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02화 - 하외이안 빌리지
[과학 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02화 - 하외이안 빌리지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2.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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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표로 예술제 백일장에 왔던 엄정현은 그날 밤 나와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집을 떠나 여행지에서 만난 우리는 술이 들어가자 마음이 들떴다.

우리는 그날 밤 여관방에서 취중에 선을 넘고 말았다.

뜻밖의 이 탈선으로 우리는 마침내 두 친구의 질투 속에서 결혼을 할 수 있었다.

고유석 교수가 암호를 다 풀어가지고 오면 나와 아내가 함께 나가 점심을 사기로 했다.

며칠 뒤 고유석이 숙제 다 했으니 자기 애인과 함께 나오라고 했다.

나는 안 가겠다는 아내한테 사정을 해서 함께 나갔다.

“엄정현, 정말 오랜만이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고유석이 악수를 청하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사모님은 잘 계시지요?”

아내는 고유섭이 더 나가지 못하게 방어선을 쳤다.

그러자 고유섭의 말투가 바뀌었다.

“아니, 이 자리에서 꼭 그 사람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그렇잖아도 같이 오려고 했는데 시댁에서 호출하는 바람에...”

“그 나이에 아직도 시집살이군요.”

“여자는 시어머니 살아 계시면 환갑이 넘어도 시집 사는 것 아닙니까?”

우리는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었다.

“내 숙제는 어떻게 되었나?”

내가 슬쩍 물었다.

“물론 다 해왔지. 오늘 미인 만난 기념으로 점심은 내가 쏜다. 숙제 대가는 저축해 두어라.”

고유섭은 내가 준 한수지의 USB 말고 다른 것을 하나 더 주었다.

“거기에 풀어 놓은 내용이 있으니 천천히 들어봐. 그 여자 아주 특별한 사상을 가지고 있더군. 그런 여자와 결혼하는 남자는 말라죽을 거야.”

고유석은 한수지에 대해 혹평을 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있기에 고유석이 저렇게까지 막말을 할까.

나는 궁금한 마음에 집으로 오자마자 급히 USB를 컴퓨터에 꽂았다.

- 여자란 정말 특별한 운명을 타고 태어난 것일까? 여자는 왜 남자의 영원한 라이벌인가?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웬 이대녀 이대남 이야기?)

한영지의 목소리와 무척 닮았다.

나는 편안하게 앉아 한수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한수지의 이야기를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여기 소개한다.

                                  *  *  *

- 나와 린윙은 마음이 설레었다.

중국의 외교관이었던 린윙의 아버지가 우리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린윙의 아버지는 하와이 영사로 근무하고 있다.

우리라고 하면 물론 같은 학교의 유성우 오빠와 권익선 오빠도 포함되었다.

네 사람은 비행기로 하와이에 도착했다.

린윙의 아버지는 드물게 보이는 신사였다.

딸의 친구인 우리에게도 깍듯이 존칭을 썼다.

그의 영어는 영국식 표준어였다.

우리는 첫날 린윙의 아버지 집인 공관에서 보냈다.

거실에 마련된 커다란 스크린으로 중국의 최신 로맨스 영화를 보았다.

“린윙은 영화에 취미가 많아 미국 유학을 끝내면 돌아가서 영화 산업에 종사하고 싶다고 해요.”

아버지가 린윙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럼 전공을 아예 예술 방면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유성우가 린윙을 보면서 말했다.

“영화 산업에도 과학 기술이 많이 필요하지요. 린윙은 영화의 획기적인 제작 혁신을 꿈꾸고 있어요.”

아버지가 대신 설명했다.

우리는 이튿날 린윙의 아버지가 마련해준 노스 쇼어의 하와이안 빌리지로 옮겼다.

엄청나게 큰 레저 호텔인데 린윙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VIP 룸 4개를 빌려 주었다.

호텔 앞은 빅 웨이브로 세계적인 파도타기 달인들이 다 모이는 곳이었다.

권익선은 파도타기가 너무 좋다고 입이 쩍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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