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엔 반사회적 기업이란 낙인이 찍혀있다. 장기간에 걸쳐 각종 비리와 횡령 의혹으로 점철된 탓이다. 하지만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일탈 행위에 대한 처벌은 지는 죄에 비추어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 검찰은 이 회장을 비롯한 태광에 반복적으로 면죄부를 준 때문에 가능했다. 태광그룹과 정치권, 권력층간의 끈끈한 카르텔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태광의 범죄행위에 대한 ‘봐주기’를 더는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 급기야 이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와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티브로드 지분 매각과정에서의 2,000억 원 사익편취행위” 및 “김치 와인 일감몰아주기 관련 141억 원 사익편취행위”와 관련해 이호진 전 회장과 김기유 전 경영기획실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회장이 7년 황제보석 기간 중 위장 계열사와 부당거래로 2천억이 넘는 배임·횡령 혐의를 받아 고발이 불가피했다면서 “검찰은 태광그룹에 대한 반복된 면죄부 멈추고, 엄중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티브로드 매각 과정의 배임’의혹은 국세청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몇몇 언론을 통하여 이미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사건이다. 오너 일가는 김치와 와인을 계열사에 강매한 사익편취 행위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치 와인 일감몰아주기 사건’에서 이 전 회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그가 사익편취로 해당 계열사 전체에 피해를 입히고 총수의 개인 소유 회사가 이익을 독점해 횡령과 배임을 서슴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법의 심판을 받은 적이 없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부는 ‘일감몰아주기 내부 부당거래’ 사건과 관련한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대해 “태광그룹이 검찰 수사 기간 중 모든 전산 자료를 폐기하였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불기소 처분이 공정거래법상의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이호진 전 회장이 ‘티브로드 매각 과정에서 관계 회사를 이용하여 일으킨 배임 혐의’와 ‘태광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한 부당거래로 일으킨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고발 및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황제보석’ 기간 중에 발생한 수천억 원의 횡령과 배임 의혹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으나 사법부는 이를 방치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검찰이 이제라도 엄정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더욱이 검찰이 “4,300명 정관계 고위직 골프 로비 사건” 등과 같이 끊임 없는 대기업 로비 스캔들을 일으켜 온 태광그룹에 대해 수년 동안 수사를 미뤄 면죄부를 반복하고 있다며 법치 회복을 내세운 사법부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전해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 한국투명성기구, 흥국생명해복투 등은 지난 13일 서울지방검찰청 청사 정문 앞에서 이 전 회장의 배임 · 횡령을 규탄하고 사법 로비로 끊임없는 문제를 일으킨 태광그룹의 불법 ·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서울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