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금리상승기의 은행 순이익 증가
[김선제 경제칼럼] 금리상승기의 은행 순이익 증가
  •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 승인 2021.1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뉴시스
제롬 파월 미연준(美연방준비제도) 의장 / 사진 ⓒ 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00년 5월 0.50%로 인하한 이후 금년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했다. 미연준(Fed)의 테이퍼링(금리인상 전에 양적완화 규모 줄이기 위하여 국채매입 축소) 및 물가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8월 26일과 11월 25일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인상함으로써 기준금리가 1.0%가 되었다. 11월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금년 1월에 0.6%였지만 3월에 1.5%, 5월에 2.6%로 뛰고 나서 10월은 3.2%, 11월은 3.7%를 기록했다. 2011년 12월 4.2%를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유가상승과 재해에 의한 농작물 가격상승이 겹치면서 2개월 연속 3%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으며, 2022년 상반기까지 고물가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 물가상승률 3.7%는 금년도 물가전망치 2.3%를 크게 상회한다. 물가상승폭이 예상보다 큰 만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내년 1월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의 금리인상에 맞추어 시장금리도 상승추세에 있다. 통화당국의 정책방향을 반영하는 국고채 3년물은 6월말 1.45%에서 11월 1일 2.11%까지 올랐다가 12월은 1.8%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경기전망을 반영하는 국고채 10년물은 6월말 2.09%에서 11월1일 2.51%까지 상승했다가 12월은 2.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인상됐다. 대출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 정보를 제공받아 산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변동이 반영된다. 은행들은 코픽스 금리에 위험프리미엄을 더하여 주택담보대출금리를 결정한다. 올해 코픽스 금리는 전년대비 0.7%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에 나선 데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의 조달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11월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를 넘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 초 기준금리가 또 인상되면 주담대 평균금리가 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는 대출이자가 연 6%를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높아진 이자부담에 대출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역대 급 이익을 실현했다.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순이익이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대출증가에 따른 순이자마진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이에 따라 높은 배당잔치가 예고된 상태이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올해 배당성향을 26%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은행권은 중장기 배당성향 목표를 30% 안팎으로 정하고 배당성향을 높이는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해왔다. 은행에서 개인대출을 받는 대출자들은 사업자금이든 주택자금이든 자금이 필요한 약자이다. 높은 대출이자로 최대이익을 실현하고, 최대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은행들의 사회적 책임경영에 미흡한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은행들이 최대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좋은 경영이 아니다. 대출이자율을 결정하는 위험프리미엄을 축소해서 대출자들의 부담을 낮추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