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주가 31% 하락 경고
한국은행,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주가 31% 하락 경고
  • 정연숙 기자
  • 승인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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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주범인 ‘탄소’와의 전쟁에 나서면서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이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다. 탄소배출 규제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제철).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삼표시멘트 (시멘트)등 주가가 19~31%가량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에 따르면 정부가 3월 시행한 탄소중립기본법(2030 NDC)에 따라 향후 1년 동안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체의 주가가 31.3%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1차금속 제조업체는 19.4%가량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이 향후 1년 동안 145% 뜀박질하는 상황이 전제됐다.

정부는 3월 시행령을 통해 2030년 탄소배출을 2018년에 비해 40%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기존 감축 목표치(26.3%)보다 13.7%포인트 높였다.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높이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큰 폭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무상할당량보다 탄소 배출이 더 많을 경우 초과분만큼 배출권 시장에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정부 탄소 규제 강화로 수요가 늘어난 탄소배출권 가격이 치솟을 전망이다.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도 지난해 145% 올랐다.

한은은 한국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유럽만큼 오른다고 전제했다. 한국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2021년 말 t당 3만5100원에서 올해 말 8만5900원으로 145% 오른다고 가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가격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유럽의 가격 상승률을 적용했다"며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른 만큼 미래현금흐름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주가와 부가가치 영향을 산출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업체를 비롯한 전기, 가스, 증기 공급업종의 부가가치(기업 영업이익+이자비용+인건비)는 10.9%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제철업체를 비롯한 1차금속  제조업체는 5.2%, 시멘트업체를 비롯한 비금속광물제품 제조업체는 3.7% 각각 감소했다.

이익감소에 주가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 가스 증기 공급업종 주가는 6.2%, 화학제조업종은 4.2% 떨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서비스업을 비롯한 여타산업은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 이들 업종의 부가가치는 0.1% 줄고, 주가는 0.8%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은 잠재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도 탄소중립 관련 제도 변화, 기업들의 저탄소 전환계획 등을 각별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2050년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관련 규제가 강화될수록 허용되는 탄소 배출량이 줄기 때문에 ‘탄소 배출권’을 사고파는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탄소 배출권 시장 규모는 2377억1800만유로(약 317조원)이다. 2년 만에 65%나 성장했다. 주요 시장에서 거래되는 탄소 배출권 가격도 올 들어서만 80% 넘게 급등하면서 관련 투자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23개의 탄소 배출권 선물(先物) 시장(ETS)이 있다. 모든 ETS에서 거래되는 탄소 배출 규모는 글로벌 탄소 배출량(380억톤)의 10분의 1쯤 된다. 지역이나 국가별 상황에 따라 탄소 배출 허용량과 규제 대상 산업군, 탄소 감축 의지 등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ETS는 제각기 운영되고 있다. 구리, 철광석 같은 원자재도 거래되는 시장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탄소 배출권 가격은 원자재 시장과 비교해도 ETS별로 가격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배출권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은 유로존. 2005년 세계 최초로 ETS를 출범시킨 유로존의 2020년 시장 규모는 2100억유로(약 280조원)이다. 전체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 2위인 미국(11%)의 8배에 달한다.  탄소 배출 한도 적용 산업군도 발전, 에너지 등의 기존 영역에 더해 육·해상 운송 및 건축물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Emisstion Trading)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에게 일정량씩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할당해 준 다음, 할당받은 탄소배출권보다 적게 배출한 경우 이를 많이 배출한 사람에게 팔 수 있도록 거래하는 제도를 말한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이 정부가 정한 탄소 배출 허용량을 초과해 경영 활동을 할 때에는 비용을 지불하고 탄소 배출권을 시장에서 구매해 쓰도록 한 제도다. 반대로 허용량보다 탄소 배출을 적게 한 기업은 남는 부분만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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