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62)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1)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에 이혼 소송이 점입가경이다. SK는 '세상. 행복하길'을 캐치프레이즈로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오너의 불행한 이혼 소송에 ESG경영이 빛을 잃고 있다.

12일 조선일보는 <[단독]법원 “최태원, SK 주식 마음대로 처분 못해”... 노소영 가처분 인용>제하 기사를 통해 법원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제기한 재산분할 청구소송과 관련 주식처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월 23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최 회장은 SK 주식(1297만5472주, 17.37%) 350만주(26.97%)를 양도, 질권설정 등 기타 일체 처분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는 것.

노 관장은 지난 2019년 12월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0년 5월 2개 증권사 계좌에 나눠져 있는 최 회장의 SK 주식 650만주 가량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보전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 결과가 1년9개월여 만에 나온 것.

법원은 노 관장 신청 주식의 54%를 인용했다.  전날 종가 기준 7750여억원 규모. 

SK는 SK이노베이션(33.4%), SK텔레콤(26.8%), SK E&S(90%), SKC(41%)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대주주이다. 최 회장은 SK의 최대 주주다. SK의 지분 현황은 최태원(17.50%), 노소영(0.01%), 최기원(6.50%), 최재원(1.08%), 최종현학술원(0.25%)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6.69%이다. 

노 관장은 2019년 2월 4일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을 상대로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노 관장은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가 알려진 뒤에도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이유로 이혼불가 입장을 표명해 왔다. 끝내 최 회장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소장에서 노 관장은 3억원의 위자료와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42.3%에 대한 1조원대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최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SK의 주식 약 1,297만주(지분율 18.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노 관장의 재산분할 청구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노 관장은 최 회장의 뒤를 이어 SK의 지분 약 7.7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등극한다.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이 예상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재산분할 청구 금액보다 많은 주식이 들어있는 증권사 계좌를 특정해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 회장은 이혼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인용된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게 됐다. 일부이긴 하지만 향후 재산 분할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한 뒤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재판 없이 법원 조정으로 협의이혼하는 절차인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성립되지 않자 이듬해 2월 정식 이혼 소송 절차에 들어갔다.

정연숙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