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 하향...1970년대식 스태크플레이션 경고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압력이 상승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1970~1980년대 이후 거의 반세기 만이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각) 옐런 장관은 미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현재 거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며 “인플레이션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공급망 교란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성유와 식량 시장도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옐런은 “노동 시장의 건강성을 훼손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정책을 보조할 적절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것. 기준 금리를 인상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옐런은 “현재 역사적인 회복 국면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국면으로의 전환기에 있다”라며 “이는 경제적 성취를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통령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 급등과 관련 “시장의 충격에서 미국이 보호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면서도 “팬데믹 기간 석유회사들이 수요 예측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증산할 유인이 생겼다”고 밝혔다.
글로벌 세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다국적 기업에 대해 최소 15% 이상 세율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법안의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 미국 평균 물가상승률을 4.7%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40년만에 최고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높은 물가오름세로 고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이례적으로 옐런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물가 대책을 논의했다. 물가상승 억제를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 삼기로 헸다.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민주당은 중간선거에 상·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바이든의 권력누수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10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월 이후 뚜렷해지고 있는 하강세가 5월에도 지속됐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비관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8%가 넘는 상승세를 지속했을 것이란 예상이 높다.
연준이 오는 14~15일, 다음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0.5%p 금리를 올린 뒤 9월 20~21일 FOMC에서도 추가로 0.5%p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세계은행(WB)이 7일(이하 현지시간)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고 나섰다.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WB는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월 예상했던 4.1%보다 1.2%p 낮은 2.9%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5.7% 성장률에 비하면 전세계 성장률이 반토막난다는 것을 뜻한다.
WB는 세계 경제가 1970년대 오일쇼크로 성장둔화·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피하지 못했던 것처럼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비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