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쪼개기 IPO 주주가치 훼손 논란...정용진 대선 정점에 서다
SSG닷컴 쪼개기 IPO 주주가치 훼손 논란...정용진 대선 정점에 서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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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대선 이슈로 번져 역풍 우려...이-윤-안 규제 필요 한목소리
LG에너지의 모회사 LG화학 시총 반토막 주주권 침해 반발 커져
쿠팡 고평가 기준 잣대 SSG닷컴 고평가...한국 이커머스시장 포화상태

'IPO(기업공개)대어' SSG닷컴이 상장을 앞두고 모회사 이마트의 성장성 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SSG닷컴의 추정 기업가치 10조원. 물적분할 상장으로 이마트의 성장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것. 기업들의 일방적인 물적분할 논란에 대선주자들까지 가세했다. 대선이슈로 번지면서 후보들마다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기업들도 계획을 바꾸고 있다. 

IB업계는 17일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SG닷컴의 IPO가 대선이슈가 된 물적분할 규제에 묶여 차질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마트의 지분을 보유한 개미투자자들은 SSG닷컴 상장이 이마트 성장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 내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다.

이후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이 됐다. 지분현황은 이마트(50.1%), 신세계(26.9%)이다.  현재 모회사인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정용진(18.56%) 부회장이다. 국민연금(12.65%), 이명희(10.00%), 소액주주(57.62%)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회장은 이마트를 통해 SSG닷컴을 실질 지배하고 있다.

SSG닷컴의 예상 시총은 1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마트의 시총을 두 배 이상이다. 

SSG닷컴은 2020년 매출 1조2941억원, 영업이익-469억원, 당기순이익-338억원이다. 매출액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다.

이마트 연결손익계서에 따르면 2020년 매출 22조330억원, 영업이익 2371억원, 당기순이익 36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푸드 등 종속회사를 연결대상으로 하고, 스타벅스커피코라아 등 관계기업, 공동기업을 지분법 대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했다. 이마트만  매출14조2137억원, 영업이익 2949억원, 당기순이익 5607억원이다. 

이마트의 시총과 SSG닷컴의 예상시총만 비교해도 SSG닷컴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SSG닷컴에 예상 시총 평가 기준은 쿠팡.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거래액 대비 2.5배 수준의 시총을 기록했다는 것. 이런 이유를 들어 SSG닷컴의 지난해 연간거래액(GMV)는 5조6000억원대로 추정된다면서 최소 10조원의 시총이 평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SSG닷컴
SSG닷컴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2019년 기준 세계 증시 시가총액 현황을 보면 미국(34조4520억 달러), 중국(6조2570억달러),일본(6조2570억 달러)이다. 한국은 1조4265억원에 불과하다. 2~30배 가량 차이가 있다. 일본과도 5배 차이가 있다. SSG닷컴과 쿠팡과 같은 비교 선상에 시가총액을 산정한 자체가 과도한 평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쿠팡이 현재 시가에서 55%이상 고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진행중인 사업 다각화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사업의 해외 확정이 어렵다는 등을 꼽았다.

◇SSG닷컴 상장에 정용진 대선 한가운데 서다.

SSG닷컴이 순조롭게 상장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 주주들로부터 '쪼개기'우려가 나오고 있다. SSG닷컴이 신세계그룹 신성장 동력의 첨병으로 꼽히는 만큼 상장할 경우 모회사 이마트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기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지적이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 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모회사의 주주가 신설 법인 주식을 하나도 받을 수 없다. 반면 지배주주는 모회사 지분만 가지고도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알짜 사업이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주가 타격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 해 만든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달 27일 상장했다.  모회사 LG화학의 시총이 지난해 최고치인 73조원에서 17일 45조74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LG화학의 2.5배 수준인 105조7680억원이다. 

'물적분할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대선 주자들도 잇따라 규제 공약을 내놓자 기업들도 계획을 바꾸고 있다.

SSG닷컴도 상장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대선도 걸림돌. 대선에서 물적분할 상장이 논란이 된 만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사필귀정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상장사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별도 상장하는 것과 관련해 소액 주주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적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등으로 소액주주 권익이 침해된다는 반발이 커지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14일 자본시장 육성과 투자자 보호에 관한 공약을 발표하면서 “주식 물적 분할 요건을 강화하고 주주 보호대책을 제도화하겠다”며 “분할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고 상장 시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배정하는 방안 등 보호대책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 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공모주를 우선해 배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는 1월 관련 토론회 축사에서 “물적분할로 모회사의 대주주는 지배력과 이익이 높아지겠지만 소액주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 대한 합리적인 보호를 통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물적분할된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심 후보도 이와 관련해 소액 주주 보호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내부에서도 정치권의 지나친 간섭에 곤혹스런 상황.  정용진 부회장은 이미 정치권에서 '멸공'논란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기업의 경영 전략이 정치와 맞물려 여론때문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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