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신인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신선함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창작뮤지컬 <앤 ANNE>이 22년 1월 23일 마지막 공연을 향해 순항 중에 있다.
뮤지컬 <앤ANNE>는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극중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할 작품이 <빨강 머리 앤>으로 정해지면서 걸판여고 학생들과 걸판남고 학생들, 선생님이 <빨강 머리 앤>의 장면을 연기하며 앤의 여정을 그리게 되는 뮤지컬이다.
앤의 상상력과 주변 인물들의 우정과 따뜻함을 통해 원작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스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고마운 작품”, “관심과 사랑이 아이가 성장함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건지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작품”, “앤은 동심 속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가치를 전달해 주는 좋은 공연”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본지는 극중 '앤1' 역을 맡았으며 그리고 '린드 부인'과 '필립스' 역할을 맡은 배우 김은주 그리고 박수민을 만났다. 다음은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활동한 베테랑 김은주 배우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를 하게된 박수민 배우와의 인터뷰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Q. 반갑다.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은주 안녕하세요. 뮤지컬 <앤 ANNE>에서 린드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김은주입니다. 연출님 다음으로 나이가 많습니다.
박수민 안녕하세요. 저는 24살 배우 박수민이라고 합니다. 극 중에서 앤1 역할을 맡았습니다.
Q. 은주 배우 같은 경우 앞서 이번 작품에 올라갔던 만큼 베테랑이기도 한데,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나 달라진 점이 있을까
김은주 일단 안무가 조금씩 바뀌었고, 노래는 같지만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나 방법이 조금씩 바뀌었어요. 많은 부분이 확 바뀐 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바뀐 것 같아요. 그리고 무대가 너무 예쁘게 바뀌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지난 시즌에는 사실 원래 이 배역을 맡았던 배우가 못하게 돼서 급하게 제가 투입돼서 올렸던 작품이었거든요. 이번 시즌도 그렇게 급하게 들어오게 돼서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제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제가 가진 톤 앤 매너가 작품과 잘 어울리는가, 앤이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톤들이 있는데 제가 잘못 해석을 하고 톤을 잘못 가져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 결에 대해서 그동안 제가 가지고 가려고 했던걸 조금 내려놓고 <앤 ANNE>이라는 작품에 더 집중해 '앤'화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수민 배우 같은 경우 앞서 이 작품을 봤던 적이 있을까
박수민 저는 공연이 올라간 건 못 봤었어요. 영상으로만 봤죠. 사실 이 작품이 데뷔작이기도 하고, 제가 앤1 역할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 유튜브에 있는 모든 영상들을 다 찾아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확실한 건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게 더 재밌다는 거였어요. 영상으로 보던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이 다르고, 제가 직접 하는 건 또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언니들도 다들 그런 말을 해줬었는데, 뭔가 이번에는 무대나 시각적으로 많이 바뀌어서 더 신기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첫 무대는 어땠나
박수민 사실 연습을 할 때에도 항상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정작 무대에 올라갔을 때는 긴장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를 바라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는 생각에 더 설레고 신기했던 느낌이었습니다.
김은주 저는 사실 부담감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사실 많은 공연들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노래도 그렇고 극 중에 제가 체인지도 할게 많다 보니 어떤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었죠. 그리고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뒤늦게 참여해 연습량이 많지 않다 보니 발음에 더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린드라는 인물이 말이 많고 노래가 많아서 더 신경을 썼었거든요.
Q. 극 중에서 린드 부인이라는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았다.
김은주 맞아요. 물론 극 중에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은 없지만 린드 부인이 극 중에 해야 되는 일들이 많아서 정말 중요한 역할입니다. 해야 되는 일들이 뭐냐고요? 극 중에서 제가 여자로도 나오고 남자로도 나오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퀵 체인지를 해야 되는 부분도 있고, 극에서 소프라노 부분을 다이애나 역할이랑 린드가 다 챙겨야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약에 조금 뒤로 빠지면 그냥 확 티가 나버리다 보니까 제가 빠질 수도 없고 그걸 해내야 하다 보니 더 집중하고 뒤처지지 않게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부담스럽고 가끔은 힘들기도 합니다.(웃음)
Q. 수민 배우는 이번이 첫 작품이라고 했는데,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박수민 앞서 이야기랑 연결이 되기도 하는 게 제가 일단 유튜브에서 영상을 다 찾아봤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대본을 처음 받아서 다 읽어봤을 때 뭔가 영상을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본에 쓰여있는 글자 하나하나가 되게 예쁘고, 대사가 되게 멋있고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그리고 걱정이 하나 있었는데 제 목소리가 사실 평균보다 조금 낮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극 중에서 앤1이 불러야 하는 곡들이 다 높기도 하고 예쁘게 표현을 하고 말을 해야 하는 것 같아서 그걸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Q. 안 그래도 앤1 역할 같은 경우에 내줘야 하는 목소리에 디렉팅이 있었다고 들었다
박수민 저는 사실 제 목소리를 생각하고 앤1 말고 앤2나 앤3 역할에 지원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앤1로 붙게 됐죠. 사실 합격했다는 소식에 너무 좋았는데 좋았던 기억만큼 첫 연습을 하기 전까지 되게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첫 연습을 시작했을 때 주위에 감독님이나 연출님 그리고 같은 작품을 맡은 우리 언니들이 너무 잘 도와주고 옆에 계신 은주 언니가 저한테 귀엽다고 많이 해주셔서 잘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은주 진짜 귀엽지 않나요? 저는 진짜 너무 귀여운 것 같거든요.
박수민 다들 너무 귀엽다고 해주시니까...
김은주 저는 나이가 많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고생을...
박수민 저는 그래서 사랑을 받으면서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내줘야 되는 목소리라기와 관련해서는 사실 저는 조금 더 강하고 크게 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렇게 준비를 했었던 것 같아요. 이게 첫 번째 고민이었던 것 같고, 두 번째는 사실 다른 배역을 맡은 언니들이 다 경력이 많으시거든요. 저는 데뷔이다 보니 실수하고 싶지가 않은 부담이 계속 생겨서 그런 게 고민이었어요. 그런 부담감이 조금씩 커지면서 실수를 하게 되고, 제 마음과는 다르게 실수하게 되니까 그게 또 계속 신경이 쓰여서 다른 실수를 하게 되는 그런 상황들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랑 같은 배역을 맡은 태이 언니가 있는데 언니가 되게 러블리하거든요. 옆에서 보면서 언니가 가지고 있는 러블리한 매력을 어떻게 나만의 매력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던 것 같아요.
김은주 사실 본인도 상당히 귀엽고 러블리 한데 본인이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Q. 아무래도 작업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보이는 게 달라서 그런 게 아닐까
김은주 옆에서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여워요. 사실 이미 나이부터 귀엽잖아요. 24살이라니까요.
Q. 팀에서 막내인가?
박수민 네, 24살 친구가 있긴 한데 저보다 경력이 더 있어서 제가 막내입니다.
Q. 연습할 때 어떤 부분들에 눈길이 갔는지 혹은 도와주려고 했던 부분이 있을까
김은주 사실 저는 뭘 딱히 도와주지 않거든요. 오히려 저 같은 사람이 뭘 도와주려고 한다는 건 배우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생각해요. 동료 배우들에게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건 그냥 가만히 입을 닫고 열심히 잘하고 있는 걸 안 쳐다보고 있는 게 그들이 연습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겁니다. 연기를 하고 있는 걸 계속 이렇게 보고 있으면 다들 그게 또 부담스러워서 연기를 못할 거예요. 그리도 다 어리고 하니까 저는 그냥 연습실에서 제 전용 책상이 있거든요. 그 자리에 앉아서 혼자 창밖을 보면서 시리얼 같은 거 먹고 있어요. 그러다가 가끔 뒤돌아서 보면 얘들이 이렇게 동그랗게 앉아서 서로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게 도와주는 거죠. 그렇게 많이 도와줬어요. 어떤 연기나 그런 것과 관련해서 아무 이야기를 안 하고 이들이 잘 할 수 있게 시선을 돌려줬었죠.
Q. 어떻게 보면 코로나 이전과 지금, 배우로서 많은 부분들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김은주 완전히 다르죠. 사실 코로나 이전에 이 작품을 했을 때 모든 배우들이 저를 편하게 대해주고 환영해 줘서 급하게 작품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친해졌거든요. 제가 쉽게 묻어갈 수 있게 되게 편하게 대해줬었고, 그때는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나이대가 저랑 멀지 않기도 하고 같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이 좀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이번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아무도 모르겠더라고요. 모르는 사람들이 잔뜩 있었고 연령대가 갑자기 훅 떨어져서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어떤 대화를 하기가 쉽지 않기도 했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이전엔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연습 단계에서 친해졌다고 본다면, 지금은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천천히 스며들었다랄까요. 본 공연에 들어와서 서로 편안해지기도 하고, 20대 친구들의 대화나 관심사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런 차이를 조금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옆에 있는 수민이는 좀 들했어요. 얘가 24살인데도 조금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있어서 되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수민 배우는 그런 걸 느꼈을까
박수민 연습 때 정말 시리얼을 드시고 창문 밖을 바라보고 계셨어요.(웃음) 그런데 저는 정말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언니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Q. 캐릭터 이야기를 해볼까, 맡은 배역에 대해서 조금 더 소개를 해보자면?
김은주 일단 제가 맡은 린드라는 인물은 동네방네 모르는 것이 없는 소식통이에요. 원작에 나와있는 린드와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죠. 원작의 린드는 신경을 많이 쓰고 눈치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거기에 오지랖도 넓고요. 예를 들면 매슈가 죽었을 때 마릴라한테 잔소리를 하거든요. 원작에서 린드는 "그러니까 내가 뭐라 그랬어. 거기 은행에다가 돈 넣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라고 말을 하는데, 우리 작품의 린드는 그렇지 않아요. 소식통이면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고, 우리 작품의 린드는 매슈가 죽었을 때 마릴라를 말없이 안아주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뭘 따로 인물에 덧붙이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대본에 나와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리고 필립스 역할 같은 경우에도 사실 원작과는 전혀 달라요. 뭔가 딱딱하고 규율과 규제에 엄격한 선생님이었는데, 사실 시즌 1 때까지만 해도 이 모습과 비슷하게 그렸었거든요. 시즌을 거듭하면서 저희가 풀어냈던 것 같아요. 그게 우리 작품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던 것 같아요. 풀고 풀고 풀다 보니 지금 시즌에는 누가 봐도 나쁜 선생이 아닌 모습이 됐죠.
박수민 정말 그걸 제가 느낀 게 있는데 공연 중에 필립스 선생님이 저한테 사탕을 주셨을 때가 있어요. 뭔가 되게 따뜻했던 것 같아요.
김은주 이런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어떤 시너지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뭔가 좀 새로운 이벤트 같은 게 없을까 싶어서 사탕을 준비했어요. 사서 극 중에 주면서 라이브로 좋아하는 걸 보고 느꼈던 것 같아요. 조금 웃겼던 건 처음 사탕을 줬던 날 공연이 다 끝나고 얘들이 와서 사탕을 다시 주더라고요. 공연 때 쓰는 소품이라고 생각하고 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아니야 너네 가져가도 돼 너네한테 주는 거야라고 말했죠.
박수민 극 중에 앤이 1, 2, 3으로 나누어져 있거든요. 제가 맡은 앤1같은 경우에는 고아원에 있다가 초록지붕 집에 살게 된 앤이에요. 나이도 가장 어리고 어떻게 보면 사회성을 배우기 전인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앤의 모습이죠. 저는 일단 이번이 데뷔 작품이다 보니 어떤 살을 붙인다는 건 못했고, 할 줄도 몰라서 그냥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대본에 있는 대사 하나하나를 외우려고 되게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제 목소리가 워낙 낮다 보니 앤과 싱크를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제가 계속 성대모사하면서 연기할 수도 없다 보니 그냥 제 모습을 최대한 드러내려고 했어요.
뮤지컬 배우 김은주 프로필
2000 청소년뮤지컬 최우수연기상
2017 제3회 윤동주창작음악제 동상 (더 사울)
2004 뮤지컬 <별주부전> 데뷔
2012 뮤지컬 <락시터>
2012 영화 <파닥파닥>
2013 뮤직드라마 <당신만이>
2014 연극 <술집>
2014 뮤지컬 <빨래>
2014 연극 <팝콘>
2015 연극 <두근두근내인생>
2016 연극 <헤비메탈걸스>
2016 연극 <택시드리벌>
2016 뮤지컬 <총각네야채가게>
2017 연극 <밑바닥에서>
2017 연극 <에덴미용실>
2018 연극 <돌아온다>
2018 연극 <정의의사람들>
2019 뮤지컬 <은밀하게위대하게>
2019 뮤지컬 <원모어>
2019 뮤지컬 <뉴달을품은슈퍼맨>
2019 뮤지컬 <앤anne>
2020 뮤지컬 <삼월의그들>
2020 뮤지컬 <광주>
2021 뮤지컬 <빨래>
2021 뮤지컬 <앤anne>
뮤지컬 배우 박수민 프로필
2021 뮤지컬 <앤anne>
사진 촬영 : 이미지훈스튜디오
장소 제공 : 대학로 아이엠 아르띠스타 카페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1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