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비자금 칼 끝...지배구조 정점 정원준 향해
신풍제약 비자금 칼 끝...지배구조 정점 정원준 향해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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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조성 도운 납품업체 前직원 협박해 가족회사 일감 수주
신풍 총대 멘 납품업체 대표 도산 후 신풍과 소송 중에 사망 사고

신풍제약(유제만 대표)이 사면초가이다. 경찰 수사의 칼 끝이 신풍제약 오너 일가로 향하고 있다. 원료단가를 부풀려 조성한 비자금을사채업자를 통해 세탁해 오너에게 전달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비자금 조성 관련 경찰 수사 중에 1차 250억원에 이어 추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됐다. 

동아일보는 7일 '[단독] 신풍제약 비자금 알려진 250억보다 100억원 이상 더 많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신풍제약이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의약품 원료 납품회사와 가공거래를 통해 350억원 이상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에 동원된 A사의 전 직원 ㄱ씨가 신풍제약 L전무에게 보낸 협박성 편지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ㄱ씨는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신풍제약과 납품업체 A사간에 가공거래(비자금) 금액은 객관적 서류 증거만 246억여 원이다. 실제 금액은 100억 원 이상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ㄱ씨는 신풍제약과 A사간 비자금 조성을 돕다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30억 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한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비자금 증거 자료를 검찰과 국세청, 금융당국 등에 제출하겠다고 압박한다.

편지가 작성한 시점은 1999년. 2020년 말 경찰이 신풍제약 비자금 조성 혐의 수사에 착수하기 전이다.

ㄱ씨의 가족 명의 회사는 1999년 이후 최근까지 연간 수억 원대의 납품 거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수법은 고전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A사는 신풍제약의 요청에 따라 납품 원료의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한다. 신풍제약은 실제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만 A사에 지급한다. 나머지는 빼돌려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비자금 조성을 위해 어음은 사채업체 C사를 통해 현금화한다. C사 대표는 신풍제약에 근무하다 1997년 퇴시해 어음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다. C사 ㄷ대표는 세탁된 자금은 여러 계좌를 통해 신풍제약 L전무에게 전달한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이 오너 일가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신풍제약 임원 현황(2021.11.25)

◇협력업체 원료단가 추징

A사는 2009년과 2011년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원료 단가를 허위로 높인 사실이 적발된다.  거액의 추징금을 낸다. 신풍제약과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신풍제약과는 무관한 것으로 숨겼다. A사 ㅁ대표는 거액 추징금을 내고 신용불량자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ㅁ대표는 2016년 자신의 업체를 한 통신장비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난다. 인수합병을 앞두고 진행된 회계실사에서 장부에 기재된 30억 원 상당 어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해당 업체가 신풍제약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부족한 어음을 직접 충당하는 조건으로 매각을 성사시켰다. 매각대금을 고스란히 회사에 재투자했다.이 과정에서 신풍제약은 ㅁ대표에게 "잡음이 없도록 해달라. 회사 매각 후 다시 50억원대 원료 납품납품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는다. 2019년 신풍제약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지지부진하자 취소한다. 국민청원도 낸다.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2020년말 ㅁ대표가 사망한다. 

◇신풍제약 모럴헤저드 심각

경찰의 칼날이 신풍제약 심장부를 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비자금 조성과 관련 신풍제약 서울 강남구 본사와 경기 안산시 공장에 경찰이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신풍제약 임원 3명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신풍제약의 불법 주가 부양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신풍제약은 2021년 말라리아치료제인 ‘피라맥스’가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신풍제약 주가는 2019년 말 6000원대에서 2020년 9월 25일 214,0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신풍제약 주가는 피라맥스의 임상2상 유효성 입증이 실패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24,950원(2.7.현재)까지 내려앉았다.

주가 급등 과정에 장원준 전 대표 일가가 주식을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 장 전 사장의 친·인척인 민아무개씨는 지난해 5월 보유한 신풍제약 주식 전량(92만3902주)을 장내 매도했다. 또 장 전 사장이 최대주주(72.91%)인 송암사도 지난 4월 보유 중이던 신풍제약 주식 200만 주를 팔아 1680억원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인위적인 주가 부양이 있었다고 의심한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회사가 개발 중인 ‘피라맥스’를 홍보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풍제약(2021.09.31)
신풍제약(2021.11.25.)

◇장원준 실질 경영

신풍제약의 실질적 오너는 고(故) 장용택 신풍제약 창업주의 장남인 장원준 전 신풍제약 사장.

2009년 신풍제약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1년 분식회계와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임했다. 장 전 사장은 이후 신풍제약 내 공식직함을 두진 않았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장 전 대표는 2015년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송암사를 설립하고 신풍제약 주식을 대량 확보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신풍제약의 지분현황은 송암사(24.20%), 장원준(0.19%), 유제만(0.04%) 등이다. 송암사(장원준 대표)의 최대주주는 장원준(72.91%)이다. 신풍제약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장원준 전 대표는 송암사를 통해 신풍제약을 지배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2011년 분식회계ㆍ리베이트→2017년 국세청 특별세무조사→2021년 비자금 조성 의혹→2022년 자본시장 위반 의혹 등으로 얼룩졌다. 

신풍제약은 1962년 설립된 중견 제약사이다, 항생제와 혈전용해제, 향정신성약품 등을 주력 제품으로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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