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은하철도의밤' 박좌헌·정지우 "관객 박수 소리, 너무 큰 힘 돼"
[인터뷰③] '은하철도의밤' 박좌헌·정지우 "관객 박수 소리, 너무 큰 힘 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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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동화 작가이자 시인, 미야자와 겐지의 소설 '은하철도의 밤'을 모티브로 국내 창작진이 창작한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이 지난해 11월 30일 개막해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의 동명 제목의 원작인 소설 '은하철도의 밤'은 1980년대 센세이션한 인기를 얻은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당시 국내에선 '은하철도의 밤'과 '은하철도 999'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은 2021 더블케이 드림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작품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 조반니가 둘도 없는 친구 캄파넬라의 도움을 받아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아버지를 찾아 은하 철도를 타게 되는 소년 조반니 역을 맡은 정지우 그리고 조반니를 돕는 친구 캄파넬라 역을 맡은 박좌헌을 만났다.

다음은 앞서 진행한 『 [인터뷰②] '은하철도의밤' 박좌헌·정지우, "너는 그냥 특별한 거야" 』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사진 촬영을 제외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음을 밝힌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그럼 극 중에서 별자리 역들을 가는데 실제로 가볼 수 있다면 어떤 역을 가장 들리고 싶나

정지우  작품 속 조반니 로서는 거문고자리 역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거기서 조반니가 가장 부딪히기 싫어했던 현실을 마주하기도 하고요. 제일 무서우면서 마주하기 싫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가야 하는 역이지 않나 싶어요.

박좌헌  저는 백조자리 역이요.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는 역이고 우리 공연에서 제일 즐거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백조자리 역을 먼저 가보고 싶고, 꼭 가야 하는 별자리 역이 있다면 전 제 별자리인 물고기 자리역이요. 제가 물을 또 너무 좋아하거든요. 물에 사는 동물들도 되게 좋아해요. 막 비눗방울도 떠나니고 있으면 좋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 살이 찌지 않는 별자리 역이 있으면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Q.  다이어트가 쉽진 않다.

박좌헌  정말 저는 너무 힘들어요. 다들 정말 너무 말랐거든요. 진짜로 다들 얼굴이 엄청 작고 너무 잘생기고 키도 크고요. 저도 어떻게 보면 전작을 하면서 살을 빼고 왔는데 다들 너무 잘생기고 키도 크고 얼굴도 작아서, 사실 연습할 때 되게 열심히 살을 뺏어요. 제가 또 엄청 잘 치는 체질이거든요. 최고 몸무게가 90대까지 갔었어요.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었기 때문에 더 안 찌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정지우  저는 오히려 <박열> 공연을 하면서 87kg까지 찌웠거든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소년 역할이니까 살을 좀 빼야겠다 생각하긴 했어요. 그런데 연습 시작하니까 절로 빠지더라고요. 

박좌헌  진짜 보면 얼굴이 하나도 안 쪄요

정지우  네, 저는 얼굴이 잘 안 찌는 편인 것 같아요.

박좌헌  저는 엄청 찌거든요. 저는 살이 찌면 바로 턱이 없어져요. 무턱이야 무턱. 그래서 살을 열심히 빼고 있습니다. 

Q.  앞서 지우 배우는 우주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고 했는데 좌헌 배우는 어떤가

박좌헌  영화 <인터스텔라> 보셨나요? 저는 그전까지 우주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는데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보고 우주에 대해서 유튜브로 막 다 찾아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판타지처럼 뭔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갔던 그 경로를 똑같이 따라가 보고 싶달까요. 그렇게 가서 과거의 나를 제3자의 눈으로 보고 싶어요.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말이죠. 그래서 아빠가 딸에게 힌트를 줬던 것처럼 '안돼!' 하면서 힌트를 주고 싶어요.

Q.  그럼 일단... 모스 부호와 2진법을 배워놔야 하지 않을까

박좌헌  힌트를... 주고 싶...

정지우  저는 비행기를 타면 창밖을 계속 보면서 가거든요. 너무 좋아요. 땅에서 올라가고 하늘에서 나아가는 그 모습, 하늘 위로 날아가는 그 창밖의 모습들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사실 어디를 가고 싶다기보다는 지구를 바라보고 싶어요. 하늘 위에서도 좋은데 푸른 별의 지구요. 우주에서 바라보면 푸른 별이라고 하잖아요.

박좌헌  저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우주에서 바라보고 싶어요. 

Q.  두 사람은 여행을 좋아할까. 

정지우  너는 1년에 한 번씩은 속초를 가요. 그냥 바다를 보러 가는 거죠. 바다를 보고 있다 보면 잡생각이 다 없어져서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여행지도 가던데를 가고, 영화도 한번 봤던 영화를 두 번 세 번 계속 보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바다를 보러 속초를 가는 편입니다.

박좌헌  전 20대 초반에 국내 여행을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막 엄청 전국 방방곡곡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래서 20대 후반이 되면 우리나라를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해외로 나갈 나이가 되니 코로나가 터졌어요. 해외를 정말 어디던 나가보고 싶은데 못 가잖아요. 그래서 더 여행 가고 싶은 것 같아요. 국내에서 좋아하는 곳이요? 너무 많아요. 담양도 너무 좋고 전라도나 강원도도 다 좋아합니다. 캠핑도 너무 좋아해서 산속이나 계곡도 좋고 물이 있고 자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던 다 갈 수 있습니다. 나중에 불러만 주세요. 캠핑 엄청 좋아하거든요. 잡념 같은 거 없애는데도 엄청 좋더라고요. 가면 뭐든 일을 해야 하는데 하고 있으면 뭔가 다른 잡생각이 없어져요. 그리고 자연이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서울이랑은 완전 다른 곳이라서 그런가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큰아버지 댁이 홍천 쪽에 있는데 생각 없이 한참 걸어가고 텐트를 치면서 잡념도 없애고, 정작 떼고 불멍을 한없이 하면서 생각도 하고요. 지우야 너도 꼭 해봐.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디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할 수 있거든

Q.  두 사람은 확실하게 성격이 갈리는 것 같다.

박좌헌  맞아요. 너무 달라요.(웃음) 분장실에서도 서로 텐션이 엄청 다르거든요. 저는 텐션을 올려야 해서 하나둘 텐션을 올리고 있으면 지우가 와서 조용히 에어팟을 껴요.(웃음) 

정지우  그런 게 아니라 리허설을 저랑 형이랑 했는데 이제 극장에서는 처음 하니까 형 텐션에 맞춰서 했었는데 되게 위축이 된 조반니가 나오더라고요. 끝이 돼서야 진짜 조반니가 됐어요. 그래서 점점 가면 갈수록 갈 데가 없더라고요. 얘가 성장해야 되는데 그럴 틈이 없어요. 그래서 이제 좌현이 형이랑 할 때에는 말리면 안 되겠다 했어요. 

박좌헌  그럴 수 있죠. 맞아요. 그럴 수 있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공연을 할 때 부담감은 안 느낄까

박좌헌  저는 장난이 아니라 진짜 지우한테도 맨날 이야기하는게 있어요. 지우가 연기를 진짜 잘해요. 얘가 없을 때도 분장실에서 지우 연기 너무 잘한다고 종종 말할 정도로 너무 잘해요. 그래서 얘가 이렇게 잘하는데 이렇게 어린걸 보면서 얘가 내 나이 대가 되면 난 어디에 설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리현이 같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믿음이 가고요. 제가 공연을 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동갑이다 보니 되게 편해요. 그냥 친구라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사랑을 느끼는 친구죠. 정원이 형님 같은 경우에는 진짜 물리적이나 동료로서나 너무 신뢰가 되고 진짜 그냥 나만 잘하면 된다고 할 정도로 형에 대해서는 걱정이 단 하나도 없어서 믿음이 가고요. 그래서 본론으로 넘어와서 부담감보다는 그냥 저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어요. 지우가 에어팟을 낀다는 것부터가 오늘 공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 친구만의 의지인 거거든요. 너무 잘하고 있어서 저는 그냥 지우한테 잘 묻어가자는 생각으로 걱정이나 부담감은 크게 없지 않나 싶어요. 그냥 같이 한다는 게 되게 의지가 되고 다들 그냥 무섭지가 않다고 해야 될까요. 

정지우  저는 좌헌이 형을 믿고 가고 있어요. 사실 저희가 첫 공연을 팀 중에서 세 번째로 같이 무대에 올랐거든요. 초연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던 부담감은 조금 있었는데 형을 믿고 있어서 그냥 갔던 것 같아요. 첫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다 끝나고 났을 때 관객분들이 다들 기립해 주시기도 하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감동을 받았거든요. 우리 작품이 우리에게도 힐링이 됐지만 관객분들도 힐링이 됐다는 그 느낌이 전달돼서 정말 좋았어요.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소리를 낼 수 없잖아요. 그런데 그 박수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데 정말 감동적이더라고요.

박좌헌  맞아요. 모든 노래가 다 끝나고 났을 때 들리는 박수소리. 사실 저는 오디션장에서 정말 떨었는데, 첫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되게 떨리는 느낌보다 너무 좋았어요. 이게 제가 관심을 받으면 되게 기분이 좋고 행복하거든요. 오디션도 저한테 관심을 주기는 하는데 사실 되게 떨려요. 그런데 무대에 올랐을 때 관심을 가져주면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그래서 배우가 된 걸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절 봐줄수록 되게 좋고 계속해서 봐줬으면 좋겠거든요. 

Q.  또 다른 느낌인가 보다. 

박좌헌  다시 생각해 보니 뭔가 오디션보다는 연습할 때랄까요? 그냥 나만 봐라는 생각으로 임하는데 연습할 때는 뭔가 나만 봐! 가 아니라 나만 봐? 나만 보고 있어? 이런 느낌이었어요. 감독님들이 보고 있는데 아이 콘택트를 할 때마다 철컹철컹하더라고요. 사실 연기할 때 떨리는 게 뭐가 없었는데, 연습 때 연습실에서 되게 많이 대사를 절었어요. 지우랑 하면서도 연습 때는 정말 많이 긴장했던 것 같아요. 

Q.  조금 다른 질문인 것 같은데, 이 작품이 어떻게 보면 판타지라고도 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물어본다. 두 사람은 외계인, 우주에 우리 말고도 또 다른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믿나

박좌헌  지우 넌 어때? 말해봐 봐. 안 믿을 것 같아.

정지우  맞아요. 저는 사실 평소에 이런 생각을 안 하거든요. 외계인이나 사후세계 같은 거요. 그리고 SF 영화도 잘 안 보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조금씩 관심이 생기긴 했어요. 뭔가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이 정말로 판타지잖아요. 우주를 열차 타고 간다는 게 판타지적 요소인데, 작품에서 조반니도 처음에 안 믿거든요. 은하 철도를 타고 있다고 안 믿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점점 이 모든 걸 느끼고 온전히 몸을 맡기죠. 그런 것처럼 처음엔 판타지 같은 거에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그런 걸 시간이 될 때 조금씩 찾아봐요. 영화도 전혀 안보다가 뭐가 있나 찾아보기도 하고요. 아 그리고 저는 제 눈으로 본 것만 믿는 스타일입니다. 없을 것 같아요.

박좌헌  저는 정말 믿어요. 난 믿어. 외계인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외계인은 있어요. 제가 상상을 엄청 많이 하긴 하는데,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가도 옆에서 소리가 들리면 괴한이 들어와서 우리를 제압하려고 한다면? 이렇게 옆으로 피한 다음에 제압을 해야지 하고 짧게나마 상상을 하기도 해요. 뭔가 제가 더 상상을 많이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진심으로 외계인은 있습니다.

정지우  존경스럽습니다.

박좌헌  아니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지구에 동물들이 있는 것도 그렇고 인간이 있는 것도 그렇고요. 그리고 지구의 시작 이후에 어느 순간에 공룡도 있었잖아요. 그 뼈들이 지금도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요. 저는 유니콘도 믿어요. 상식적으로 뿔이 달려 있는 유니콘이 믿기 어렵습니까 아니면 오리너구리가 믿기 어렵습니까? 오리너구리가 더 믿기 어렵잖아요. 오리랑 너구리가 섞여있다니? 얼마나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유니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외계인은 분명히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들이 있잖아요.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지 않나 싶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나. 우리 살고 있는 이 은하가 우주엔 지금 우리 곁을 떠도는 먼지만큼 많다고. 그렇게 바라봤을 때 본지도 우리 이외에 지적 생명체가 어딘가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좌헌  맞아요. 있어요. 분명히. 무조건 있어요. 제가 그걸 봤거든요. 그 초확대 현미경으로 사람의 눈을 확대해서 봤는데 그 안에 은하가 담겨있더라고 하는 걸요. 은하가 사람의 동공 안에 있는 것처럼 은하 속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을 겁니다.

정지우  살짝 위험한 말이네요.

박좌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같이 살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조심해야 됩니다.

Q.  옛날에 그런 말도 있지 않았나. 사람 몸 안에 또 다른 우주가 담겨있다고.

박좌헌  헛소리라고도 볼 수 있는데 정말 있어요. 

정지우  전 아직 먼 것 같아요. 예술가라고 한다면 형처럼 상상도 하고 할 줄 알아야 되는데

박좌헌  망상에 사로잡혀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Q.  극과 극인 것 같다.

박좌헌  맞아요. 그럴 수 있죠. 사실 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너무 좋아요. 진짜 뜬구름 잡는 소리일 수도 있는데 진짜 밤새 이야기할 수 있어요. 나는 왜 살지 이런 질문부터 사람 사는 이야기요. 그리고 제가 술을 좋아하거든요. 혼자 먹는 거 너무 좋아해요. 술을 사다 놓고 먹으면서 저 혼자 나는 누구지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생각을 하기도 하고, 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합니다. 이야기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Q.  어떻게 보면 천직인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좋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해 보면 재밌을 것 같다. 

박좌헌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술을 좋아해요. 어머니가 술을 되게 좋아하시고 아버지는 분위기를 되게 좋아하시고 잘 띄우시거든요. 그런데 술은 못 드셔요. 저는 두 분의 재능을 다 타고났더라고요. 술은 못 마시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됐죠. 제가 주사가 그런 거거든요. 대학교에서 친구들이 재수 없다고 했었던 주사가 있는데, 누가 술 취한 거 같으면 술 먹다가 "너 취했어, 택시 잡아줄 테니까 들어가" 하면서 집에 보내는 거였죠. 좋은 주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런 주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취하는 술보다 그냥 맛있는 술,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공연을 하고 있기도 하고 저녁에 어디 나가서 먹기도 그러니까 시간이 날 때 혼자 자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학교에서 술과 음주라는 수업이 있었거든요. 교양인데 제가 열심히 들었거든요.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소주나 맥주보다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게 잘 맞았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마셔보고 싶기도 해요. 

Q.  기대해도 좋다. 

박좌헌  나중에 불러 주세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이어서 앞서 지우 배우가 영화를 좀 찾아본다고 했었는데, 그럼 어떻게 보면 전문가로서 지우 배우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SF 영화가 있을까

박좌헌  되게 많은데 당장 뭐가 생각나지 않아요.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말이죠. 

Q.  그럼 지우 배우는 평소에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최근에 본 영화는?

정지우  저는 현실적인 영화를 되게 좋아해요. 음악 영화도 좋고요. 최근에 <스타 이즈 본>이나 <싱 스트리트> 같은 영화를 재밌게 봤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틱틱붐!>도 너무 재밌게 봤어요. 저는 뭔가 새로운 영화를 찾아보는 것보다 재밌게 보면 그 영화에 꽂혀서 계속 여러번 보는 스타일이라 형이랑은 조금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싶어요.

박좌헌  저도 비슷해요. 재밌게 본 영화면 몇 번이고 보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까 이야기했던 <인터스텔라> 할래요. 왜냐하면 판타지 적이면서도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내용들도 다 들어가 있거든요. 너무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고전 영화도 좋아하는데 <대부>나 <로마의 휴일>이런 영화 추천하고 싶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까 생각하면서 공부하기도 하고요. 

정지우  꼭 볼게요. <인터스텔라>

박좌헌  진짜 추천드려요. 꼭 봐야 돼요.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거든요.

Q.  최근 가장 울림이 있던 대사나 가사?

박좌헌  저는 매번 와닿는 대사가 있어요. 연습실 때부터 그랬는데 "잘 해낼 거야. 지금껏 그래왔듯이"가 계속 반복되거든요. 그거랑 원래는 없었던 대산데 "그게 너야, 그냥 너 자신이면 돼"라는 대사요. 계속 와닿더라고요. 연습실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신경이 쓰여요. 그래서 뭔가 허투루 이 작품, 배역, 연기, 대사를 할 수 없는 것 같았어요. 지금껏 제가 해왔던 것처럼 잘 해내고 싶고, 잘 해낼 거예요.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모르겠고, 살다 보면 세상이 마냥 행복하지 않은 걸 느낄 때요. 뭔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있고, 저는 그런 걸 잘 못 견뎌요. 그래서 이 대사들을 할 때 되기 힘이 되고, 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장 울림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지우  저는 마지막에 아빠를 만나서 아빠를 상실에 섬에 가둔 건 나였다. 그래서 아빠를 다시 찾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대사를 하는 게 있거든요. 뭔가 자신을 더 어둡게 만드는 건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닌 나 스스로의 걱정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대사를 보면 내가 아빠를 거기에 가둬나서 날 더 위축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저희 작품을 관통하는 말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대사를 할 때 뭔가 극복한 조반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너무 그 장면이 슬퍼서 계속 부딪히는 것 같아요. 제가 보여주고 싶은 조반니와 진짜 조반니로 있을 때 이성과 감정이 부딪히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이 부분이 그래도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고 가장 좋은 장면이고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두 사람은 살아오는 과정에서 깊은 좌절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정지우  제가 원래 연극 <렛미인>으로 데뷔를 할 뻔했었거든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데뷔를 하는 자리였어요. 영구에 있는 오리지널 스태프분들도 모두 들어오셔서 만들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대도 컸었고 언제 제가 이 스태프들과 같이 작업을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정말 너무 열심히 해였고 모든 순간들이 다 행복했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가 심각해지고 공연이 엎어지게 됐죠. 처음엔 연기가 됐었는데 정말 무릎이 절로 꿀리더라고요. 정말 좌절했어요. 그 시기에 다른 공연들도 올라가기 힘들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공연을 할 수 없다는 게 이런 큰 좌절로 이어질 줄 몰랐죠. 그래도 지금은 관객분들이 너무 수칙도 잘 지켜주시고 스스로도 다들 잘 지켜주고 계셔서 무사히 공연을 올리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좌절의 연속이었어요. 오디션을 볼 수도 없고 연습도 못하고, 연습을 한다고 해도 보여줄 데가 없으니까 더 큰 좌절로 이어졌죠. 그때 정말 많이 위축됐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정말 좌절하고 막막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차곡차곡 준비하고 쌓았던 게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무대에 올라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지만 그땐 너무 힘들었습니다. 

박좌헌  저는 힘들었던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걸 좌절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진짜 신기한 게 우리 가족들이 다 그러더라고요. 사회적인 문제나 여러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때 다행히 저희 가족들은 항상 그 문제에 빚겨갔어요. 정확하게 어떤 예를 들기가 너무 애매하긴 한데,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저희는 마인드가 좋게 생각하고 언젠가 좋은 일이 온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좌절하지 않고 무릎이 꿇리더라도 다시 무릎을 짚고 일어섰던 것 같거든요. 이제 3재도 끝났으니까 더 좋은 일이 오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좌헌  저는 이렇게 말할래요. "잘 해낼 거예요. 지금껏 그래왔듯이"라고요.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 보니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말을 쉽게 하면 안 된다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것도 견뎌내야 한다고요. 상처를 감내하는 건 당연하지 않는 말이지만 아프다고 계속 아픔에만 집중한다면, 그 상처를 극복해 내지 못하면 더 안 좋게 될 거거든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어요. 아픈 상처가 있다면 괜찮다고, 그래도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잘 해낼 거라고. 잘 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지우  저는 이 작품이 정말 관객분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뭔가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이 2021년의 마지막과 2022년을 시작해 주는 아주 적절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을 보고 뭔가 한 부분이라도 가슴속에 기억이 된다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 꼭 보러 와주셔서 그런 감정이나 장면들을 느끼고 세기고 가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좌헌  맞습니다. 우리만 느끼기엔 너무 아쉬워요. 

정지우  꼭 보러 오세요!

사진 ⓒ 조나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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