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설계사, 실적 압박에 범죄에 내몰려...금감원 적발돼 밥통 잃었다
교보생명 설계사, 실적 압박에 범죄에 내몰려...금감원 적발돼 밥통 잃었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보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2명이 고객이 맡긴 보험금을 마음대로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생명보험검사국은이 최근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고객이 맡긴 보험금으로 본인 보험금과 가족 보험료로 내는 등 제 멋대로 사용한 보험설계사 2명을 적발했다. 이들 설계사 2명에 대한 등록 취소 조치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교보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한 법인이 가상계좌로 송금한 단체 일괄수납 개인연금저축 보험료 가운데 추가 납입된 보험료 4714만원을 그대로 입금하지 않고 본인과 가족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데 썼다.

또 다른 교보생명 보험설계사 B씨도 고객 보험료를 함부로 사용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 업체가 가상계좌로 송금한 단체 일괄수납 개인연금저축 보험료 중 신계약보험료 약 2427만원을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B씨도 이 돈을 본인과 가족의 보험료를 내기 위해 사용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에 인지하고 검사를 실시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보험 실적 압박에 보험설계사 범죄에 내몰려

ABL생명에서는 보험설계사가 영업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발견됐다.

C 전 ABL생명 보험설계사는 2016~2017년 자신이 모집한 보험 3건에 대해 보험료 319만원을 고객 대신 냈다. 보험업법상 보험계약을 체결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자에게 특별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C씨가 고객의 보험료를 대신 내 준 것은 실적 압박 떼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은 해당 보험설계사에 대해 생명보험 신계약 모집에 한해 업무정지 30일 조치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고가 난 이후 보험사가 받게 되는 타격이 작지 않다"며 "영업에 관한 부정행위가 근절되도록 업계 전체가 힘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설계사 A씨는 "설계사 대부분이 특수고용노동자이다. 매달 실적 압박에 시달린다. 보험 가입 실적에 적으면 본인과 가족의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하기가 대다수이다. 이렇게 가입한 보험료를 매달 내기 위해 아랫돌 빼서 윗돌을 매운다. 이런 행위가 지속되다보면 결국 고객 돈까지 손되는 것이다. 보험사가 실적 압박으로 설계사를 범죄로 내몰고 있다. 함께 상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