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진과유진' 윤진솔·이상아, "위로 받는 공연이길 바라"
[인터뷰] '유진과유진' 윤진솔·이상아, "위로 받는 공연이길 바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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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창작뮤지컬 <유진과 유진>이 1년 만에 대학로로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해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창작뮤지컬 <유진과 유진>은 동명의 청소년 소설 '유진과 유진'을 뮤지컬화 한 작품으로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문제, 청소년들이 겪는 폭력과 상처 등을 다루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본지는 이번 시즌 새로 합류한 뮤지컬 배우 윤진솔 그리고 이상아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본 뮤지컬 <유진과 유진> 속 '큰 유진' 그리고 '작은 유진'은 어떤 친구들이 었을까.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며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힌다.

뮤지컬 <유진과 유진>은 오는 8월 28일까지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둘 다 1년 만에 보는 것 같은데, 너무 마른 것 같다. 괜찮은 걸까.

윤진솔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공연을 보시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거든요. 그런데 공연 때문에 빠진 건 아닙니다.(웃음)

이상아  네, 저도 며칠 전에 정말 친한 13년 지기 친구가 왔었거든요. 자기가 13년 동안 제 공연 본 것 중에서 오늘 하루 제일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보고 몸보신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봤었는데 저는 그랬죠. "괜찮다"라고요.

Q.  1년 만에 보는 것 같다. 그 사이사이 올라갔던 작품들도 다 챙겨 봤었는데, 확실히 더 잘하고 있어서 눈길이 갔던 것 같다. 올해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보냈을까.

윤진솔  안녕하세요. 배우 윤진솔입니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될까요? 저는 올해 <메이사의 노래>라는 작품과 <빨래>라는 작품에 올라갔었고, 지금 <유진과 유진>이라는 공연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아  안녕하세요. 저는 이상아라고 합니다. 저는 <태양의 노래>라는 작품을 끝내고 지금 뮤지컬 <유진과 유진>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알고 있던 작품이었나, 혹은 원작을 알고 있을까.

윤진솔  저는 지난해 초연 공연이 올라갔을 때 공연을 보고 알게 됐었고, 원작 소설은 이 작품에 들어가고 연습을 하면서 읽었어요. 작년 공연을 보면서 되게 좋은 인상을 받았던 작품이라 감사하게도 제안을 받게 돼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아  저도 언니랑 비슷해요. 저도 지난해 초연을 봤었고, 책도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 봤었죠. 초연을 봤을 때 저도 너무 재미있기도 하고 너무 좋은 작품이라 인상 깊게 남았었는데 연락을 주셔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초연 공연을 봤던 소감을 듣고 싶다.

이상아  공연이 잘 정돈되어 있고, 되게 많은 애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배우와 연출자들이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공연을 보면서 관객들이 배우와 같이 웃고 우는 게 아닐까 싶었거든요. "참 좋은 공연이다"라는 생각과 "내가 왜 울고 있지?"라는 생각이 같이 떠올랐던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억지로 뭔가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없어서,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윤진솔  저도 사실 이 공연을 봤을 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힘듦이 느껴졌었어요. 그래서 공연을 보면서도 같이 괴로워했고, 이들이 치유를 받을 때 같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공연을 하고 있는 배우들이랑 감정선을 같이 갔던 것 같거든요. 제가 공연을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상아가 이야기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세심하게 고민해서 만들어진 공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었고, 되게 고마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되게 조심하고 있고, 그들을 끌어안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초연을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이상아  당연히 있었죠. 당연히 있었는데...

윤진솔  저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공연을 보다 보면 좋은 작품, 배역에 눈이 가거든요. 욕심이 나기도 하고 어떤 역할을 하면 더 잘 어울릴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Q.  지금 맡은 배역이 공연 볼 때 욕심났던 배역인가.

윤진솔  어땠어요?

이상아  사실 저는 둘 다 생각을 해보긴 했었거든요. 큰 유진과 작은 유진, 생각해 봤는데 둘 다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윤진솔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는 큰 유진을 생각했었어요. 제가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들이 굉장히 밝거나 어떤 발랄한 역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묵직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역할을 할 생각을 하지도 못했었고, 저한테 어울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작은 유진이라는 역할을 맡고 저도 이 친구를 바라보면서 많은 걸 배웠고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걸 알아가면서 공부도 됐고 도움도 많이 됐던 것 같거든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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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작품을 함께 하고 있는 임찬민 배우가 초연 때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을 같이 했었는데, 두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바꿔본다면 어떨 것 같나.

이상아  잘은 모르겠지만 언젠가 된다면 작은 유진 역할도 해볼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긴 하거든요.

윤진솔  저도 똑같아요. 그런데 일단 이번 시즌엔 안될 것 같아요.(웃음) 다음에... 언젠가 다시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이상아  역할을 바꿔 본다면 그것도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엄청 어렵겠지만요.(웃음)

Q.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상아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건 그건 것 같아요. 뭐냐 하면 둘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제가 작은 유진인데 큰 유진이가 노래를 불러야 할 때 먼저 불러버리거나 실수를 한다면... 그런 상상만 해도 정말 아찔하거든요.

윤진솔  네, 맞아요. 정말 아찔하네요.

Q.  그럼 두 사람이 무대에 올라서 실수가 아닌 것처럼 상대방의 노래를 불러준다면 괜찮지 않을까

이상아  그러면 실수가 아닌 것 같아서 넘어갈 수는 있겠네요. 하지만 다들 아시겠죠?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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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습 과정에서 앞서 말한 임찬민 배우를 비롯해 초연 멤버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캐릭터를 잡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어떤가

윤진솔  개인적으로 초연 때 참여했던 배우들이 있다 보니 큰 맥락에서 작은 유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받았던 부분들이 있었어요. 세세한 부분들과 디테일한 감정선에 대해서는 제가 찾아 나가야 하는 거고 제가 만들어야 하는 거기 때문에 도움을 받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 장면들에 대한 상황과 큰 유진과 작은 유진 그리고 그들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 이들이 처한 상황들 그리고 그걸 어떤 식으로 우리가 생각했고 정리했다 하는 부분들을 캐치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어떤 작품이던 초연 멤버들과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화합하기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비해서 공연 자체가 주는 힘이 워낙 강하고, 끈끈한 우정이나 서로를 좋아하고 위로하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베이스로 깔려있다 보니 다들 쉽게 친해졌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줘서 연습을 할 때부터 모든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분들도 다 즐겁고 행복하게 공연을 준비했었습니다. 

이상아  저도 비슷해요. 저는 사실 처음에 너무 어렵고 막막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많은 분량의 어떤 것들을 소화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연습을 할 때 넋 놓고 있으면 다들 와서 "아니야, 상아야 갈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여기선 이런 상황이고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말들을 해줘서 제가 가야 될 길을 비춰줬었어요. 뭔가에 막히면 제가 그 막힌 부분들을 잘 풀어갈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었고,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 여유가 생긴 부분이 있을까

이상아  사실 제가 공연을 할 때 정말 안 떨거든요. 떨어도 잘 안 보이는데 <유진과 유진>, 우리 작품을 할 때엔 정말 맨날 떨고 있는 걸 들켜요. 뭔가 다른 공연들을 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이 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뭔가 오늘은 좀 괜찮았어 하면 집에 가서 완전 녹초가 될 때도 있고, 아직도 적응 기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냥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윤진솔  저도 떨리는 게 있긴 해요. 사실 공연을 하는 게 떨린다기보다는 만약에 제가 어떤 잘못된 표현을 했을 때 그걸 보고 있는 누군가가 상처받을까 봐 그거에 대한 긴장을 항상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저도 어떤 뉘앙스 차이 하나하나를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어떤 떨림이 생기더라고요. 누군가가 저로 인해서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공연을 보고 누군가가 위로를 받고 가면 전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거거든요. 그래서 매 공연마다 정말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솔로 곡 몇 곡 빼고는 둘 다 무대 위에 계속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상아  정말 신경 쓸게 너무 많아요. 숨 돌릴 틈도 없다 보니까 한 번 정신이 나가면 끝나요. 

윤진솔  정말 뭔가 오프닝 하고 끝나는 그런 기분이에요. 다른데 정신 팔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까 오프닝이랑 엔딩만 기억에 남는다 랄까요.

이상아  맞아요. 정신 차려야 돼요. 진짜로.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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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두 사람이 바라본 각자의 유진은 어떤 친구였나

윤진솔  작은 유진은 집에서 스스로를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아이예요. 굉장히 억압받고 있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다 보니 자기 스스로 어떤 실수를 하거나 아니면 모범생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엄마와 아빠가 나를 더 사랑해 주지 않을 거라는 그런 걱정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본인을 스스로 더 옭아매고 누구보다 더 반듯하게 살려고 노력하죠. 그런 와중에 수학여행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나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술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동들을 하게 되는데 그걸 엄마나 아빠에게 들킬까 봐 혼자 괴로워하는 친구죠. 사실 이 모든 게 어릴 적 큰 유진과 같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성추행을 당했었고, 그 기억을 잊게 하고 사건을 묻으려고 하는 엄마와 아빠의 행동 때문에 이 친구가 모든 기억을 잃었던 거거든요. 큰 유진을 만나고 그 기억들을 찾아가게 되는 친구입니다. 

이상아  저는 뭔가 바라보는 큰 유진 말고 바라는 큰 유진이 있거든요. 이번에 대본을 보고 연습을 하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 큰 유진은 커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란 생각을 잠깐 하게 됐었거든요. 저는 큰 유진이 사진작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가 사진작가님들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찍는 걸 좋아하고 관심 있는 친구들이 뭔가 자유롭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뭔가 저한테 크게 다가와서 큰 유진이 참 자유로운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이 친구가 크면 사진작가가 되길 바랐던 것 같아요. 밝다고 딱 정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행복한 아이였으면 좋겠거든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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