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러디사일런스' 이경욱·노희찬, "매회차가 즐거워"
[인터뷰] '블러디사일런스' 이경욱·노희찬, "매회차가 즐거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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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이하 '블러디 사일런스)가 2020년 초연에 이어 재연 공연을 시작했다. <블러디 사일런스>는 미스터리한 뱀파이어 스토리의 클래식을 현대적 감성과 유머 코드로 비틀어 발칙하게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기존의 뮤지컬에서 보지 못했던 색다른 코미디의 정서가 제대로 녹아 있으며, 코로나로 위축된 관객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전하고 있다. 무해한 웃음과 유쾌한 에너지로 사랑받고 있는 웰메이드 B급 코믹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는 오는 5월 15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 

본지는 이번 시즌, 재연 공연에 멋과 핏이 폭발하는 개성만점 구마 사제 ‘헌식’ 역으로 참여한 뮤지컬 배우 이경욱과 악의 근원이자 미스터리한 뱀파이어 ‘생제르맹’ 역의 노희찬 배우를 만났고, 다음은 두 배우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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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와 인사를 부탁한다.

이경욱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에서 구마 사제 최헌식 역을 맡은 배우 이경욱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노희찬  안녕하세요. 같은 공연을 하고 있고, 극중 생제르맹 역할을 맡은 배우 노희찬입니다. 

Q.  두 배우는 이번 작품 이전에 초연 공연을 봤던 적이 있을까.

이경욱  저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실제로 보진 못했었어요. 당시 들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려 보자면, 약간 비급 감성이 있는 재미있는 공연이 있는데 이 작품이었다는 거였죠. 먹고사는 게 바빠서 따로 챙겨 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지금 이 작품을 제가 하고 있습니다.

노희찬  저도 비슷해요. 되게 오랜만에 대학로에 코미디 뮤지컬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 시즌에 생제르맹 역을 맡은 조훈 형이 이 작품을 맡아서 준비 중이라고만 들었죠. 사실 이번 작품을 하게 됐을 때 뭔가 되게 반갑기도 했고, 기대가 많이 됐어요. 당시에 제가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유튜브나 여러 영상으로 찾아봤었는데 그렇게 봐도 너무 재밌는 작품이고 넘버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재밌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습을 했고 본 공연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했나.

이경욱  저는 초연 때 최헌식 역을 맡았던 윤석원 형님, 배우님께서 저를 추천을 해주셨다고 들었어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이 작품에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형님에게도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아 그런데 고마운 건 당연한 거지만 이런 생각도 들긴 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왜 이렇게 늦게 알려준 거야 하고요. 정말 첫 연습 때부터 모든 연습 과정이 너무 재밌었고 정말 즐거웠거든요. 지금 본 공연에 들어와서도 정말 하루하루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 다 너무 재밌어요. 또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래서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희찬  저도 먼저 연락을 해주셔서 참여를 하게 됐어요. 생제르맹 역에 누가 괜찮을까 생각을 했는데, 저를 생각해 주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고민 없이 참여하겠다고 했죠. 사실 처음에는 고민도 많았고 뭔가 어려움도 있었어요. 이걸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란 생각도 많았죠.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하면서 용기도 생기고 처음 시도해 보는 연기들이 재밌기도 하고 저 스스로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매일매일 연기를 하면서 저 스스로 저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준비를 하다 보니 지금도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이 작품이 지금 저에게 가장 재밌고 좋은 것 같습니다.

이경욱  사실 연습 과정에서 옆에서 고민을 하는 모습을 봤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우리 작품 같은 장르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고 주로 이런 톤을 가진 작품을 맡아왔고 연기를 해왔다 보니까 편한데 희찬 배우 같은 경우에는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사실 우리 작품 같은 경우에는 조금 내려놔야 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해요. 이런 공연의 특성상 그런 부분들이 없을 수 없죠. 연습 과정에서 그런 부분들이 보이긴 했었는데 말은 하지 않았어요. 본인이 스스로 깨닫고 해결해나가고 있었거든요. 연습 막판 때는 정말 스스로 모든 걸 내려놓더라고요. 그때부터였어요. 이 친구 얼굴만 봐도 웃겼던 게... 그래서 사실 걱정이라기보다는 너무 잘하는 좋은 배우였기 때문에 이 친구가 생각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 또한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연습 때 어려웠던 부분은? 

노희찬  사실 배우로서는 여러 작품, 여러 배역 그리고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험해 보지 못한 직업과 상황에 놓였을 때 그걸 해결해나가고 상황을 벗어나고 응용하고 유추해나가는 과정들이 필요하잖아요. 이런 작품이 저에겐 그런 과정들을 겪게 해준 작품이었던 거죠. 많이 해보지 않았던 장르이자 배역을 맡았는데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탤런트를 잘 정리해서 작품을 보는 관객들이 제가 연기하고 시도하는 모든 것들에서 웃음 짓게 만들고 즐겁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고, 연습을 시작했고 마지막 연습이 다가올 때까지 저에게 가장 큰 벽이 됐었고, 큰 걸림돌이었어요. 사실 이건 누가 가르쳐줄 수도 없는 거거든요. 어떤 상황에 센스 있게 받아치거나 어떤 나 스스로가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동료 배우들과의 타이밍이나 어떤 호흡들이 중요했고 그게 맞아떨어져야 관객들이 웃음을 짖는 포인트가 되는데 그걸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큰 부담이었고, 옆에서 형님이 해결했다고 하지만 지금도 사실 조금 부담이 되긴 하는데 그래도 많이 내려놓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 제가 정말 최고로 웃기는 배우가 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의 만족감을 가지고 저 스스로 계속 숙제처럼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뭔가를 계속 더 시도해 보려고 해요. 

Q.  "내려놓는다"라는 게 참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다.

이경욱  본인이 스스로 벽이 있다고 하는 데 정말 옆에서 봤을 때 전혀 없어요. 걱정도 많다고 하는데 정말 옆에서 보고 있으면 누구보다 재미있는 배우거든요. 제가 사실 공연을 하면서 상대 배우의 연기나 어떤 상황들에 대해서 웃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 공연을 시작하고, 희찬이랑 무대에 오르면서 정말 크게 웃음이 터졌던 적이 한두 번 있어요. 물론 저 개인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됐던 상황이었지만, 그걸 저 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이 충분히 재미를 느끼셨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런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배우라고 저는 생각하고 이미 그런 배우가 돼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같은 배역에 초연부터 함께한 형님들이 있는데, 같이 공연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부담감은 없었나.

이경욱  전혀 없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작품에 대해서 초연이 잘 올라갔었고, 입소문을 많이 탔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재연까지 끌고 올 수 있었던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재연에 참여했을 때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각오, 마음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어요. 물론 이번 시즌에 새로 투입된 배우들이 어떤 장면이나 상황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정말 초연을 했던 우리 황민수 배우나 박한근 배우님, 윤석원 배우님이 되게 균형을 잘 잡아주고 어디로 기울면 다시 설 수 있게 물심양면 도와줘서 그래도 빠르고 쉽게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연습 후반부 본 공연이 들어가기 전에 다들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고 더 재밌게 본 공연에 돌입할 수 있었죠. 초반에 어떤 부담감이나 걱정이 있었지만 다 같이 의기투합해서 작품을 준비했기 때문에 지금은 정말 각자 맡은 바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무대에서 즐기면서 공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각자 맡은 역할을 소개하자면

이경욱  일단 제가, 이경욱이 맡은 최헌식 같은 경우에는 되게 자유분방하고 신앙심이 깊은 구마 사제죠. 얽매이기 싫어하기 때문에 때때로 놓치는 것들이 많았던 친구였는데, 그가 따랐던 신부님의 죽음으로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해요. 구마 사제로서 인정을 받고, 그 스스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신부님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먼 여행을 떠나는 친구죠. 캐릭터의 서사는 이 정도를 생각했었고, 작품 속에서 잘 묻어나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부족함이 없게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그가 하는 행동들이 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잘 뒷받침이 돼서 이야기가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으면 했던 것 같아요. 

노희찬  제가 맡은 생제르맹이란 뱀파이어는 400살이 넘는, 늙었지만 늙지 않은 얼굴로 인간을 탐하는 뱀파이어입니다. 그런데 사실 마냥 미워할 수 없는 뱀파이어라고 생각해요. 

이경욱  네, 정말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인물들이 나옵니다. 정말 연습실에서도, 최근 공연 분장실에서도 저희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정말 누구 하나 동떨어지지 않고 모두 너무 좋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고요. 그리고 약간 인터넷 소설 감성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거든요.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어떤 틀에 갇혀있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할 수 있는 장면들도 많고 캐릭터들도 모두 정해진 장면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라서 정말 좋습니다. 

Q.  방금 400살이라고 했는데, 생제르맹은 그럼 한국에서만 400여 년을 살았던 걸까

노희찬  사실 이게 공연 전에 작가님에게 문자가 왔었거든요. 생제르맹의 전사(前史)를 적어주셨던 거였죠. 작가님이 적어주신 그 생제르맹의 이야기 속에서 생제르맹이 사실은 인간이었고 그 또한 어떤 존재를 통해서 뱀파이어가 됐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스스로 어떤 복수를 하기 위해서 400여 년을 기다린 거죠. 붉은 달을 맞이하고 그의 복수를 위해서요. 그래서 사실 생제르맹이 400여 년을 살았는데 한국에서만 살지는 않았어요. 이집트 같은 곳도 가고 외국도 돌아다녔죠. 시즌 2를 생각하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되게 방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셨었습니다.

이경욱  작가님도 한국에서만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노희찬  네, 사실 어떤 그 예전 드라마 중에서 <별에서 온 그대>라는 작품 속 인물처럼, 물론 그 작품과는 결도 다르고 비교를 할 수 없지만 그 속에서처럼 여러 곳을 다양하게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그게 만약 저라고 생각한다면, 400여 년을 살아가고 있고 죽지 않는 존재였다면 어디든 돌아다녔을 것도 같고요. 그가 처음부터 뱀파이어가 아니었던 것처럼 생제르맹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혹은 죽지 않는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디든 찾아보러 다니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을 것 같아요. 그 과정들을 다 겪고 지금의 생제르맹이 된 거죠. 한국에 들어와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새로운 육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고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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