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제약 이행명의 빗나간 '가족사랑'이 특별세무조사 불러
명인제약 이행명의 빗나간 '가족사랑'이 특별세무조사 불러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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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에 부동산 편법증여 혐의…리베이트 관행도 여전
국세청,부의 편법승계 과정에서 증여세 등 세금탈루 여부 집중조사 진행

 ‘이가탄’으로 널리 알려진 중견 제약회사 명인제약이 최근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오너일가의 도를 넘어선 지나친 배불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익 편취를 서슴지 않는가 하면 자녀들에게 거액을 주고 부동산을 사주는 편법증여 의혹도 샀다. 아직도 리베이트 관행을 끊지 못해 얼마 전 관계당국에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명인제약 오너일가가 반칙경영으로 배를 잔뜩 불리는 탐욕에 국세청이 철퇴를 가하는 모습이다.

25일 세무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명인제약의 비리 의혹과 이 과정에서 세금탈루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는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제보에 대한 기동타격대 역할을 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칼을 뺐다는 점에서 명인제약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국세청 조사요원들은 명인제약 오너일가의 탈세 혐의에 현미경식으로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단순히 명인제약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이행명 회장 등 오너 일가와 이들 소유 회사, 특정 타 제약사 등도 함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와 이 회장의 두 자녀에 대한 부동산 편법증여 문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인제약 오너일가는 그동안 광고대행업무 일감몰아주기로 사익편취를 일삼아왔다. 명인제약은 그동안 가족회사 격의 광고대행사 메디커뮤니케이션에 일감을 집중 지원하면서 두 자녀는 수 년 동안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 2005년에 설립돼 이 광고대행사는 장녀 이선영씨와 차녀 자영씨가 각각 52%, 48%씩 보유해 자녀회사다.

명인제약은 가족회사에 광고대행을 몰아줬다. 이 회장의 전횡이 가능한 경영구조 아래서 메디커뮤니케이션이 명인제약의 광고물량을 설립 초반부터 2018년까지 독점하다시피 했다. 자연 이 회장의 자녀 회사에 일감몰아주기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 회장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않고 가족회사 일감지원에 나서는 것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명인제약 지분의 거의 100%를 소유해 누구도 일감몰아주기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명인제약 주식의 95.3%를 보유해 사실상 가족 회사다. 이 회장은 물론 장녀 이선영 씨도 명인제약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명인제약은 이 회장이 지난 1988년 창업한 후 잇몸약 이가탄과 소화 기관용 약 메이킨큐 등을 중심으로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견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녀회사에 대한 광고물량 지원도 확대해 왔다.

명인제약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명인제약이 100% 지분을 출자한 광고대행사 명애드컴을 지난 2019년 3월 설립했다. 이 회장이 대표로 있다. 제약업계는 이 회장이 ‘명애드컴’을 설립한 것은 메디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책이라고 풀이한다. 그러나 두 광고대행사 모두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오너일가의 배불리기라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다.

이 회장의 자녀에 대한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특별세무조사를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15년 9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옥이던 서울 서초동 소재 토지와 건물(대지 1178평 지하3층~지상10층)을 938억원에 구매해 현재의 명인타워를 세웠다.

당시 부채를 포함해 총자산이 179억원(2014년 말)에 불과한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총자산의 5배에 달하는 1000억원에 달하는 토지와 건물을 사들인 대해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에 대해 불가사의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가능은 이 회장의 자금수혈로 현실화 됐다.

우선 명인제약은 메디커뮤니케이션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당시 KEB하나은행)에 지급보증을 서주거나 부동산담보를 제공했다.또한 이 회장은 메디커뮤니케이션에 두 차례에 걸려 50억원을 빌려줬다. 당시 메디커뮤니케이션의 각 은행 차입금의 연 이자율은 2%대였으나, 이 회장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인제약은 부모가 자금을 투입해 자녀가 부동산을 취득하게 하는 이른바 ‘부모 찬스’를 이용한 편법 증여 모습과 일맥상통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듬해인 2016년 6월 명인타워 지분 48%를 명인제약에 475억원에 양도해 현재까지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서 이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부동산 편법 증여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힘입어 명인제약의 광고를 대행하거나 제작하는 것에만 의존했던 메디커뮤니케이션은 2015년을 기점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의 2015년 임대료 수입은 5억원이었으나 2016년 19억원, 2017년 42억원, 2018년 44억원, 2019년 47억원 등 해마다 늘었다.메디커뮤니케이션이 맡았던 광고 사업은 2019년 설립된 명애드컴으로 넘어갔다.

명인제약의 리베이트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는 탈세의 온상이라는 점에서 국세청의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진행하면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와 연관된 사안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은 2019년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진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돼 업부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 2014년 의약품 ‘뉴프람정10mg’, ‘명인디스그렌캡슐’, ‘명인트라조돈캡슐25mg’, ‘슈퍼피린캡슐’, ‘코닐정4mg’, ‘코닐정8mg, ‘클로바주’, ‘토파메이트정25mg’의 채택·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제약업계는 명인제약에 대한 세무조사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현재 상위권 제약사인 A사, B사 등 4~5곳이 정기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약사는 세무조사를 받는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명인제약이 리베이트 의혹으로 세무조사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수면아래서 업계 일각에서 진행돼온 리베이트 관행이 다시 표면화하면서 강력한 제재들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회장은 편법을 동원해 자녀에 대한 가업승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세금을 제대로 내면서 부의 이전을 추진했는지는 없다. 그러나 그동안 국세청이 재벌그룹 등에서 일감몰아주기에 의한 사익편취 조사에서 대부분의 경우 세금탈루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명인제약 오너 일가의 배불리기 극대화 작업 과정에서 세금 탈루 여부를 집중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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