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명품 거래 탈세ㆍ신생아 인신매매 미수 "범죄 마켓 될까?"
당근마켓, 명품 거래 탈세ㆍ신생아 인신매매 미수 "범죄 마켓 될까?"
  • 박경도 기자
  • 승인 2022.0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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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간 거래 과정에서 범죄 발생...관리시스템 부재
국세청 탈세ㆍ공정위 개인정보 등 규제 움직임

당근마켓(김재현, 김용현 대표)이 중고거래 관련한 범죄에 온상이 되고 있다.  당근마켓은 동네를 중심으로 중고 직거래를 하는 플랫폼이다. 3조원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이지만, 중고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몸살을 앓으며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

JTBC는 당근마켓의 경북 대구시 대현동 지역 카테고리에 올라 온 고가의 명품시계 거래 과정에서 구매자가 판매자를 차로 치고 물건만 갖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지난 2일 대구 대현동서 중고물품 거래 중 도주하는 차량을 뒤쫓는 남성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차량의 번호를 통해 B씨 신원을 확인해 23일 체포했다. @JTBC 

지난 2월 2일 피해자 A씨는 당근마켓에 "고가의 명품시계를 225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다. B씨가 물건 구매에 관심을 보이며 쪽지를 남긴다. 명품시계를 구매한 백화점의 영수증을 비롯해 정품인증서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사건 당일 A씨와 B씨는 대현동의 한 대학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B씨는 A씨에게 "혼자오시죠? 껄끄러운걸 싫어해서"라고 말한다. 혼자만 나와 달라고 부탁한다. 

A씨가 당근마켓에 올린 명품 시계 @JTBC
A씨가 당근마켓에 올린 명품 시계 @JTBC

A씨와 B씨는 대학앞 골목길에서 만나 거래를 한다.  B씨는 "이체한도가 초과됐다. 지금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줄 수 있냐"며 시간을 끈다.  진품 여부를 확인하자면서 시계를 보자고 한다.

A씨가 B씨에게 시계를 건넨다.  그런데 B씨가 시계를 건네자마자 갑자기 차를 출발시킨다. 도주하던 차를 막던 A씨는 근육이 파열된다.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B씨를 신고한다. 경찰은 차량번호를 수배해 달아난 B씨의 신원을 확인해 23일 체포한다. 

한편 당근마켓에서 거래하던 C씨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0월 20대 남성이 홍대 앞에서 당근마켓에 올린 고가의 시계를 사는 척하며 한 번만 차보자고 한 뒤 달아났다.  이 시계는 시중에서 약 900만원대에  판매되는 고가의 물품이었다. 

당근마켓은 개인간거래(C2C)이다. 휴대폰만 있으면 인증받아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대포폰으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범죄를 예방하는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인간 중고 거래를 전문 업자들의 상거래를 정의해 모든 판매자의 신용정보를 받아야 한다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판매자의 성명, 전화번호, 주소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제공할수 있로록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가 당근마켓에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세청도 규제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중고판매를 이용해 탈세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 간 중고거래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사업자가 중고거래플랫폼을 통해 고액 물품을 지속적으로 팔아 수익을 올릴 경우 '탈세 사각지대'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자의 '꼼수' 탈세를 지적한바 있다.

박 의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탈세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 빈도와 가격에 대한 적절한 과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했다.

이에 김대지 국세청장은 "(박 의원의 지적에) 100% 공감하고 기획재정부와 상의해 구체적인 과세 기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겠다"며 "(거래가) 계속해서 이뤄지는 사업 성격이 있으면 과세에 반영하도록 돼 있다.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건사고

당근마켓 거래 과정의 부작용도 심각하다. 바이럴ㆍ노이즈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다. 2020년 10월 신생아 인신매매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36주의 신생아를 20만원에 판매하려 한 20대 여성이 경찰에게 체포당했다. 그해 10월 군산시에서는 청소년 장애인을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을 밝혀져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이 결정됐다. 또 성매매와 불건전한 만남을 조장하는 "저를 내놓습니다"는 글이 올라와 문제가 됐다. 23살 여성 A씨는 전신사진과 함께 신상정보를 올리고 자신을 물품으로 등록했다.  성매매나 불건전한 만남을 조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다. 글을 올렸던 계정도 이용 정지 처리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패스가 시행되자 방역패스 거래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근마켓은.

기업가치 3조원의 유니콘기업이다.  당근마켓은 설립 7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을 평가받으며 국내 16번째 'K-유니콘 (Unicorn)'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5년 7월 판교장터를 시작해 3개월 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의미로 '당근마켓'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근마켓는 반경 4~6㎞ 내외 동네 생활권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라이프에 스며든 중고거래 사이트이다.  대도시부터 산간 벽지에 이르기까지 전국 6000여 지역에서 생활 필수앱처럼 이용된다. 새로운 '문화'가 됐다. 청소년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고 있다.

중고거래로 시작해 지역기반 커뮤니티(하이퍼로컬) 슈퍼앱으로 도약한 당근마켓은 국내 경험을 발판삼아 해외 시장도 본격 공략한다. 현재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4개국 87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버전 '캐롯(Karrot)' 서비스 지역·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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