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한국도 고물가 비상…한은도 '빅스텝'?
미국도, 한국도 고물가 비상…한은도 '빅스텝'?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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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달 금통위서 기준금리 대폭인상에 무게 분위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조정에서 ‘빅스텝’을 예고했다.'경제 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물가를 우선적으로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도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시장에서는 이달 금통위의 ‘빅 스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 연준은 성장보다는 물가 통제에 우선을 둔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는 종래의 기조를 계속 유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6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통화정책 강화가 당분간 경제성장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을 다시 2%로 낮추는 게 최대고용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의 발언에는 미국경제가 당면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된다. 이번 의사록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90번 나온다. 지난달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6%나 엄청나게 뛰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8.3%를 뛰어 넘은 수준이고 상승 폭으로는 지난 1981년 12월 이래 41년 만에 최대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지않고서는 미국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의 참가자들은 7월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 의사록에는 "(참가자들이) 경제 전망상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게 타당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며 "높아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제약적인 스탠스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으로, 그것도 빠른 속도로 인상하는데 따라 한미간 금리역전도 심화될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 주가 폭락등 금융시장이 불안기류에 휘말리고 환율도 올라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기축통화이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를 좇아 국내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금 유출이 본격화하면 국내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 절하에 따라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 수준이다.

게다가 국내 물가 또한 방치하기 힘든 수준이다. 지난 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안정을 제1의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은은 하반기엔 물가 상승이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스텝 카드를 만지작거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7월 빅 스텝' 가정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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