대응한 금융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정책금리의 효과가 늦어져 오는 것. 바닥에서 금리 인상 효과가 약하다고 서두르면서 너무 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반년부터 1년 후에는 경기 후퇴를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율이 피크 아웃하는 것과 동시에 금리 인상은 정지된다. 예외적으로 1980년 초와 2000년경에는 금리 인상 종료가 인플레이션율의 움직임에 약간 지연으로, 경기 후퇴(리세션)를 초래했다. 이번에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고 특수 요인이 많을 만큼 당시 이상으로 어려운 조타가 다가올 것이다.

과도한 낙관은 아직 이르다

8월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는 경기후퇴 위험이 크게 멀었다는 견해가 나기 시작했다.  미국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수입 증가 기대를 과거보다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개인 소비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평하다. 개인 소비 동향에 낙관적이 되는 것은 아직 빠를 것이다.

오츠키 나나는 "투자자에게 희망은 있다. 산이 높아야 골이 깊다. 주식 격언이다. 주가가 급락하거나 수일에 걸쳐 떨어져도 떨어진 만큼 오른다는 기대감을 말한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전쟁 리스크 등 특수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했다. 현재의 리스크는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후 물가 압력이 낮아지면 매크로 환경을 조정하여 지나친 경기하락을 방어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일정 수준의 경기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의 리세션 전후의 주가를 보면 가장 크게 상승하는 것은 리세션 직후이다.  1946년 이후 12회의 리세션에서 그 직후에 주가가 상승하지 않은 것은 1회(2001년)밖에 없다. 리세션 중의 주가는 1회(1980년)를 제외하고 거의 매회 대폭 하락했다.  리세션의 확정을 기다렸다가 투자를 해야 한다. 가장 큰 기회는 리세션 종반 이후다. 시장의 행방에 낙관적이 될 때까지, 이후 1분기 정도, 경기 동향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려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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