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05화 - 에덴교회연합의 정체
[과학 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05화 - 에덴교회연합의 정체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2.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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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식사를 하러 가면서 그 여자는 종교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기는 ‘에덴 교회 연합’(United of  Eden Church)이라는 종교에 속해 있다고 했다. 약칭으로 UEC라고 했다.

UEC는 인류의 장래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했다.

“인류의 장래를 어떻게 결정하는데요?”

“에덴동산의 실수로 부터 인류의 모든 고뇌가 시작 되었으니,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크리스틴은 그런 단체의 교리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 놓았기 때문에 남자는 영원한 여자의 라이벌이고 고민거리입니다.”

나는 크리스틴이 하던 그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정말 나한테 무엇인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남자는 왜 여자를 성적으로 괴롭혀야 하는가.

버지니아로 돌아가면 크리스틴을 꼭 만나서 그들의 종교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새벽에 잠이 들었다.

나는 8시가 훨씬 넘어서 일어났다.

핸드폰이 울렸다.

“아직 준비 덜 되었어? 아침 식사하러 내려와. 2층 메인 레스토랑이야.”

린윙이었다.

나는 급히 샤워를 하고 머리 손질을 대강 마친 뒤 식당으로 갔다.

린윙뿐 아니라 유성우와 권익선도 벌써 와 있었다.

“수지, 빨리 와. 늦잠 잤구나.”

권익선이 다정하게 말하며 의자를 권했다.

나는 권익선의 얼굴을 보자기분이 착잡해졌다.

어제 밤에 린윙과 달빛 아래 벤치에서 섹스를 하던 사람이 아침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한테 다시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보자 남자의 진심은 어디까지인가 의문이 들게 했다.

어제 밤에 호텔 복도에서 나를 백허그로 기습하던 유성우는 얌전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제 밤에 한 일을 후회하는 것인지, 계면쩍어 그러는 것인지 포커페이스를 하고 있어서 스 속을 알 수 없었다.

“내가 좀 늦었지? 잠이 오지 않아서.”

나는 적당히 변명을 하면서 권익선이 권하는 자리에 고맙다는 미소를 보내고 앉았다.

남자란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심인가? 두 사람 다 어제 밤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뚝 떼고 앉아 있는 모습이 우스웠다.

“성우 오빠는 자고 난 얼굴이 언제나 멋있어.”

린윙이 하는 짓은 또 무엇인가?

어제 밤에 권익선과 몸을 섞어놓고 아침에는 성우 오빠에게 아양을 떨어?

나는 다시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수지는 일찍부터 들어가던데 어제 밤 잘 잤어?”

 

권익선이 물었다.

나한테 자꾸 말이 걸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서핑을 너무 했더니 피곤해 일찍 들어가 잤어. 눈 떴더니 아침 7시야.”

거기다 거짓말까지 능청스럽게 하는 모습이 정말 싫었다.

 

                                       *  *  *

 

여기 까지 한수지의 이야기를 읽은 나는 세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세계였다는 것을 느꼈다.

더욱이 한수지의 고집이 이루어져 가는 과정이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수지의 진짜 모습은 내가 생각해오던 이미지와는 너무나 달랐다.

어쨌든 이야기를 계속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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