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스토랑은 전혀 프랑스답지 않은 인테리어가 오히려 손님의 주의를 끌게 했다.
한국의 옛날 양반집 서재처럼 고즈넉하게 꾸몄다.
갓과 문방사우, 양반집 문갑과 족자를 이용한 실내장식이 고객의 상상을 뒤집었다.
식탁도 당초문을 새겨 장식장 같았다.
“프랑스 레스토랑이 아니라 조선 시대 사대부 집 같은데...”
내가 현유빈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죠? 아버지 친구가 경영하는 식당인데 실은 구닥다리예요.”
“현 과장 아버님은 무슨 일을 하세요?”
“인류학을 전공하셨어요. 한국인의 조상은 어디서 왔는가를 연구하는데 일생을 바치셨어요.”
“훌륭한 일을 하시네요.”
“얼마나 고지식한 학자 스타일이신지... 저하고는 안 맞아요.”
“안 맞다니요?”
“여자는 나이차면 시집가서 남편과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현모양처 뭐 이런 말씀 하시는 어른 있잖아요.”
“그거 맞는 말 아닌가요?”
“아이참 선생님도. 글쎄 지난 추석에 모처럼 아버님이 계신 시골집에 들렀더니 아버지가 대뜸 하시는 말씀이....”
프랑스 레스토랑은 전혀 프랑스답지 않은
인테리어가 오히려 손님의 주의를 끌게 했다.
한국의 옛날 양반집 서재처럼 고즈넉하게 꾸몄다.
갓과 문방사우, 양반집 문갑과 족자를 이용한 실내장식이 고객의 상상을 뒤집었다.
식탁도 당초문을 새겨 장식장 같았다.
“프랑스 레스토랑이 아니라 조선 시대 사대부 집 같은데...”
내가 현유빈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현 과장 아버님은 무슨 일을 하세요?”
“인류학을 전공하셨어요.
한국인의 조상은 어디서 왔는가를 연구하는데 일생을 바치셨어요.”
“훌륭한 일을 하시네요.”
“얼마나 고지식한 학자 스타일이신지... 저하고는 안 맞아요.”
“안 맞다니요?”
“여자는 나이차면 시집가서 남편과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현모양처 뭐 이런 말씀 하시는 어른 있잖아요.
나는 현유빈의 말을 들으며 배꼽이 빠질 뻔했다.
유빈 아버지 : 얘, 넌 올해도 다 지나가는데 왜 아직 결혼도 못하냐?
유빈 : 참, 아버지도. 대한민국 여자 대통령도 못하는 것을 제가 어떻게 해요?
아버지 : 그럼 너는 대통령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
유빈 : 아버지가 대통령을 안 했는데 제가 어떻게 대통령이 돼요?
아버지 : 졌다!
나와 현유빈은 웨이터가 음식 주문을 받으러 오고서야 웃음을 멈추었다.
나는 프랑스 요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메뉴 선택을 유빈에게 맡겼다.
유빈은 핑크 와인을 시켰다.
샐러드 스타트로 시작해 갈비 살 스테이크와 레몬 샤벳을 주문했다.
나는 샤벳 보다는 아이스크림이 좋았으나 그냥 가만히 있었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물었다.
“돌아가신 장주석 팀장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내가 장주석 팀장 말을 꺼내자 현유빈의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미련하고 뼈 없이 좋은 분이라고 했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어요.”
“자주 어울렸었나요?”
“한 회사에서 3년이나 함께 지냈으니까 어울릴 기회야 많았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하던데...”
“누가 그랬어요? 잘 못 아신 거예요. 동거하는 여친이 있는데... 결혼은 하지 않았고요. 그 여친이 얼마나 빡빡한 분인지 집에 가면 숨도 제대로 못 쉰다고 하더군요. 갈라서고 싶지만 놓아주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랬군요. 장 팀장은 현 과장 같이 상냥하고 사교적인 여자를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지요?”
“잘 보셨어요. 그래서 여자한테 맺고 끊지를 못했어요.”
“어쩜 결혼 신청도 했을 법한데.”
나는 조심스럽게 떠 보았다.
“저한테 특별히 관심이 있었어요. 지금 여친을 떼 낼 수만 있다면 저하고 결혼하고 싶다고도 했으니까요.”
“그렇게 되었더라면 아버님이 좋아하셨을 텐데... 그럼 몰래 데이트도 했겠네요?”
나는 한발 더 나간 질문을 했다.
“사람들은 불륜과 로맨스를 구분하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