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화나트륨 쏟아져 女통역사 2도 화상 치료비 보상 외면 풀무원 다논
수산화나트륨 쏟아져 女통역사 2도 화상 치료비 보상 외면 풀무원 다논
  • 조경호
  • 승인 2022.0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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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시운전 중 세척액 쏟아져 통역사 2도 화상 후 사후대책 미흡
수산화나트륨 위험성 높은 고위험군 위험물질...화관법 유독물 규제
4일 풀무원다논 무주 공장에서 업무를 하던 중 탱크 내 수산화나트륨을 함유한 세척액이 쏟아져 2도 화상을 입은 여성 통역사 안씨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사진 캡처@경향신문
4일 풀무원다논 무주 공장에서 업무를 하던 중 탱크 내 수산화나트륨을 함유한 세척액이 쏟아져 2도 화상을 입은 여성 통역사 안씨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사진 캡처@경향신문

풀무원(이효율 CEO)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풀무원 다논(정희련 대표) 무주공장에서 고온의 세척액이 쏟아져 프랑스 기술자의 통역을 위해 방문한 프리랜서 통역사 안모(여ㆍ35)씨가 신체 표면 6%에 2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다.  프리랜서는 개인사업자라는 이유에서 치료비 전액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14일 "공장서 양잿물 쏟아져 화상입은 통역사...'프랜랜서'라 치료비 전액 지원받기 어렵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프리랜서 통역사인 안씨가 풀무원다논 무주공장에서 발효탱크의 시운전을 점검하는 프랑스 기술자를 동행해 통역업무를 하던 중에 고온의 세척액이 쏟아져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4일 오후 오후 12시쯤 풀무원다논 무주 공장에서 발효저장 탱크의 시운전을 점검하는 프랑스인 기술자와 동행해 통역 업무를 하던 중에 탱크 안에 있던 수산화나트륨(NaOH)이 함유된 세척액이 안씨의 정수리와 목, 등 위로 쏟아졌다.  2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현재 통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풀무원다논의 사후 처리가 논란이다. 

안씨가 화상을 입은 뒤 여성탈의실에서 호수에서 나오는 찬물로 열을 식힌다. 사건 발생 이후 30분이 지나 직원 차량으로 인근 보건의료원에 이송된다. 지역 병원의 병상이 부족했다. 안씨는 2월 7일부터 서울의 화상전문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풀무원다논은 사고발생일인 2월 4일부터 7일까지 법인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한다. 이후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은 병원비 지급을 거절했다. 안씨는 800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자비로 부당한다.

안씨는 풀무원다논과 무주공장장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세척액에 포함된 수산화나트륨이 관리 대상 유해 물질로 탱크를 점검하는 작업자들에게 쏟아질 경우 심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사건 발생 전 탱크 장치 이상으로 세척액이 과다 누출된 것을 발견하고도 사측의 후속조치가 미흡했다. 현장에 위험이 상존해 안전 교육과 보호구 등을 요청했지만 사측이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풀무원다논의 대표적 상품 엑티비아 @풀무원다논
풀무원다논의 대표적 상품 엑티비아 @풀무원다논

안씨는 “탱크 안에 있는 액체가 조심해야 하는 물질이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안전화는 따로 마련해 신었고 안전모는 공장에 요청해 받았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세척액에 함유된 수산화나트륨은 관리 대상 유해물질로 유해 위험 방지 조치를 사전에 취해야 한다.

사측은 “공사가 끝난 상태에서 시운전하는 단계라 방열 장비 등은 갖추지 않았다”며 “이 구간은 방열 장갑, 방열복 등을 착용하는 구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씨는 과실이 사측에 있고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측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치료비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안씨가 ‘개인사업자’인 점 등을 이유로 치료비 전액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안씨와 같은 통역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됐다. 산안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 

다만 풀무원다논 관계자는 “과실 여부를 떠나 당연히 (지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할 것”이라고 했다.

수산화나트륨은 수산화 이온과 나트륨 이온이 결합한 물질이다. 물에 잘 녹아 강한 염기성(알칼리성)수용액을 만든다. 식음료, 비누, 세정제, 제거제, 표백제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일각에서는 가성소다, 또는 양재물이라고 부른다.

강산 등 유해 화학 물질이 누출될 경우 중화 약재로 사용된다. 이때 높은 중화열이 발생한다. 잘 활용하면 유용한 물질이다. 취급 부주의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수산화나트륨은 3300여개 사업장에 년간 1800만톤이 사용된다.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 위험물질로 분류된다. 화관법에서는 유독물로 규제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작업환경측정대상물질, 관리대상유해물질, 노출기준설정물질로 분류되어 규제를 받고 있다.

신체에 접촉할 경우, 눈 피부 소화기 계통이나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혀 영구적인 손상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장기간 또는 반복적인 피부 접촉은 피부염을 일으킨다.  흡입 시 영구적인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풀무원다논은 풀무원(69.3%), Danone Dairy Asia SAS(30.7%)이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다논은 2008년 다논코리아(유)를 설립한다. 2009년 9월부터 전북 무주에서 유제품을 생산한다. 풀무원은 2012년 155억원을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된다. 사명을 풀무원다논으로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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