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제107회-마음을 바꾸는 기술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제107회-마음을 바꾸는 기술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2.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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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에덴동산 교회연합’은 이 교리와 유사한 점이 많아요.”

“이건 진리의 성배지요? 저도 읽어보았는데... 동물을 죽이지 말고 먹지도 말라는 내용이 있던 것 같은데요.”

나는 언젠가 본 일이 있는 책의 내용을 더듬었다.

“우리는 인류가 에덴동산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전제하에 나노바이오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나노바이오 기술은 물리와 화학에서 출발한 나노 기술이 바이오와 융합되면서 인간의 세포조직, 신경조직뿐 아니라 뇌와 마음까지 바꿀 수 있는 기술로 가고 있어요.”

이 문제는 내가 관심이 있어 많이 연구한 내용이었다.

사람 머리카락의 8만분의 1까지 다루는 이 초미세 기술은 세계 주요 대학과 국가에서 연구하고 있다.

산업기술로 출발한 이 기술이 이제 인간의 마음을 지배하려는 경지에 가까이 가고 있다.

나는 전에 미국 내에서 이 기술의 첨단을 가고 있는 하버드대학과 버클리대학에서 내놓은 ‘실리콘 나노선의 표면특성을 이용한 단백질 DNA의 융합’에 대해 상당한 성과를 얻었다는 논문을 본 일이 있다.

“UEC(에덴교회연합)는 인류가 에덴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나는 크리스틴에게 물어보았다.

“남녀가 구분되는 것 자체가 죄악입니다. 더구나 여자가 왜 남자의 갈비뼈에서 나왔습니까? 그 사상 때문에 남자는 언제나 여자를 표적으로 삼고 지배하고 임신시키려고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 아닌가요?”

“하나님은 남자가 여자를 지배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나노바이오 기술은 남자의 그 마음을 고칠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예? 남자가 여자한테 임신을 시키지 않으면 자손이 없어지는데요?”

“그것이 에덴 이전의 세기입니다.”

 

나는 처음에는 크리스틴의 이야기가 황당한 망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자의 본심, 아니 본능 중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하와이 여행 이후 싹트기 시작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뒤 나노바이오 연구소에 들어가 나노바이오 제약 기술을 연구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연구소의 배후에는 UEC가 있었다.

UEC는 세계적 비밀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지휘소는 뜻밖에도 뉴질랜드에 있었다.

나는 그 연구소에 들어간 후 크리스틴과 자주 만났다.

“세계 117개국에 UEC 조직, 아니 교회가 있는데, 두 곳에는 없어요.”

크리스틴의 말이었다.

“그게 어딥니까?”

“한국과 북한이에요.”

“그래요?”

“한수지 씨가 한국 교회 설립을 위해 좀 힘 써 주세요.”

“그냥 교회 설립해서 전도 활동하면 되지 않습니까? 한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니 어떤 종교든 괜찮답니다.”

내가 의아해 하자 크리스틴이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물론 한국에는 신앙의 자유가 있고 누구나 교회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 기독교 국가들이나 신자들, 특히 교회와 일부 성당에서 우리를 주목하고 UEC를  말살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설립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철저한 베일 속에서 선교 활동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UEC의 근본 목표를 간단히 정의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나는 크리스틴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어떤 경우에는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어 물어 보았다.

“인류의 마인드를 바꾸는 것입니다. 아담과 이브 이전의 사람 마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게 어떤 것인가요?”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따먹기 전에는 순수한 인간의 마음이었습니다. 부끄러움도 없고 욕정도 없었습니다.”

“욕정도 없다는 것은...”

“그렇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탐하는 정욕이 없었습니다. 여자도 남자로 인해 희열을 얻는 마인드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에덴 이전의 인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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