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또 하청 노동자 사망...중대재해법 위반 조사
현대중공업 또 하청 노동자 사망...중대재해법 위반 조사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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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이른 시간 현장 투입…안전관리자 출근 전 사고 발생

현대중공업(현영석 부회장ㆍ이상균 대표)에서 또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울산조선소에서 68일 만에 중대재해로 인해 노동자가 또 숨졌다.  안전관리자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벌이다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사측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지난 2일 오전 7시48분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하청업체 노동자 김모씨(53)가 사망했다.

사고 당일 오전 7시에 조기 출근한 김씨는 동료 노동자 2명과 함께 조선소 판넬2공장 3라인 안에서 취부작업(가스를 이용해 철판을 절단하는 공정)했다. 이때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폭발사고로 안면부와 가슴 등을 크게 다쳐 의식을 잃었다.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전 8시42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당시 김씨 함께 작업을 하던 동료들은  4~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김병조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실장은 “지난 1월24일 중대재해 발생 이후 68일 만에 또 노동자 1명이 재해를 당했다”며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라고 밝혔다.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 김씨가 사망한 현장은 위험에 노출된 곳이다. 호스가 찢어지거나 용접용 절단기의 미세한 균열 등으로 가스가 새어 나와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가스 절단작업과 관련한 잇따른 사고에도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고 작업한 것이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김씨가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의 절단기를 사용하던 50대 노동자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의 사고 당시 안전담당 관리자가 없었다. 안전요원은  오전 8시를 전후해 출근한다. 김씨 등은 안전요원이 출근 전에 작업에 투입된 것이다. 작업장에  불안전한 요소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교육 기회 등을 박탈당한 채 현장에 투입됐다는 지적이다.

김씨가 속한 하청업체가 작업 속도에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노조측 관계자는 추정한다. 김씨가 휴일인 토요일인 데다 이른 시각인 7시 조기 출근해 작업에 투입됐기 때문.

노조 관계자는 “토요일같은 휴일에는 원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대부분 출근하지 않는다. 하청업체 노동자들만 나온다”면서 “각 하청업체는 원청으로부터 일감을 받기 위해서라도 공사기간 등을 반드시 맞춰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른 아침이나 밤 늦게까지 일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휴일 사고의 빈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2일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기업 노동자 김모(53)씨가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은 2일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기업 노동자 김모(53)씨가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 조치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원·하청 포함 약 3만명이 일하는 사업장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 전체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노동부에 요청했다. 중대재해블 발생시킨 사측을 고발하기로 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 대표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요구할 예정이다.

◇現重 반복되는 중대재해 심각

현대중공업은 중대재해가 반복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월 24일 크레인 작업시 협착사고로 노농자 한 명이 사망했다. 작년에도 모두 4건의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월 3일 더불어민주당 산재예방TF는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수진 의원, 김규석 고용노동부 산재에방감독정책 국장, 최현 현대중공업 전무, 정병천 현대중공업노조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불과 한달 만에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예방책이 공염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사가 소통하여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처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불과 한달 만에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갖고 시정하여 일터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분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79.72%)이 최대주주이다. 한국조선향의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지주(30.95%)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는 정몽준(26.60%), 정기선(5.1%)이다. 정몽준ㆍ정기선 부자는 현대중공업지주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정몽준 이사장은 경영에서 물러나 아산사회복재재단 이사장, 울산공업학원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정기선 사장은  한국조선해양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한국조선해양 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사장,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담당 사장 등을 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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